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승 교수, JKMS에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관련 기고

[라포르시안] 서울아산병원에서 발생한 간호사 뇌출혈 사망사고를 계기로 신경외과를 '필수진료과목'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JKMS 최근호에 실은 '화려한 한국 대형병원의 취약한 그림자(Vulnerable Shadows in Splendid Korean Big Hospitals)'라는 기고문을 통해 이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방 교수는 "국내 최대 병원인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지난달 24일 근무 중 발생한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로 서울대병원에서 같은달 30일 사망했다"면서 "이에 모든 언론이 서울아산병원 뇌혈관외과 의사에 대한 마녀사냥 의혹과 응급처치 시스템의 허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본질은 '한국에서 가용하고 숙련된 뇌혈관외과 의사의 절대적인 수의 부족'에 있다고 지적했다. 

방 교수는 국내 최대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 뇌혈관외과 의사가 2명뿐이라는 사실을 국민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방 교수는 "혹자는 '의사가 두 명인데도 두 의사가 동시에 병원을 떠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묻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1년에 180일 이상 당직 또는 콜 당직을 할 수 있는 곳이 몇 퍼센트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두 명의 의사가 동시에 떠나지 않는 감시체계를 어떻게든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서울아산병원이 질책받을 수 있다. 그러나 병원에서 숙련된 뇌혈관 전문의를 모집하려고 해도 인력풀이 심각하게 제한되어 있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진짜 문제는 병원이 뇌수술을 하면 할수록 수술의 균형이 맞지 않아 뇌혈관 전문의 초청을 꺼린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런 맥락에서 병원은 더 많은 뇌혈관 외과 의사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지원 예산 계속 줄어..."안전망 붕괴 우려">

방 교수는 "현행 심뇌혈관법을 그대로 따른다면 이번 사건과 같은 사망 사건이 또 다시 일어날 것은 자명하다"고 진단했다. 

저수가 정책도 한국 의료의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방 교수는 “한국의 의료수가는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아주 낮은 수준으로, 미국을 100으로 하였을 때 OECD 평균은 72, 일본은 71, 한국은 48에 불과하다"며 "뇌혈관외과 분야 수가는 일본 뇌혈관외과 수술 수가의 1/4 수준으로 더 처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의 칼을 댔다. 

방 교수는 "일반인들은 가혹한 의료의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정부의 의료정책상 신경외과 자체는 '필수진료과'에서 제외된다. 사람의 머리에 뇌출혈이 발생하면 뇌혈관 수술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필수 의료'여야 한다. 신경외과를 '필수진료과'로 분류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여긴다"고 강조했다. 

방 교수는 "신경외과 의사들은 일주일 동안 수술실에 갇힌 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국가 주도의 심혈관 수술 정책에서 완전히 소외되고 있다"며 "대신 실제 수술이나 시술을 하지 않는 의사들이 탁상형 토론을 벌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단순히 의사의 급여나 현장 수임료를 인상하는 것만으로는 뇌혈관외과 의사의 실종을 막을 수 없다. 신경외과를 필수진료과로 분류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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