[미리안 브리핑]

[라포르시안]  지난 십 수년간 바이구아나이드(biguanides) 계열로 불리는 당뇨병 약물에는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특히 바이구아나이드 계열 약물 중에서 효과가 높아서 1950년대부터 주요 당뇨병 치료제로 이용되고 있는 메트포민(metformin)의 경우 여러 후향적(retrospective) 연구에서 많은 암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또한 여러 암세포주를 이용한 시험에서도 메트포민은 항암 활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메트포민과 항암 효과에 대해서는 상관 관계가 있다고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로 어떻게 항암 효과를 내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규명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번에 화이트헤드 바이오메디컬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이 의문점의 해답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를 ‘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당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암세포들이 생존하게 해주는 주요 미토콘드리아 경로가 존재한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 경로나 당 이용에 이상이 발생한 암세포를 찾음으로써 이들 경로를 저해하는 당뇨병 약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들도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암이 증식하면서 종양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영양분이 소비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암세포 주변은 정상 조직과 비교해 당이 부족하다고 한다. 당연히 암세포들은 이러한 영양분이 부족한 종양 미세환경에 자신들의 대사를 조절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연구팀은 종양에서 발견되는 당이 부족한 환경에서 암세포가 어떻게 생존하는가를 연구하기 위해 세포 주변에 영양분이 부족한 배지를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는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Nutrostat라 명명한 이 시스템에서 30종의 암세포주가 시험되었으며, 일부 암세포주는 번성하고 신속하게 증식한 반면 나머지는 버둥거리면서 겨우 생존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암세포들의 반응 차이는 당의 부족에 대한 암 세포 증식에 대한 주요 수수께끼라고 한다. 연구를 주도한 Richard Possemato 박사는 “왜 암세포가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지, 이것이 종양 형성에 어떻게 중요한지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가 발견한 이번 결과는 당 부족에 대한 암세포의 반응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함을 가리키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특정 암세포들의 당 부족 환경에 대한 감수성이 종양을 공격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당 부족 환경에서 축소된 암세포에서 어떤 유전자를 억제하면 세포의 생존율을 높이거나 간섭할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 여기서 확인된 것이 미토콘드리아의 당 수송, 산화 인산화, 대사에 관련된 유전자였다. 세포의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는 산화 인산화의 조절을 포함해 여러 기능의 자체 DNA를 보유한 막으로 둘러싸인 소기관이다.

연구팀은 이들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한 암세포들이 정상 조건에서도 미토콘드리아에 무리하게 일을 시킴으로써 당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세포가 생존하게 되는 것이라고 가설을 세웠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미토콘드리아의 대표 기능 중 하나인 산화 인산화를 저해하는 바이구아나이드 계열 약물이 작용하여 암세포의 생존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당 이용 능력 결실 및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를 보유한 13종의 세포주를 대상으로 시험하였다. 대조군의 세포들과 비교해 당 부족에 민감한 이들 세포들은 메트포민보다 더 효과적인 바이구나이드 계열 약물인 페노포민(phenformin)에 20배나 높은 민감도를 보였다. 또한 연구팀은 당 부족에 민감성 암 세포에서 유래한 종양이 이식된 마우스에서 페노포민의 종양 성장을 저해하는 항암 효과도 확인했다.

공동 연구 책임자인 Kıvanc Birsoy는 “이들 결과는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와 당 유입 결핍이 바이구나이드 약물로 환자들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확인하는 생체 표지자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 또한 이것은 메트포민과 페노포민 같은 바이구나이드 약물의 암세포에 대한 효과가 미토콘드리아의 효과 매개를 통함을 가리키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자신들이 제안한 생체표지자의 정확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생체 표지자가 있는 환자들이 없는 환자들보다 메트포민에 더 효과를 보았는지를 이전 임상시험 결과에서 분석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한다.

출처 :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4/03/14031709584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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