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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의산복합체’는 처음이지?의료법인 영리자회사 허용시 수혜자는 민간보험사-병원자본-재벌기업

정부의 보건의료 분야 투자활성화 대책이 실현되면 실질적으로 혜택을 입는 곳은 의료법인이 운영하는 중소병원이 아니라 대형병원과 재벌그룹 산하 대기업, 민간보험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특히 투자활성화 대책의 핵심인 의료법인 자법인 허용이 궁극적으로 병원과 민간보험회사, 제약·의료기기업체 등을 거느린 '의산(醫産)복합체'를 등장시킬 것으로 예고했다.  

사회진보연대 보건의료팀 김태훈 정책위원은 최근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의 수혜 기업은'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제시했다.

김 정책위원은 이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보건의료 부문 투자활성화 대책 중 의료법인의 자법인 허용을 중심으로 그 전개 양상과 영향력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병원이 부대사업을 통해 추가적인 의료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주는 투자활성화 대책은 의료민영화"라며 "게다가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은 병원에 영리적 목적의 투자와 배당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므로 그동안 국민들이 반대했던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단정했다.

이런 판단의 근거로 차병원그룹 산하 생명공학 기업인 (주)차바이오앤디오스텍에서 운영하는 차움센터의 사례를 제시했다.

본지는 이 보고서 내용을 상세히 소개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 이미지 출처 :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투자활성화 대책의 최대 수혜자는?

정부는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의료법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은 대부분 중소병원으로 상급종합병원은 길병원, 강북삼성병원 등 2곳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법인 성광의료재단이 운영하는 차병원그룹의 경우 개별 병원은 종합병원 이하 규모이지만 강남차병원, 분당차병원, 구미차병원 등의 병상 수를 합치면 2,000병상이 넘고, 여기에 1500병상의 LA장로병원까지 두고 있다.

현재 차병원이 별도 법인으로 설립되고, 성광의료재단만 공익법인 결산서류 공시시스템에 공개되고 있어서 경영 상황을 투명히 알 수 없지만 차병원그룹의 전체 매출액은 연 1조5,000억원~1조8,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차병원 그룹의 계열사에는 병원뿐만 아니라 코스닥 상장사인 (주)차바이오앤디오스텍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의료연관산업 사업체들이 있으며, 이 사업체의 사업 분야는 연구소, 제약회사, 화장품 회사, 식품회사, 의료정보시스템, 임상시험대행, 창업투자회사, 콜센터까지 다양한 범위에 걸쳐 있다.

이 중에서 상장법인이며 병원을 제외한 의료연관산업의 모법인 격인 (주)차바이오앤디오스텍의 연 수익은 2012년 기준으로 4610억원에 달한다.

특히 보고서는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의 지배구조에 주목했다.

이 회사의 201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차광렬 그룹 총괄회장 일가 및 계열회사와 비영리법인 24명이 30.52%의 지분율을 소유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 표 출처 : 사회진보연대 의료민영화 쟁점 분석 보고서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또 11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그 중에는 제약회사(스카이뉴팜, 현 CMG제약), IT의료기기(차케어스), 건강식품 판매회사(차바이오메드), 해외의료수출(CHA Health Systems. Inc) 등 정부가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로 확대 예정인 사업 대부분을 수행한다.

주목할 점은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이 서울 청담동에 운영하는 최고급 건강검진센터인 '차움'이다.

보고서는 "이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부대사업에 한정해서 운영하고 있다고 하지만 의료서비스와 부대사업 서비스가 차움이라는 같은 건물에서 같이 제공되고 있어서 실제로 구분되지 않는다"며 "차바이오앤디오스텍 홈페이지는 차움을 ‘치료를 넘어 예방으로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미래형 병원’이라고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움이 제공하는 클리닉, 건강검진과 같은 의료서비스는 형식적으로는 성광의료법인 차병원이 설립한 차움의원이 제공하는 것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기형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태에서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이 허용되면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차병원의 실질적 영리병원 사업의 핵심고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투자활성화 대책이 현실화되면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차병원그룹의 실제 지주회사 격인 성광의료법인의 자회사가 될 수 있다"며 "현재 0.44%인 성광의료재단의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차움 홈페이지 초기화면 캡쳐

가장 큰 문제로 기형적 형태로 운영되는 차움을 완전히 합법화된다는 점을 꼽았다.

