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안 브리핑]

간편하게 알약을 먹으면 인슐린(insulin)을 주사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도록 설계된 약물전달기술이 인도 국립의약교육연구원(India’s National Institute of Pharmaceutical Education and Research) 샌요그 자인(Sanyog Jain)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었다.

새로 개발된 약물전달기술은 값싼 재료를 사용해 먹는 인슐린 제제를 개발함으로써 치료비용을 줄이고, 주사 대신 간편하게 먹는 형태의 약으로 개발되어 환자의 복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연구진은 동물 실험을 통해 약효를 입증함으로써 임상실험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 먹는 인슐린 시대를 앞당기는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의 수는 3.5억 명에 이르며 2030년에는 5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당뇨병에는 크게 나누어 제 1형 당뇨병과 제 2형 당뇨병 두 가지 형태가 있고, 이 중에서 제 2형 당뇨병이 더 흔한 형태이다.

제 2형 당뇨병은 반드시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진 않다.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전체 제 2형 당뇨병 환자의 25% 수준이다. 먹는 인슐린 제제의 시장규모는 80억 불에서 170억 불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인슐린을 주사로 투여하는 대신 먹는 약으로 투약하면 장점이 많다. 우선 환자가 인슐린 투여 시 고통을 감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환자의 순응도가 높다. 그리고 인슐린을 먹는 약으로 복용하면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먹는 인슐린 제제는 환자가 쉽게 받아들이게 되므로 환자가 약물 복용에 적극적으로 응하기 쉬워지므로 인슐린 투약을 상대적으로 더 빠른 시기에 시작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당뇨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의 발병을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어 당뇨 관리에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먹는 인슐린 제제는 1930년대 처음 제시되었지만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 때문에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인슐린이 단백질이기 때문에 먹는 약 형태로 복용시 위장에서 파괴되기 쉽고, 위장을 안전하게 통과한다 하더라도 혈액 속으로 쉽게 흡수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인슐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인슐린과 같은 단백질 성분의 의약품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해 있는 문제점이다.

위장관 불안정성은 인슐린이 단백질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단백질은 위장에 존재하는 효소에 의해 파괴되기 쉽다. 흡수 문제도 인슐린이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단백질 자체가 분자량이 매우 큰 천연 고분자 물질이기 때문에 소장에서 쉽게 흡수되기 어렵다. 인슐린은 일반인들도 잘 아는 아스피린(aspirin) 같은 합성 소분자 의약품에 비해 30배 이상 큰 분자량을 가지고 있다.

자인 연구진이 먹는 인슐린 제제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에도 먹는 인슐린 제제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당시 동물실험에도 성공했지만 너무 고가의 소재를 사용했었기 때문에 기술을 실용화하지 못했었다. 자인 연구진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저가의 대체 소재로 2012년 개발한 제제기술을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우선 자인 연구진은 지질(lipid)로 인슐린을 수송할 수 있는 작은 수송체를 만들었다. 이 수송체는 위장에서 인슐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흡수문제는 엽산(folic acid; 비타민 B9)으로 해결되었다. 엽산을 결합시킨 수송체에 인슐린을 담아서 복용하면 위장을 안전하게 통과해 소장에 도착하게 된다. 엽산은 소장 벽에 위치한 엠세포(microfold cell 또는 M cell)와 친화력이 강해서 인슐린에 흡수를 촉진한다. 엽산 과다복용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데, 연구진이 사용한 엽산의 양은 안전한 수준 이내였다.

자인 연구진이 만든 먹는 인슐린 제제의 효과는 인슐린 주사제의 효과와 버금가는 수준인 것으로 동물실험에서 확인되었다. 인슐린 주사와 먹는 인슐린 제제의 혈중 인슐린 수치는 큰 차이를 나타냈다.

인슐린 혈중 농도는 주사로 투약했을 때 빨리 상승했지만 효과가 상대적으로 빨리 사라졌다. 인슐린 주사의 경우 6~8 시간가량 당조절 효과가 지속되었다. 반면 먹는 인슐린 제제의 경우 18 시간 이상 당 조절효과가 지속되었다.

동물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지만, 아직 갈 길은 멀기만 하다. 동물 실험과 달리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실험은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적인 거대 제약사 중 하나인 노보 노르디스크(Novo Nordisk)사와 급부상 중인 이스라엘의 오라메드(Oramed)사가 먹는 인슐린 제제 개발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현재로선 오라메드사가 신약의 임상 제 2상 진입을 앞두고 있어서 치열한 경쟁에서 앞선 상태지만 아직 먼 길을 가야 하므로 성패를 점치기 어려운 상태다.

자인 연구진에게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줄 선의적 투자자가 나타난다면 자인 연구진과 당뇨환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이다. 이상의 연구 성과는 미국화학회에서 발행하는 `바이오매크로몰레큘스(Biomacromolecules)` 저널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출처 http://www.livescience.com/42214-insulin-pill-may-soon-be-a-reality.html


[알립니다] 이 기사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운영하는 미래기술정보 포털 미리안(http://mirian.kisti.re.kr)에 게재된 글을 전재한 것입니다. 본지는 KISTI와 미리안 홈페이지 내 GTB(Global Trends Briefing 글로벌동향브리핑) 컨텐츠 이용에 관한 계약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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