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의원, 스마트게어서비스 시범사업 결과보고서 통해 확인

"고혈압·당뇨 원격진료, 대면진료 비해 우월성 입증 안돼"

[라포르시안 김상기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가 고혈압․당뇨․비만 등을 대상으로 스마트케어 서비스 시범사업 결과에서 비만 관리를 제외하고는 원격진료가 대면진료보다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산자부는 고혈압․당뇨 시범사업 결과 중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일부분만 발췌해 발표하는 등 사실관계를 심각하게 왜곡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용익 의원은 12일 “산자부로부터 제출받은 스마트케어서비스 임상시험 결과보고서를 보면, 총 4편의 결과보고서 가운데 3편에서 원격의료의 우월함을 임상적으로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SK텔레콤 컨소시움이 고혈압·당뇨·비만(대사증후군)에 대해 실시한 임상시험(과제명 SMARTCARE_DM)은 6개월만에 81.3%의 환자가 탈락해 조기 종료됐고, 6개월간의 임상시험 결과도 대부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LG전자 컨소시움이 고혈압과 당뇨에 대해 실시한 임상시험(과제명 LGE-Smartcare-HTN, LGE-Smartcare-TypeⅡ DM) 결과도 모두 혈압과 혈당 강하에 있어서 기존 대면진료에 비해 우월함을 통계적으로 입증할 수 없었다.

다만 LG전자 컨소시엄이 비만(대사증후군)에 대해 실시한 임상시험의 경우 대면진료와 비교해 유효성에서 우월성이 확인됐다.

김 의원은 “산자부는 이러한 4편의 임상시험 결과보고서 중 대면진료에 비교해 유효성이 확인된 결과만 발췌해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홍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산자부가 지난해 11월 13일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임상시험 결과보고서의 일부 내용만 게재하고, 원격진료 임상시험 결과가 매우 성공적인 것처럼 기술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원격진료의 경제적 타당성 평가도 엉터리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애초 산자부는 원격진료 상담사 1명당 30명의 환자를 진료하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으로 발표했으나 이후 검증과정에서 상담사 1명당 67명의 환자를 진료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등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산자부는 이런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3년간 355억원을 들여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지만, 결국 원격진료가 대면진료보다 우월하다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산자부와 복지부는 전체적인 원격진료 임상시험 결과를 숨기고 일부 유리한 내용만 발췌하여 원격진료의 효과만을 홍보하는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고 비난했다.

"경제성 갖추려면 일평균 340만명 이상 원격의료 제공해야" 황당한 분석

한편 본지에서도 지난해 11월 산자부가 발표한 스마트케어서비스 시범사업 결과에 오류가 많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산자부의 엉터리 스마트케어 시범사업 분석…곳곳에 오류>우선 산자부의 시범사업 결과를 보면 지난 2010년 발표했던 추진방향과 달리 서비스 제공 대상자 수가 대폭 줄었다.

지난 2010년 1월 당시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스마트케어서비스 사업자 공고’에는 사업 대상자를 ‘만성질환자(고위험군) 및 대조군 포함 1만명 내외’로 명시돼 있었다.

지경부를 이를 근거로 '세계 최초로 대규모 시범사업 실시'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발표된 시범사업 최종 결과에는 원격의료 서비스를 받은 만성질환자 수가 3,447명에 불과했다. 

▲ 산자부 보도자료

산자부가 시범사업에 적용된 기술 및 투입비용·워크플로우 등을 분석해 조사한 원격의료 서비스의 경제적 타당성도 터무니없는 수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자부는 원격의료를 허용할 경우 전국에 737개~884개의 스마트케어센터가 설치되고, 센터당 일일 평균 4,620명(7인근무기준)이상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손익분기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자부의 예상처럼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 전국 737개 스마트케어센터에서 하루 평균 4,620명의 환자를 본다고 가정하면 전국적으로 하루동안 340만명(737개센터 * 4620명) 이상이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게 되는 셈이다.

의료계에는 이런 전망치가 원격의료 추진을 위해 만든 터무니없는 결과 자료라고 꼬집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만약 산자부의 말대로라면 7명의 인원이 65대 정도의 컴퓨터를 갖고 8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환자 한 명에게 5분씩 진료해야 한다"며 "정말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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