보고서는 "성광의료법인이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을 자회사로 만들게 될 경우 차움은 성광의료법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게 되고, 의료법인이 실질적인 영리병원을 운영하게 되는 것"이라며 "또한 성광의료법인은 차바이오앤디오스텍과 더욱 원활한 내부거래를 할 수 있게 되며, 차병원그룹 내부의 복수의 비영리법인과 영리법인인 주식회사가 상호 출자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렇게 되면 차병원은 차바이오앤디오스텍 자회사들이 수행하는 바이오의약품,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등의 판매 경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투자활성화 계획에서 예시로 제시한 구체적 규제 완화 조치들이 차병원 그룹의 전략과 일치하는 점이 많다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의료법인의 자회사를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하고, 부대사업이나 해외의료수출을 목적사업으로 할수 있게끔 확대하는데 있어서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그 기준에 전형적으로 부합하는 회사란 것이다.

보고서는 "(정부가 투자활성화 계획에서)부대사업으로 추가 허용하려는 사업들은 대부분 차병원 그룹, 특히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이 직접 하거나,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의 자회사를 통해 하고 있는 사업"이라며 "또한 차움을 통해 실질적인 한국형 영리병원 모델을 제시하면서 의료서비스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차병원 그룹의 정·재계 영향력을 고려해보면 투자활성화 계획이 차병원의 기획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민간의료보험-병원자본-의료연관산업 포괄하는 '의산복합체'의 출현

보고서는 또 의료법인의 자법인 허용이 민간의료보험사가 병원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IT의료기기, 제약, 병원물류산업에 진출하는 재벌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으로 봤다.

정부의 투자활성화 대책은 의료법인이 외국인환자유치업도 부대사업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국회에는 민간보험사가 외국인환자유치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제출된 상태로, 의료법인의 자법인 허용과 함께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보험 등의 민간보험사가 병원과 함께 해외환자 유치 전문기업을 공동 출자 형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보험연구원에서 발간한 '보험회사의 외국인환자유치업 참여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민간보험사는 해외 현지 법인을 설립하거나 해외민간의료보험사와 제휴를 해서 외국인 환자를 유치, 병원과 계약을 맺을 것"이라며 "민간의료보험의 의료보험 민영화 전략에 따르면 현 실손의료보험 단계에서 병원과 연계된 부분경쟁형 단계로 진행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미국의 민간의료보험사와 동일한 사업을 하는 모양새다.

또한 의료법인의 자법인 허용은 재벌그룹 산하 대기업들의 보건의료산업 진출도 더욱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그 예로 삼성그룹을 들었다.

앞서 의료기기와 바이오제약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한 삼성은 국내 1위 의료기기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하고, 송도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로부터 6,000억원 투자를 받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병원건립 및 의료물품 도소매업(케어캠프)에 진출하고, 삼성SDS는 의료 전산시스템에 진출하고 있다.<관련 기사 : ‘원격의료 확대’ 삼성은 이미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 

보고서는 "재벌은 보건산업에 진출해서 시장지배력을 높여가고 있으며, 연 매출 2조원 수준의 차병원그룹은 하나의 구체적인 예일 뿐 연 300조 원이 넘는 삼성그룹이 보건의료체계에 미칠 영향은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서울대병원과 SK가 헬스커넥트라는 자회사를 공동 투자해 설립한 것처럼, 의료법인 영리자회사가 허용되면 보건산업에 진출한 재벌들은 병원들의 자회사에 지분 참여할 수 있게 된다"며 "의료기관과 의료연관사업의 융복합 촉진으로 새로운 부가가치와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의료법인 자법인 허용 계획은 곧 재벌에게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판단했다.

이런 흐름이 결국 '민간의료보험-병원자본-의료연관산업'을 포괄하는 '의산복합체'의 출현으로 귀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민간의료보험-병원자본-의료연관산업을 포괄하는 의산복합체는 공동의 이해관계를 가지면서 환자 개개인의 의료비 및 부가적 지출의 확대, 건강보험 지출의 증가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며 "또한 광범위한 외주화와 단기적인 수익 추구 경향의 강화로 구조조정과 노동강도의 강화를 노동자들에게 요구할 것"이라고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삼성 의료산업맵' 바로가기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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