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 KMA 폴리시 특별위원회 위원장 "준비 안됐는데 환자·정부 너무 성급해"

[라포르시안] 김홍식 KMA POLICY 위원장이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개념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질병은 '보완' '비보완' 이렇게 따로 떼어 나눌 수가 없다. 따라서 비대면진료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위원회의 원칙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KMA 폴리시가 열린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지날수록 비대면진료를 수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일부 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를 경영난을 타개 목적으로, 수익창출 도구로 여기는 것 같지만 착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정부가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하고, 환자 수까지 제한을 가하면 지금과 같은 수익은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예측이다. 

그는 "지금은 일부 회원들이 돈의 힘에 흔들리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를 '반드시 막겠다'는 논리로 접근하면 해답이 없다"며 "회원들의 어려움을 모두 반영한 대응책을 논의하는 것이 지도자의 올바른 자세일 것"이라고 충고했다. 

즉 회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정부와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비대면 진료를 시범적으로 허용하는 것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비대면 진료는 치료나 처방의 선택권이 전문가인 의사에서 비전문가인 환자에게 넘어가는 꼴이 된다. 지금 코로나19라는 특정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허용한 비대면 진료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이게 만성질환까지 확대되면 더 큰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환자 편익을 도모하는 것도 좋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안전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과감하게 거부해야 한다. 의료를 이용하는 국민이 생각을 고쳐야 한다"며 "특정 치료법을 거부할 수 있지만 특정한 치료법을 요구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거 '아파요닷컴' 사례를 들었다. 

김 위원장은 "아파요닷컴은 하루 1,200명의 고혈압 환자에게 처방을 했다.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면 그런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을 알면서도 허용할 수 없다"며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환자가 구술하는 것과 의사가 청취하는 것의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환자도 방호복을 입고 진료하는데, 왜 자꾸 비대면진료를 하려느냐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심지어 자가혈당측정을 신뢰할 수 없다. 당화혈색소검사 등 정밀검사를 병행해서 환자를 진료해야 한다"며 "아직 (비대면진료는) 시기상조이고, 준비도 안 되어 있다. 그런데 환자들이나 정부는 너무 성급한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