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의대 김동욱 교수 "많은 백혈병 환자서 글리벡 투약 중단후 재발 없어"

[라포르시안 박진규 기자]  만성골수성백혈병의 기초와 임상연구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미래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가톨릭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혈액내과(학과장 김동욱)는 지난 7일 서울성모병원 대강당에서 'CCC(Catholic CML Consensus)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국내 만성골수성백혈병 기초 및 임상연구자와 제약사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포럼은 기초의학 분야의 최신 이슈와 2013년 국제학회에서 발표된 국내외 주요 임상 결과, 세계적인 백혈병 연구·교육재단인 유럽백혈병네트워크(ELN)의 최신 동향  등이 소개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먼저 '글리벡'(이메티닙) 투여 중단에 있어 NK세포 존재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고려대 의대 생화학교실 이경미 교수는 "NK세포는 혈액내 암세포 등 나쁜 바이러스를 감지해 사멸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글리벡 투여 중단에 있어 AK세포의 존재 여부가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글리벡 투여 중단에 대해서는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가톨릭의대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사진>는 "글리벡을 투여받고 있는 환자 가운데 많은 수에서 투약을 중단해도 재발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동욱 교수팀은 만성골수성백혈병으로 3년 이상 글리벡 치료를 받았고, 혈액을 이용한 초정밀 백혈병 유전자 검사를 통해 2년 이상 백혈병 세포가 발견되지 않은 완전유전자반응 환자 중 글리벡 복용을 중단하는 연구에 참여한 48명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글리벡 복용 중단 후 1년째 여전히 백혈병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아 글리벡 복용을 성공적으로 중단할 수 있는 통계적 확률이 66.3%에 달했다.

글리벡은 한 번 복용하면 평생 먹어야 하는 약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최근 들어 이러한 인식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포럼에서는 국내 제약사에서 개발한 백혈병 치료제에 대한 임상결과와 글리벡 제네릭 투약 사례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동아대 의대 혈액종양내과 김성현 교수는 만성골수성백혈병 만성기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외에서 진행된 '슈펙트 다국적 임상 2상 24개월 업데이트'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슈펙트는 주요 세포 유전학적 반응이 24개월까지 지속되면서도 이상 반응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슈펙트 복용 후 장기간 약효 발현에서 안전성이 입증되었음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시험은 기존 여러 가지 치료제로도 원하는 결과를 나타내지 못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라며 "그럼에도 우수한 결과를 보인 것은 환자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슈펙트와 달리 글리벡 제네릭의 사용 경험은 긍정적이지 못했다.

중앙보훈병원 혈액종양내과 남승현 분과장은 "중앙보훈병원에서는 글리벡 대신 제네릭 제품을 투여하고 있는데, 글리벡을 처음 투여할 때와 같이 몸이 붓고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 투약을 중단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환자들이 갖는 거부감이다.

남 과장은 "글리벡 대신 제네릭을 처방한데 대한 환자들의 거부감이 심하다. 초기에는 항의전화가 폭주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며 "제네릭을 처방할 경우 사전에 환자와 충분히 상의한 후 동의를 얻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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