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씨(지방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4년차)

[라포르시안 김상기 기자]  전남 신안군 신의도 염전에서 벌어진 일명 '섬노예 사건'으로 떠들썩하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수년간 지속될 수 있었는지 공분을 금치 못하는 듯 하다. 그런데 이런 비정상적인 일이 공개된 게 처음은 아니다. 수년 전에도 일부 공중파 방송을 통해 보도됐고, 그 당시에도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하지만 그때 뿐이다.  금방 끓고 금방 식는 양은냄비처럼 일회성 비난여론은 이런 문제에 대해 사회적 차원의 정의를 실현하지 못했다.

이 논란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희생자가 나왔다. 그는 의사다. 현재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공의로 근무하고 있다. 며칠 전 그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논란의 단초가 됐다. 언론을 통해 이슈화된 섬노예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었다. 그러나 이 글을 한 일간지가 보도하는 과정에서 대중을 자극하는 문장이 취사선택됐고, 그는 하루아침에 '문제적 의사'로 전락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다. 이 '문제적 의사'가 과거에 어떤 일을 했느냐에 대해서다. 그가 과거 공중보건의사로 근무하면서 신안군 섬노예 사건과 유사한 문제를 언론에 제보한 공익제보자였다는 것이다. 당시 그의 제보로 한 공중파 방송이 해당 섬에서 벌어진 정신지체장애인 등에 대한 인권유린과 부당노동 행위를 다뤘고, 사회적으로 공론화됐다.

   자신이 직접 겪었던 일이었기에 보다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싶어 페이스북에 관련 글<인터뷰 하단에 관련 글 전문을 게재했습니다.>을 올렸던 거다. 하지만 이 글은 성급한 언론에 의해 그의 본뜻과 다르게 왜곡되고 낯선 의미가 덧입혀졌다. 온라인 공간에서 그는 '생각이 불량한 의사'로 전락했다. 기자는 지난 11일 이 '문제적 의사'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지 들어봤다.


- 공보의 시절 본인이 근무하던 섬에서 본 인권유린 상황을 언론에 제보했다. 당시 어떤 심정으로 그렇게 했나.

"평소에도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공보의로 그 섬에서 근무하면서 정신지체장애인 등에 대한 인권유린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그래서 방송에 제보하게 된 것이다. 예상은 했지만 방송이 나간 이후에도 변화는 없었다. (이런 인권유린 상황이)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 섬 주민들의 의식에도 전혀 변화가 없었다."

- 섬 지역에서 근무하는 공보의 중에는 '섬노예' 같은 상황을 목격한 이들이 적지 않았을 것 같다. 다른 공보의들 중에 이런 문제를 제기한 경우가 있었나.

"공보의 중에 이런 문제를 제기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보의들은 업무 특성상 다른 근무지로 옮겨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적극 나서 문제를 제기하는게 쉽지 않다. 예전에 공보들만 이용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섬노예 문제에 관한 글을 올렸는데 다른 공보의 중에서 비슷한 상황을 목격했다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다들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

- 섬지역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외부인이 비단 공보의만 있는 건 아닐 텐데.

"그렇다. 외부에서 발령받아 온 교사들도 있고, 우체국이나 관공서 등에 근무하는 사람들 중에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있는데 아무도 이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는다. 물론 그들도 이런 문제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걸 모를리 없다."

- 섬에서 공보의로 근무할 당시 경찰관에게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됐나.

"섬에 발령을 받고 근무한지 얼마 안돼 해당 파출소장한테 인권침해 문제를 이야기 하고 해결해야 하지 않느냐고 여러번 물었다. 그런데 파출소장은 '처음와서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별거 아니다. 관행이다'는 식으로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었다. 또한 이런 문제를 고발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처벌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았다. 주인들의 부당노동행위나 인권침해 등의 불법을 입증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 섬지역 내에서 왜 이런 문제가 일상적으로,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하나.

"섬이란 특수한 환경에서는 이런 문제(인권침해와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해 전혀 죄의식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제가 된 염전 주인이나 노예생활을 하는 사람들조차. 일반적인 인권감수성으로 생각하면 그 사람들의 인식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심지어 염전의 주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오갈데 없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합리화 하기도 한다.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인권침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인권유린이라는 측면에서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런 환경 속에서 이런 비정상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 MBN뉴스 관련 보도 캡쳐화면

- 며칠 전 페이스북에 쓴 글이 언론을 통해 노출되면서 속된 말로 '신상이 털린'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근무하는 병원에서도 이 일을 알고 있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이 일로 징계를 하거나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 오히려 병원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없는지 물어왔다. 그렇지만 어쨌든 병원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그 기사를 접한 주위의 반응은 어떤가.

"기사를 통해 개인 신상까지 다 공개되면서 의사사회 안에서도 욕을 먹고 있다. 사실 그 글은 섬 지역민들의 의식구조를 설명해보려고 한 것이었는데 마치 내가 섬사람들의 생각과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처럼 둔갑이 됐다. 그 때문에 마치 내가 '의식상태가 불량한 의사'인 것처럼 왜곡됐다. 내 글을 읽어보면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이해할 법 한데….심지어 의사 커뮤니티에서도 나를 두고 '의사 자격이 없다'거나 '같은 의사로서 창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페이스북에서도 상당히 비난을 받았다."  

