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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쪽방촌 주민 위한 건강권을 선언하다건강권 서울시민회의 기획단, 최종 선언물 발표…서울시·복지부에 제출키로
▲ 사진 제공 : 건강세상네트워크

“나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나는 가족들과 함께 안전한 집에서 살고 싶다. 나는 맛있고 깨끗한 음식을 먹으며 살고 싶다. 나는 이웃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즐겁게 살고 싶다. 나는 배우고 싶다. 나는 즐겁게 일하고 싶다. 나는 쉬고 싶다. 나는 알고 싶다(나는 나의 권리와 의무, 새로운 정보 등을 알고 싶다."

쪽방촌 주민들의 건강권 보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건강권에 관한 서울 시민회의'에서 한 참가자가 제시한 개인선언문이다. 이처럼 일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사회적 취약계층인 쪽방촌 주민들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선언과 권고안을 마련했다. 시민들이 직접 마련한 권고안이 향후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의 의료취약계층 지원정책에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건강세상네트워크, 동자동사랑방, 사랑방마을공제협동조합,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은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동자동 쪽방 주민 건강권 실태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실태조사를 통해 쪽방 주민의 건강은 보건의료 서비스뿐 아니라 노동, 복지, 경제, 정치 등의 영향을 받았고, 특히 사회경제적 요인이 건강행동이나 타고난 체질, 노화 등의 요인보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결론을 얻었다.  건강세상네트워크와 동자동 사랑방은 이 실태조사의 후속 사업으로 '건강권 서울시민회의 기획단'을 만들었다. 시민회의에는 서울시에 거주하는 일반 시민 13명이 패널로 참여해 지난 11월 30일과 12월 7일 두 차례의 예비모임을 갖고, 여러 전문가의 발표를 비롯해 쪽방 지역 방문, 쪽방 주민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이달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서울시민의 건강권에 관한 내용을 선언하고 평가와 권고안을 도출해내 최종 선언문을 발표했다.

서울시민회의 마지막 날에는 개인선언문 작성 후 조별토론이 이어졌다.

조별선언문 작성에서는 사회가 무엇을 보장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문제들을 논의했다.

시민패널들은 건강권은 스스로 존엄한 삶을 누릴 권리이지만 현재 쪽방 주민들은 건강권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건강권을 보장받을 권리는 개인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상황 및 조건에 따른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건강권을 보장해야 할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최소한의 생존만을 가능하게 하는 일방적인 시혜에 불과하고, 자활의지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도 지적도 나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시민패널들은 최근 최종선언문을 작성해 발표했다. '모든 사람은 보편적으로 보장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와 사회는 개인들의 이러한 권리를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로 시작하는 이 선언문에는 ▲쪽방주민의 주거환경 개선 ▲쪽방주민의 건강 및 영양실태조사를 통한 적절한 서비스 제공 ▲쪽방주민의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인적, 물적 자원 확보 ▲의료재원확충으로 의료제도 개선 ▲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정숙 연구원은 “이번 서울시민회의 선언문은 시민 스스로 인권과 건강권의 기준과 내용을 만들고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는 자리가 됐다”며 “의료취약계층의 건강에 대한 인권적 접근과 일반 시민의 참여를 통한 시민사회의 책무성을 제고했다”고 말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서울시민회의를 통해 도출된 선언문을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건강권서울시민회의 기획단 손정인 담당자는 “선언문을 도출한 것 자체가 정부에게 쪽방촌 주민들의 건강권 보장에 대한 대책마련의 시급성을 압박하는 계기였다”며 “이번 시민회의에서 제기된 대책방안을 정부에서 제도화하도록 계속해서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종 선언문>

모든 사람은 보편적으로 보장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와 사회는 개인들의 이러한 권리를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

건강은 다른 인권의 행사를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사회관계적 건강을 모두 아우르는 것으로, 이것을 보장하는 건강권은 스스로 존엄한 삶을 누릴 권리이다. 건강권을 보장받는다는 것은 생존기반이 갖춰진 상황에서 개인이 최선의 것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권리는 개인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상황 및 조건에 상관없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

  1. 건강권 선언

 하나, 서울시민은 누구나 동등하게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하나, 서울시민은 깨끗한 주거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 하나, 서울시민은 균형 잡힌 식사를 누릴 권리가 있다. 하나, 서울시민은 언제나 적절한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 하나, 서울시민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소통하며 살아갈 권리가 있다.

  2. 권고안

현재 쪽방주민들은 이러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건강권을 보장해야 할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최소한의 생존만을 가능케 할 뿐이다. 이러한 제도는 일방적인 시혜에 불과하므로 자활의지 회복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따라서 우리는 서울시에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하나, 쪽방주민은 불필요한 공권력으로부터 사생활을 침해당하지 않아야 한다.(불심검문)하나, 쪽방주민의 주거환경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공공화장실, 공동주방, 목욕 및 난방시설의 확보, 일조권 보장, 방음시설, 공공조명 등)하나, 쪽방주민의 건강 및 영양실태조사를 통해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하나, 쪽방주민의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해 인적, 물적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방문간호인력 및 요양보호사 확충, 심리상담 및 치료, 공공병원, 무료진료소, 이동차량 지원 마련 등)하나, 의료재원을 확충해서 의료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본인부담금 및 비급여 부문 축소, 고액진료비 지원 확대)하나,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현실화해야 한다.(부양의무제 폐지, 소득 발생시에도 수급비 보장, 수급비 인상)하나, 쪽방주민을 대상으로 한 질적, 양적 사회조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쪽방공동체 내 여성, 장애인, 아동을 비롯한 구성원의 현황 파악 및 개별 지원 대책 마련, 근로기회 제공)하나, 쪽방주민의 자치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상호 재능 교환, 교육 및 여가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 마련, 정보접근성 보장을 위한 정보통신 이용 공간 마련)하나, 쪽방주민의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지위 회복을 도와야 한다.(교육, 봉사, 여가, 문화 기회 지속적 제공)

이 모든 권고안을 서울시 및 중앙정부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시급히 이행해야 한다.

2013년 12월 14일 건강권에 관한 서울시민회의 시민패널 일동

박찬영 기자  pcy@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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