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 플랫폼의 감정에 호소하는 비상식적인 여론몰이 유감"

[라포르시안] “ 대기시간의 단축과 음식배달, 교통수단 플랫폼의 편리성을 비유로 (비대면 진료)플랫폼 존재 이유를 강조하는데, 이는 진료의 목적을 신속, 편리함을 추구하는 방향으로만 생각하는 위험천만하고 편협한 시각이다.”

대한내과의사회(회장 박근태)가 19일 입장문을 내고 산업적 측면만 중요시하고 검증되지 않은 비대면 진료 제도의 추진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은 지난 18일 ‘비대면진료 입법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유니콘팜에서 활동하는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이달 초 비대면진료 상시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초진부터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유니콘팜 공동 연구책임의원인 국민의힘 이용 의원은 이날 토론회 축사에서 “비대면 진료는 평소 병원에 가기 힘들었던 사람들의 의료접근성을 높이는 등 국민 의료 편익을 증대시켰다”며 “비대면진료가 불가능하게 되면 많은 국민이 불편을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

토론회에 참석한 구태언 변호사는 “3,000만 건이 넘는 비대면 진료가 이뤄지면서 플랫폼 때문에 발생한 사고는 거의 없었다”며 “초진과 재진을 구분하는 것도 법률적으로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 환자의 범위를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정한 유니콘팜의 비대면 진료 법안이 가장 합리적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내과의사회는 “최근에 발의된 (비대면 진료 관련) 법안은 그동안 의료계가 제시했던 필수 조건을 넘어서는 위험한 규정들이 포함돼 있다"며 "특히 인증되지 않은 플랫폼이 중심이 돼 진료가 이뤄지고 보건복지부령을 핑계 삼아 제도를 확대 시행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비난했다. 

내과의사회는 “단순한 수적 통계와 연령, 계층에 제한 없이 진료를 이용한 점을 들어 비대면 진료가 의료접근성을 향상시켰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감염 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의 불가피한 조처였다”며 “시간적 제약을 받는 환자들의 이용률이 높았다는 것을 제도 시행의 근거로 삼지만, 공간적 제약을 우선으로 하는 다른 나라의 경우를 참고하면 억지 주장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비대면 진료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과 함께 신속·편리함이 제도 추진의 방향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내과의사회는 “미국의 경우 4,000만 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추적 조사연구에서 급성기 질환의 원격진료가 대면 진료에 비해 응급실 내원, 입원하는 위험도가 증가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며 “또 다른 연구에서도 응급실을 방문했던 환자들을 원격의료로 추적 관찰한 경우, 대면 진료로 관찰했을 때보다 입원할 위험이 큰 결과가 나왔다. 결국, 비대면 진료를 통한 초진 진료나 추적관찰 모두 절대로 안전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토론회 일부 참석자들은 대기시간의 단축과 음식배달, 교통수단 플랫폼의 편리성을 비유를 들며 플랫폼 존재 이유를 강조했지만, 이는 진료의 목적을 신속, 편리함을 추구하는 방향으로만 생각하는 위험천만하고 편협한 시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짧은 기간 동안의 눈앞에 보이는 결과만을 보고 비대면 진료를 섣부르게 도입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갈 것이고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는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과의사회는 “최근 궁지에 몰린 일부 플랫폼의 감정에 호소하는 비상식적인 여론몰이와 플랫폼을 지키는데 앞장서는 일부 국회의원들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산업적 측면만을 중요시하는 검증되지 않은 비대면 진료 제도의 추진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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