- 해당 기사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신청을 냈다고 들었다. 해당 언론사에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다.

"C일보에 실린 기사는 내가 쓴 글을 전혀 다른 내용으로 둔갑시켰다. 제목부터 섬 노예를 '옹호'한다는 카피를 뽑았다. 글의 전체적인 맥락을 살리지 않고, 노예제를 비판하는 내용들은 거의 누락시켰다. 섬 사람들의 의식 및 문화를 설명한 부분들을, 내가 그것을 옹호하고 주장한다는 내용으로 기사화했다. 정보 생산을 담당하여야 할 언론이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자극적인 이슈 몰이고 조회수 올리기에 열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 페이스북을 짜깁기한 내용이 C닷컴의 탑을 수시간째 지키는 모습은 아무리봐도 기이한 광경이었다. C일보의 정보 생산력은, 한 이름없는 개인의 가쉽적 페이스북 글만도 못하단 말인가? 이것이 바로 C일보 데스크의 생각이란 말인가?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C일보는 포털(미디어)을 욕할 자격이 없다. 언론사의 자존심을 버리고 저급한 상업정신만을 보인 건 매 한가지 아닌가." <이 부분은 인터뷰이 요청에 따라 보다 명확한 입장표명을 위해 J씨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인용했습니다.>

- 이번 일로 또다시 섬노예 문제가 공론화 됐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나.

"예전하고 마찬가지로 일회성으로 반짝하고 그칠 것이다.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근본적인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똑같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경찰이 단속하더라도 관련된 사람을 모두 처벌할 수 있는 방법도 없을 거다. 근본적으로 사회 전반의 인권의식이 고취돼야 한다. 자신들이 장애인 등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아니라 심각한 인권침해를 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이런 일들이 비정상적이고, 인권침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계속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국가적 차원에서 사회보장 제도가 제대로 확립돼 노예처럼 지내는 사람들이 그런 곳이 아니더라도 안전하게 주거하고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

<독자들의 판단을 위해 기사화되면서 논란이 일었던 J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을 게재합니다 > 똑똑한 척 하면 재수없냐? 아니면 남자로서 지적매력이 돋냐?부디 후자이길 빈다. ㅋㅋ 

하나의 폐쇄된 집단은 자신만의 독특한 자생적 질서를 가진다. 이는 그 집단이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외부의 자극이 없다는 전제하에 유지된다. 문화상대주의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서로 다른 집단의 자생적 질서를 이해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한다. 하지만 안타깝지만 딱 거기까지다. 우리가 문화상대주의를 고려해야 할 부분은 다른 문화를 바라보는 자세에 국한되어야 한다. 흔히 문화라고 표현되는 이 자생적 질서는, 사실 문화마다 그 가치에 절대적인 차이가 있다. 상대적으로 모두가 옳다라고 할 수 없다. 역사는 진보하고, 인간은 더 나은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 인권이 억압된 구시대의 문화를 접한다면, 그들이 우리와 동등한 인간의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함이 진정한 인도주의다. 상대주의란 그런 구시대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을 비난하지 말자는 것이지, 결코 그들의 문화이니 건드리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그들을 이해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끄는 것이 올바른 것이다. 현재는 문화상대주의를 금과옥조처럼 떠받들어, 모든 문화를 터치해서는 안되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것이 사실은 인간답지 못하게 살 권리를 존중하겠다는 얘기일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을까? 여기에는 어떤 불순한 의도가 끼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 

27살에 나는 어느 외딴 섬의 보건지소장으로 근무했다. 지소장 명함 덕분에 섬의 유력자들 모임에 낄 수 있었다. 파출소, 우체국, 농협등 기관장들의 모임이었다. 파출소장과도 친분이 쌓여 '노예'문제에 대해 말을 꺼낼 수 있었다. 하지만 코가 삐뚤어지게 밤새 술을 마시며 내가 들은 충고는, 현실을 내 생각으로 재단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열정으로 가득한 20대였고, 세상을 바꾸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다. 실제로 '노예'를 부리고 있는 염전주인과도 친해져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섬의 수 많은 일반 주민들과도 얘기를 했다. 심지어 내 진료실을 찾은 실제 '노예'들의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만난 누구도, 나쁜 사람은 없었다. 그 곳 또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다. '노예'제도는 그들이 살고 있는 환경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하나의 질서일 뿐이었다. 한국 사람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으며 '개고기'를 먹듯, 그 곳 사람들은 '노예'를 부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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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의 기본은 경제력에서 나온다. 오늘 먹을 점심을 걱정해야 할 사람은 자유를 꿈 꿀 수 없다. 우리가 어떤 다른 문화에 참견할 수 없는 이유 또한 경제적인 부분에 있다. 그들의 문화에 손을 댄다는 것은, 그들 또한 우리만큼의 인권을 누리게 해줘야 함을 뜻한다. 어떤 문화를 보편적인 인권 차원에서 잘못되었음을 고치려 든다면, 보편적인 인권을 보장해 주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 기본은 주로 경제적인 것이다. 자생적 질서는 주어진 환경에서 수많은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다. 이는 그들의 일상에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외부 자극에 의해 이 중 어느 하나가 부서진다면, 그들의 모든 삶은 엉망이 되고 만다. 염전은 섬의 주요 산업이다. 여기서 생산된 소금으로 섬에 돈이 유통된다. 이 돈이 섬의 경제를 유지하는 근간이다. 이 염전은 노동집약적이다. 염전으로 인한 이득은 통상적인 인건비를 넘어서지 못한다. 즉, 노예를 싼값으로 부리지 못한다면 염전은 수익을 낼 수 없다. 염전은 문을 닫아야 하고, 이는 섬 경제의 초토화로 이어진다. 노예제를 근절하려는 외부자극은, 섬의 톱니바퀴를 파괴한다. 그들 입장에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 이의 해결은 경제적인 대책밖에 없다. 이들이 다른 방식으로 경제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우리는 그것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다. 그렇다. 문화상대주의는 대부분 이렇게 해서 득세한다. 그들의 경제를 책임질 수 없기에, 우리는 그들 나름의 문화를 인정해야 한다는 변명을 댄다. 그리고 그들끼리 먹고 살도록 내버려둔다. 그들의 인권 보다 나의 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문화 상대주의의 본질이다. 

