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안 브리핑]

최근의 신약 개발에서는 약물 용도변경(drug repositioning)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원래 특정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약물이 나중에 다른 질병의 치료제로 용도가 확대 또는 변경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서 원래 심부전 약물로 개발되었던 실데나필이 임상시험 중에 예상하지 못했던 발기 촉진 효과로 인하여 발기부전 치료제로 다시 탄생한 경우이다.

이 실데나필은 개발사인 미국의 화이자에게 매년 수십억 달러의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데 새로운 화합물을 합성 또는 발견하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평균 10년 이상의 기간과 8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나 기존에 안전하게 사용해 왔던 약물에서 새로운 적응증을 찾아내는 약물 용도 변경의 경우에는 임상시험에 필요한 안전성 자료의 상당 부분을 재활용할 수 있어서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약물이 신부전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형태의 신장질환에 대한 첫 번째 표적 치료제로 용도변경의 가능성을 보였다고 한다.

메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의 연구팀이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지에 논문으로 발표하는 동시에 <American Society for Nephrology>에서도 구두 발표하는 연구결과에 따르면 '오렌시아'(Orencia)라는 제품명으로 잘 알려진 '아바타셉트'(abatacept)가 국소분절 사구체 경화증(focal segmental glomerulosclerosis: FSGS) 환자들의 증상 진행을 막고, 이식된 신장의 훼손을 예방하는 한편으로 질병 관해(remission)도 달성했다고 한다.

연구를 주도한 Peter Mundel 박사는 “우리는 치료가 어려운 신장질환인 FSGS에 대하여 아바타셉트가 첫 번째 개인 맞춤 표적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우리는 아바타셉트의 투여로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들을 선별하는데 도움이 되는 생체 표지자도 동정했다”고 설명했다.

FSGS는 진행성 신장병(progressive renal disease)의 일종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지난 2004년에 미국 NBA의 스타 농구 선수인 알론조 모닝(Alonso Mourning)이 FSGS로 선수 생활 은퇴를 하게 되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FSGS는 진행성 신부전(kidney failure)으로 분류되며, 신장 이상으로 인한 사망 가운데 약 25%가 이 병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FSGS에서는 신장에 필수적인 여과기능을 담당하는 사구체에 형성되는 반흔(scar) 조직이 주요 특징이다.

일부의 경우에 FSGS는 유전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이 확실한 원인이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다른 질병에 따른 영향으로 2차 발생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의 경우에는 고혈압, 비만, 당뇨병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세한 발생 기작이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FSGS는 신장의 사구체낭의 내엽을 구성하는 피개세포(podocytes)의 기능을 붕괴시킨다고 한다.

현재 FSGS에 대해서는 스테로이드 약물이나 면역억제제가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의 환자들에게만 효과가 있으며 부작용이 심해서 장기적인 이용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전에 피개세포에서 B7-1이라는 면역물질의 발현이 신장의 여과기능을 파괴하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단백뇨를 유발하고, 최종적으로 신부전을 유도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상황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승인된 아바타셉트가 B7-1의 활성을 저해하는 것이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연구팀은 시험관 시험을 실시하였으며 아바타셉트가 피개세포에서 B7-1의 병태 효과를 차단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서 연구팀은 5명의 FSGD 환자들에게 아바타셉트의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이들 환자들 중 4명은 신장 이식을 받았지만 재발하였으며, 나머지 1명은 약물 저항성이며 신부전의 위험성이 매우 높은 환자라고 한다.

이들 환자 5명에게 아바타셉트는 FSGS 유발 단백뇨의 관해를 유도하였다. 신장 이식을 받았지만 재발한 환자 4명 중에서 2명은 아바타셉트의 단회 투여만으로도 4~5년간 관해 상태를 유지했다고 한다.

다른 2명은 수주 후에 단백뇨가 다시 발생했을 때에 아바타셉트가 2차 투여되었으며 각각 10개월과 12개월간 관해 상태가 유지되었다.

신부전 위험이 높고, 약물 저항성이 발생한 1명의 환자는 처음으로 1년 이상 관해를 이루었으며, 1년 후에도 관해를 지속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환자는 매달 아바타셉트를 투여하고 있으며, 더 이상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가 필요 없게 되었다고 한다.

Mundel 박사는 보다 대규모의 임상시험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번 결과는 피개세포에서 B7-1이 발현되는 특징을 갖는 FSGS 환자들에 대하여 아바타셉트가 효과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아바타셉트의 지난 10년간의 좋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FSGS 외에도 당뇨성 신장질환과 같은 다른 B7-1 발현이 관련된 신장질환에서도 장기적으로 훌륭한 치료법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3/11/131108153524.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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