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산업협회, 일회용 제품 재사용·신제품 도입 저해 우려 제기

[라포르시안]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이하 협회·회장 유철욱)가 ‘복강경·흉강경·관절경’의 정액수가 내 개별 품목 별도보상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협회는 지난 9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정액수가 재평가 결과안이 일회용 제품 재사용과 신제품 도입을 저해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정액수가는 각각의 치료재료를 개별 보상하지 않고 사용되는 다양한 제품을 한데 묶어 만든 코드로 개별 제품에 대한 명칭, 업체 명, 개별 보험상한액 등이 존재하지 않은 채 묶음금액만 중분류 형태로 제시돼있다.

이러한 정액수가 중에서도 흔히 3대경 정액수가로 불리는 ▲복강경하 수술시 사용하는 치료재료 비용(코드 N0031001) ▲흉강경하 수술시 사용하는 치료재료 비용(코드 N0031002) ▲관절경하 수술시 사용하는 치료재료 비용(코드 N0031003)은 지난 2006년 정액수가로 최초 등재됐다.

이들 코드는 업체별 제품에 대한 상한금액이 아닌 ‘~수술시 사용하는 치료재료 비용’이라는 품명으로 표시돼있다. 이는 개별품목 코드가 아닌 복강경·흉강경·관절경 수술을 할 때 사용되는 다양한 치료재료 총합에 대한 코드인 셈이다.

협회는 개별 코드를 가지고 있는 치료재료의 경우 제품별 개별 청구를 통해 해당 제품 사용이 명확하게 추적되는 반면 묶음금액만 중분류 형태로 제시된 3대경 정액수가 코드는 몇 개 제품이 얼마나 사용됐는지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회용 제품 재사용 이슈가 불거졌으며 2018년 국정감사에서도 3대경에 대한 치료재료 정액수가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후 복지부·심평원은 여러 정액수가 중에서도 가장 청구량이 크고 문제가 되고 있는 3대경, 그 중에서도 관절경 관련 업체들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재평가 검토와 함께 전체 정액수가 코드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이어 2020년에는 정액수가 중에서도 3대경에 집중해 두 번째 연구용역을 진행했고, 이에 대한 근거를 기반으로 올해 초 정액수가 재평가 결과안을 도출했다. 결과안은 3대경 정액수가 금액을 인상하되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해당 금액을 행위수가로 편입시키고, 5년 후에는 해당 정액수가를 삭제해 모든 금액을 행위수가로 보존시키는 것이다.

관련해 협회는 정액수가 인상을 기반으로 한 행위수가로의 편입은 기존에 안고 있던 문제점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미완의 결론이라는 평가다.

협회는 “2018년도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정액수가 문제점은 해당 코드에 포함되는 다양한 치료재료 중 어떠한 제품이 얼마나 사용되는지 모른다는 점과 이로 인해 일회용 제품 재사용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며 “이는 정액수가 자체가 불충분한 금액으로 보상된다는 점에서도 문제점이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정액수가가 묶음으로 돼 있다는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금액 인상을 포함한 행위수가로의 단계적 편입은 기존에 제기돼왔던 사용된 제품의 종류·수량 등 파악 어려움과 일회용 제품 재사용 우려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기산업협회는 정액수가 재평가 결과안이 신제품 도입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묶음가격의 구조적 특성상 정액수가에 포함되는 치료재료는 정해진 금액 외에 별도 청구를 할 수 없는 만큼 진일보한 제품이 개발되더라도 기존의 동일한 금액만을 청구해야하기 때문에 의료기관의 신제품 도입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협회는 이 같은 정액수가 문제점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3대경 정액수가 내 개별품목 별도보상을 요청했다.

협회는 “별도보상은 제품 사용에 대한 정확한 파악 및 일회용 제품 목적에 맞는 사용 그리고 진일보된 신제품 도입 저해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며 "현실적으로 모든 제품의 개별 보상이 어렵다면 고가이면서 반드시 일회용으로 사용해야하는 일부 제품만이라도 우선 별도보상을 진행해 문제를 해결하고 나머지 제품은단계적인 별도보상 검토 및 해당 치료재료의 목록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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