노예들은 대부분 자유의지가 없다. 그들이 노예가 되었던 이유, 그리고 그들이 노예로 살았던 세월은 그들의 자유의지를 없앴다. 조선시대 노비들이 신분제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처럼, 그들은 그들의 처지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어떻게 보면 그들은 자신의 의지로 노예로 살기를 택했다. 최소한 먹을 것과 잠잘 곳은 제공되지 않던가! 대부분의 노예들이 폭력과 구타로 감금당하고 일을 강요받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 그들은 중요한 생산도구이고, 구하기 어려운 인력이다. 농경시대에 소는 재산목록 1호였다. 소중한 소를 때리고 병들게 할 농민은 없었다. 섬의 노예들도 마찬가지다. 염전 주인의 입장에서 그들을 박하게 대할 이유는 전혀 없다. 다만, 그들 사이의 계약이 일반적인 관점에서 굉장히 불합리하다는 것 뿐. 하지만 서로의 동의하에 일어난 계약이기도 하다. 매달 받은 용돈을 수개월간 착실히 모아서, 육지에 나가 성매매를 하고 다시 돌아 온 한 노예도 있었다. 그는 얼마든지 그 신분에서 탈출 할 수 있지만,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그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지만 너무나 당연하게. 이들은 스스로 경제적인 활동을 해 낼 능력이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염전 주인을 포함한 섬 사람들의 인식은, 오히려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나가봐야 굶어죽거나, 범죄를 저질러 사회에 물의를 일으킬 놈'이기에, 그런 인간들을 거둬주고 돌봐주고 있다고 여긴다. 실제로 이들 중 밖으로 나간 이들은 대부분 그러한 경과를 밟았다. 이런 관점에서 이들은 오히려 공익적인 일을 하고 있는 셈이 된다. 즉, 이 문제를 접하고 분노만 해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상호동의 하에 일어난 불합리한 계약의 문제. 또한 이 불합리로 인해 실제로 사회 전체에 이득을 생산하고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 대한 생각의 차이. 이런 관점을 넘어서지 않는다면 그냥 싸구려 동정을 베푸는 것에 불과하다. 사회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사람들의 생각은 정말 다양하다. 물론 그것들이 모두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하루이틀 된 문제도 아니고, 공권력 차원에서도 이미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는 이유를 정리하면 이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노예 자신들이 자유의지를 가지지 않고 있다.주민들은 노예제에 대한 죄책감이 없다. 따라서 스스로 교정의지가 없다.- 이상이 내부적인 요인 섬 경제가 파탄 날 경우 그 경제적인 부분을 어떻게든 해결해줘야 한다.이들이 대책없이 사회로 내보내질 경우 상당한 혼란을 야기하게 된다.- 이상이 외부적인 요인 

이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이 얽혀 있기 때문에 이것이 지속되고 있다. 이것에 대처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들만의 삶이 있는 것이라고, 문화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눈 감고 넘어가는 것이다. 실제로 이것은 비단 섬 노예 문제만이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본질적인 방법은, 사회 전체적으로 인권의식의 신장 경제적인 발전. 이것만이 끊임없는 고리를 끊을 열쇠라고 생각한다. 원론적인 얘기밖에 할 수 없어서 안타깝다. 그렇지 않다면 섬 내부에서 혁명가적인 인간이 나타나든지, 아니면 외부에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평생을 희생할 인간이 나타난다면 의외로 빨리 해결될지도 모르겠다. 다만 지금과 같은 이런 일회적인 뉴스만 가지고는 변하지 않을게 틀림없다. 현실도 모르는 먹물들의 뜬구름 잡는 이야기 쯤으로 치부될게 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간이 흘러 한 두 세대가 더 교체된다면, 저절로 사라질 문제이기도 하다. (어차피 농어촌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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