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뷰] 2021년 기대수명 83.6년으로 전년 대비 0.1년 증가
기록적 폭염.한파 닥친 2018년과 비슷한 수준
"코로나 유행, 2022년까진 사망확률 높은 사망요인 될 것"

[라포르시안] 3년 여를 지속해온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초과사망은 얼마나 발생했을까에 대해선 아직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코로나19 확진 이후 사망하거나 감염에 따른 합병증 또는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처럼 직접 원인이 됐거나 의료이용 부족이나 격리로 인한 외부요인으로 사망 등 간접 원인까지 모두 다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유행은 한국인의 기대수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이 한국인 기대수명에 미친 영향이 2018년에 발생한 최악의 폭염과 한파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은 지난 6일 현재의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특정 연령의 사람이 향후 몇 세까지 살 수 있는지를 추정한 ‘2021년 생명표’를 발표했다. 2021년 연령별 사망확률에 따른다면 남자의 기대수명은 80.6년, 여자는 86.6년으로 전년 대비 남녀 모두 0.1년 증가했다. 2021년 출생아가 향후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남자 63.1%, 여자 81.7%로 전년 대비 남자는 0.5%p, 여자는 0.2%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출생아(남녀 전체)의 출생 시 기대여명은 83.6년으로, 전년 대비 0.1년이 길어졌다. 그동안 매년 0.2∼0.4년씩 기대여명 증가 폭을 보여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이다. 

2021년의 기대여명 증가 폭은 기록적인 폭염과 한파가 닥친 2018년(0.05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2018년 생명표’ 자료를 보면 그해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2.7살로 2017년 출생아의 기대수명(82.7살)과 같았다.

자료 출처: 통계청 연도별 '생명표'
자료 출처: 통계청 연도별 '생명표'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 6일 '2021년 생명표' 작성 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 2021년의 사망자 수 증가 폭은 약 4.2%였다"며 "이는 과거 기대여명이 가장 적게 증가했던 2018년의 사망자 수 증가 폭(4.7%)과 비교해 조금 작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노 과장은 "2021년 기대수명 증가 폭이 0.1년이었는데, 통계청이 생명표를 작성한 이래 두 번째로 작은 증가 폭이었다"며 "증가 폭이 작아진 주요 원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위험요인이 2020년보다는 2021년도에 작용한 측면이 있고, 그로 인해서 기대여명 증가 폭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사망원인 중에서 '특정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은 3.8%였다. 그 중에 코로나로 인한 사망확률은 0.3%였다. 그러다 2021년에는 '특정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5%로 커져고, 특히 코로나로 인한 사망 확률이 1.6%로 전년도 대비 .3%p 증가했다. 

노형준 과장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사망이 기대여명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사망요인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하지만 사망자 수 추이 등을 봤을 때는 적어도 2022년까지는 사망확률이 높은 사망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중환자실 의료인력 등 코로나 환자 치료에 집중...비코로나 환자 초과사망 초래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사망률 증가는 감염에 따른 직접 요인이 있지만 그보다는 방역 대응에 의료자원이 집중되면서 비코로나 환자가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1년 1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6차 대유행 기간에 의료 역량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확진자와 위중증환자가 발생하면서 비코로나 응급환자와 중증환자가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국내 사망자 수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1년 10월부터 매달 2000명 이상 초과 사망 발생이 지속했다. 코로나19 환자가 첫 발생한 2020년 1월부터 2022년 5월 사이 관찰된 초과 사망자는 4만7516명에 달했다. 이 중 절반에 달하는 2만2356명은 코로나19로 진단받지 않았던 비코로나 환자였다. 

중환자의학회는 코로나19 대유행 시 비코로나 환자에서도 많은 초과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비코로나 환자에서 초과사망이 증가한 것은 평소 뇌출혈, 심근경색 등 중환자를 돌보던 의료자원이 코로나19 환자 치료 쪽으로 집중됐기 때문이다. 

중환자의학회는 "평상 시에 뇌출혈, 심근경색 등 중환자를 돌보던 의료자원이 코로나에 투입됨으로써 이들을 돌볼 수 있는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며 "평소에 비해 코로나 대유행 시 상급종합병원에서는 3.5%, 종합병원에서는 12.6% 중환자실 이용이 감소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학회는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중환자의료체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인력 확충을 우선해야 한다. 

지난 11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필수의료 중환자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도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확충 필요성이 거듭 강조됐다.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과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추죄한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영삼 연세대의대 호흡기내과학교실 교수(중환자의학회 연구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초과 사망과 중환자실 이용'이라는 발제를 통해 의료자원 배분 중요성을 짚었다. 

김영삼 교수는 "예측된 주간 초과사망자 중 코로나19로 진단받지 않은 비코로나 환자수는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300명 이상 재원시 주간 500명, 1000명 이상 재원시 주간 2400명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는 중환자 진료와 관련된 의료자원 배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중환자 병상은 양적으로 부족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으로 전환력이 낮았고 코로나19 환자 중증도가 아닌 선착순으로 중환자 병상이 임의 배정되는 등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다"며 "중환자실 이용 감소 시기와 초과사망 발생 기간이 상관성을 보여 중환자실 이용에 대한 접근성 감소로 인해 초과사망이 발생했다고 추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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