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손의식 기자] 뇌질환 발병에서 특징적으로 발견되는 응집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이 주변의 건강한 신경세포로 전이돼 응집체 형성을 유도함으로써 신경세포 사멸을 일으킨다는 이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건국대학교병원은 의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에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과 진행을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을 담은 총설 논문을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논문 발표는 건국대 연구진의 파킨슨병 관련 연구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한 해당 저널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건국대 연구팀은 수년간 자신들 또는 다른 연구팀이 발표한 60여 편의 논문을 종합해 뇌의 신경세포에서 분비되는 알파-시뉴클린(α-synuclein)에 의한 뇌질환 심화과정을 이론으로 제시했다.

이 교수팀은 알파-시뉴클린이 신경세포로부터 분비돼 주변세포에 영향을 준다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수행해왔다.

이를 통해 분비된 알파-시뉴클린 응집체가 주변의 건강한 신경세포로 전이돼 응집체 형성을 유도, 신경세포 사멸을 일으킨다는 일련의 기전을 논문에 정리했다.

또 응집된 알파-시뉴클린이 염증을 일으키는 세포를 자극해 신경세포에 이차적으로 더 큰 스트레스를 주는 기전도 포함했다.

연구팀은 특이적인 항체에 의한 면역요법 등 세포외부 알파-시뉴클린의 제거 기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동물모델에서의 일부 증상 완화도 관찰했다.

이 교수는 “퇴행성 뇌질환에서 병리현상이 전개되는 새로운 기전을 제시해 질병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다만 기초연구 수준에서의 기전 제시인 만큼 치료법 개발을 위해서는 기전의 확실한 검증과 응용연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네이처 리뷰스 뉴롤로지지'(Nature Reviews Neurolog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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