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뇌종양은 수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종양세포를 모두 제거하지 않으면 재발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종양 조직 주변의 정상 뇌 조직까지 제거할 경우 치명적인 신경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종양 조직과 정상조직 범위를 구분하고 종양 조직만 정확히 제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육안으로는 종양세포가 퍼진 범위를 파악하는 것에 한계가 있어 수술용 뇌 항법장치나 형광염료를 이용해 종양 조직을 제거해 왔으나 이 또한 정밀하게 종양세포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강신혁 고대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 연구팀과 카이스트의 기술력으로 탄생한 국내 스타트업 ‘브이픽스메디칼’(대표 황경민)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실시간 디지털 조직 생검 플랫폼 기술 ‘cCeLL’(씨셀)을 개발했다. 강 교수 연구팀은 cCeLL이 정상조직과 종양 조직의 구분뿐 아니라 다양한 뇌종양 세포 및 조직들의 형태까지 실시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논문을 게재했다.

cCeLL은 3분 이내로 정상 뇌 조직과 종양 조직을 구분해 수술 중 빠른 진단이 가능하고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며 종양 조직을 절제할 수 있어 수술 정확도를 높이는 동시에 수술 시간을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초소형 공초점 레이저 현미경 cCeLL은 높은 해상도를 갖춘 현미경으로 우리 몸을 세포 수준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일반 현미경과 달리 세포 및 주변 조직들의 미세구조에 대한 직관적인 관찰은 물론 2차원·3차원 영상으로 확대 및 재가공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병원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과 연동해 정보전송과 동영상으로 조직촬영이 가능해 수술 중인 신경외과 의사와 병리과 의사가 실시간 원격 병리진단 방식으로 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초소형 공초점 레이저 현미경 cCeLL을 활용한 디지털 조직 생검 플랫폼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강신혁 교수 연구팀과 브이픽스메디칼은 cCeLL이 범용적 사용이 가능해 뇌뿐만 아니라 신장·위·전립선 등 다양한 장기에 적용 가능하도록 내시경이나 로봇수술 장비에 탑재해 실시간 정상조직과 암 조직을 구분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연구를 총괄한 강신혁 교수는 “의사와 공학자 간 수년간의 논의 및 시행착오를 거쳐 기기를 개발했다. cCeLL과 같은 의료장비는 전 세계 의료기관에 막 진입을 하는 단계이기에 국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정부로부터 범부처 국책과제를 지원받아 국내 유수 대학병원들 및 해외병원과의 다기관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cCeLL이 수술실 현장에서 환자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된다”고 밝혔다.

카이스트 출신으로 장비 개발 주역인 황경민 브이픽스메디칼 대표는 “뇌종양에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국내 순수기술로 검증됐다는 것은 국내 및 해외시장 개척이 필요한 의료기기산업에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며 “독점적 특허권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의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으로 반드시 사업화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당 연구는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Onc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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