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 참여 의원 171곳 대상 설문조사 결과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에 참여하고 있는 의사 2명 중 1명 이상은 원격의료에 대한 관점이 부정적인 데서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응답했다. 대한내과의사회 등 4개 개원의사 단체가 회원 대상으로 실시한 원격진료에 대한 설문 결과와는 상반대되는 결과여서 주목된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지난 14일 저녁 회관 대강당에서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 활동보고서(백서) 발간 행사를 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형에 참여하고 있는 구의사회 운영단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1월 21일 구로구의사회에서 처음 시작하고, 지금은 13개 구의사회가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서울형 참여 의사들은 서로를 '전우', '동지'라고 표현할 정도로 동료애가 높아졌다. 특히 코로나19와 싸움에서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의사로서 자부심, 보건소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토대 속에 향후 지역사회 돌봄사업 등 커뮤니티케어 참여 의지가 늘어난 점, 그리고 구의사회와 서울시의사회의 역할과 존재의 의미를 다시 한번 느꼈다는 것이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은 지난해 11월 26일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재택치료를 기본으로 적용한 데 따라 환자 밀착형 건강모니터링 등 의료서비스 강화와 재택치료의 내실화 필요성에 따라 출발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서울시 재태치료협의체를 구성하고 재택치료 지원센터를 꾸렸다. 이와 함께 구의사회 재택치료 운영단을 가동했다. 구의사회 재택치료 운영단 단장은 구의사회장이 각각 맡았다. 가장 중요한 재택치료관리 참여의료기관은 171개가 확보됐다. 이 사업을 통해 서울시의사회는 지금까지 46만 3,170명의 재택치료 환자를 24시간 모니터링했다. 

서울시의사회가 최근 이 사업에 참여한 의원 171곳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95%가 '서울형에 대한 재택치료 환자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고 답변했다. '부정적이'라는 답은 1%로 미미했다. 

또 의사 171명 가운데 98%가 '서울형이 코로나19 극복과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52%가 '재택치료 전후 전화진료 등 원격의료에 대한 관점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답변했다. 

'부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응답은 3%로 미미했다. 나머지 43%는 '변화 없다'고 답변했다. 

주목되는 대목은 '앞으로 서울시의사회 주도의 대민 사업이 도입될 경우 참여할 의지가 있느냐'는 물음에 95%가 '그렇다'고 답변한 점이다. 

박정환 종로구의사회장은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예상대로 관의 벽도 높았다"며 "하지만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등의 도움으로 큰 어려움 없이 사업을 잘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 서울형이야말로 현대의학이 도입된 이후 가장 큰 변환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과거 어느 시기에 환자들이 의사에게 지금과 같은 친밀감을 보였느냐. 20~30년이 지난 후 후배 의사들이 내리게 될 평가는 더 좋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형 참여 의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가 내과의사회·가정의학과의사 등이 실시한 원격진료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와 상반되게 나타난 이유에 대해선 '관점 차이'가 지목됐다. <관련 기사: 비대면 진료 직접 해 봤더니...내과 등 4개과 의사회 "제도화 반대">

내과의사회 등 4개 개원의사 단체는 지난 7일 내과의사회관에서 비대면 진료에 대한 4개과 회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2022년 6월 14일부터 28일까지 진행했고, 4개 과목 의사 회원 2,588명이 응답했다.

그 결과 한시적으로 허용된 전화상담에 참여한 회원은 1,881명으로 72.7%였고, 전화상담 후 처방전까지 발행한 비율은 82.8%였다. 그러나 대면진료와 비교해 충분한 진료가 이뤄졌다고 생각한 회원은 7.9%에 불과했다. 

오동호 중랑구의사회장은 "두 개의 설문조사 결과가 상반되게 나타난 것은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본다. 일반관리군과 집중관리군 환자에게서 얻는 관점의 차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비대면진료가 시행되려면 많은 장비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여긴다. 이번 사업에서 환자의 체온, 산소포화도 등 결과를 얻는데 고생했기 때문"이라며 "내과나 소청과의 걱정은 이런 데 있지 않았을까 여긴다"고 말했다. 

이세라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은 "설문조사의 모델을 따져봐야 하겠지만, 서울형은 사전에 모델과 관련한 논의를 많이 했고, 백업 진료시스템도 있었다. 서울형은 구의사회와 서울시에서 백업시스템을 잘 관리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게 나온 것 같다"면서 "누가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감염병 유행시 동네의원이 할 수 있는 역량과 역할을 확보했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경험이 쌓이고 전파되면 언제든 모든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의사회와 보건소도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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