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블로그 통해 강하게 반박…"정상적 경영활동까지 음모론적 시각으로 매도"

[라포르시안 김상기 기자]  삼성그룹이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의료 정책의 '배후조정설'을 직접 해명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그동안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적극적인 반박이나 해명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삼성그룹은 7일 공식블로그(blog.samsung.com/4528/)를 통해 '원격의료 삼성 배후 의혹에 대해 설명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삼성이 블로그를 통해 해명에 나선 것은 이날 한겨례신문이 논설위원 칼럼('박근혜와 이건희 누가 더 셀까?’)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의료 활성화 정책의 배후로 삼성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삼성은 "한겨레는 삼성경제연구소가 2007년 ‘유헬스 시대의 도래’와 ‘유헬스 경제적 효과와 성장 전략’보고서를 내놓으며 의료법 개정을 정부에 요구한 것이다. 2007년 삼성의 보고서가 표지만 바뀌어 2009년 정부 서류로 변신한 셈이다고 주장했다"며 "삼성경제연구소는 1년에 수백 건씩 다양한 산업 동향 보고서를 내고 있으며, U헬스 보고서 역시 일상적 보고서 중 하나에 불과했다"고 일축했다.

삼성은 "당시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앞서 다른 국내 연구소들도 U헬스 산업 관련 책과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으며 특히 해외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었다"며 "이런 상황이다 보니 당시 보고서를 쓴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도 앞서 발표된 다른 기관 보고서들을 참고해서 작성했다고 해당 보고서에서 밝힌 바 있다"고 해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정부가 u헬스 정책을 발표하고, 다시 삼성이 의료기기 분야를 신수종사업으로 지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삼성은 "이미 1980년대 미국 GE의 의료기기 국내 판매를 대행하다가 1984년 이병철 선대회장의 지시로 GE와 합작으로 ‘삼성의료기기’를 설립했고 1986년 수원에 공장까지 지었다"며 "이후 양사 간 협의를 거쳐 순차적으로 사업을 정리했고 IMF 직후인 1999년 삼성의 보유지분을 매각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과 GE는 1990년대 지분 재조정을 하면서 삼성이 향후 일정 기간 관련 사업에 진출하지 않는다고 계약을 맺었는데 2007년 경 이 계약이 풀리면서 자연스럽게 의료기기 사업에 다시 진출한 것"이라며 "선대회장 시절부터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삼성의 의료기기 사업을 단순히 정부의 특혜를 받고 시작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선보인 ‘기어피트’도 심장박동을 재는 기능을 얹은 것으로 볼 때 원격의료를 염두에 둔 제품일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관련 기사 : 삼성 ‘갤럭시 S5’ 의료기기 품목허가란 복병 만났다 >

삼성은 "최근 발표한 ‘기어피트’도 심장박동을 재는 기능을 얹은 것으로 봐서 원격의료를 염두에 둔 작품이며 삼성은 원격의료 진출에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IT기기가 건강 관리 기능을 내장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며 삼성전자의 기어피트 이전부터 나이키, 조본 등이 ‘피트’형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했다"고 밝혔다.

심장박동 센스 기능을 탑재한 것이 원격의료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전세계 IT업계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란 주장이다.

삼성은 "이런 주장대로라면 삼성경제연구소가 낸 모든 보고서에는 거대한 음모가 숨어 있고, 정부의 정책은 삼성의 보고서 하나에 좌지우지되며 삼성전자가 내놓는 신제품도 다 그런 전략의 일환이 된다"며 "삼성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감시를 넘어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까지 음모론적 시각으로 매도하는 비상식적인 일은 더 이상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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