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 이후 손씻기·마스크 착용 느슨...학교 정상등교로 집단생활 증가
하반기 기점으로 바이러스 감염질환 유행 증가세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생활방역 수칙 준수가 일상화하면서 크게 감소했던 각종 감염병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4월 중순 이후부터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풀리면서 감염병 전파가 용이한 생활환경으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들어서 인플루엔자(독감)를 비롯해 수족구병, 결막염 등 감염성 질환 유행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앞서 지난 16일 2022년 37주(9.4.∼9.10.)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이 외래환자 1천명 당 5.1명으로, 유행기준(4.9명)을 초과해 전국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생활방역이 이뤄지면서 독감 환자 발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리두기 해제 이후 사적모임이 크게 늘고 손싯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가 느슨해지면서 바이러스 전파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올 가을에는 코로나19 유행 기간동안 인플루엔자 면역 인구집단이 감소해 평년보다 큰 유행을 겪는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호주는 2022년 겨울 시즌에 독감과 코로나19 트윈데믹으로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호주처럼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와 함께 독감 유행이 우려가 되고 있어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족구병과 안과 감염병 발생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질병청 감염병 감시포털 자료에 따르면 수족구병은 2020년부터 2022년 초까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실제로 수족구병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인 7월 중순(29주차)을 기점으로 외래환자 1000명당 환자 수를 보면 2017년 28.3명, 2018년 31.8명, 2019년 66.4명에 달했지만 2020년 29주차에는 1.1명, 2021년 0.9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2022년 29주차에는 외래환자 1000명당 12.3명으로 증가했고, 36주차에는 39.2명으로 늘었다. 

이미지 출처: 질병관리청 감염병 누리집.
이미지 출처: 질병관리청 감염병 누리집.

수족구병은 감염 예방 및 전파 방지를 위해 올바른 손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개인위생수칙 준수와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집단생활이 크게 줄면서 수족구병 전파가 차단되면서 유행이 대폭 감소했다. 그러나 거리두기 해제 이후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정상 운영되면서 수족구병 유행이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데노바이러스가 원인인 급성 유행성 각결막염도 코로나19 유행으로 환자발생이 크게 줄었다가 최근 다시 유행이 커지고 있다. 

질병청이 발간하는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 소식지'에 따르면 2022년도 37주차(9.4.∼9.10.) 유행성각결막염의 의사환자 분율은 1,000명당 7.8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유행성각결막염은 8월 말(35주차) 기준으로 외래환자 1000명당 환자 수가 코로나19 유행 전에는 20~40명대 규모였다. 코로나19 유행 시기에는 10명대 아래도 떨어졌다. 지난 4월 중순 이후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첫 피서철을 맞아 워터파크나 해수욕장 등으로 사람들이 밀집하면서 유행성각결막염 환자 발생도 조금식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질병청과 대한의사협회가 발행하는 '감염병 뉴스레터'에 기고한 글을 통해 "2022-2023 절기는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을 인플루엔자 유행과 같이 겪어내는 의미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가을과 겨울의 의료 대응 결과에 따라 내년 봄 실내마스크 착용이나 코로나19 격리의무의 해제 등이 가능할지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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