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1차 치료 급여 적용..."소라페닙 대비 높은 치료 반응률 주목"

[라포르시안]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간세포암 1차 치료에서 약 10년만에 기존 표준 치료인 소라페닙 대비 유의한 생존율 개선효과를 보인 치료제이다. 국내에서 급여가 된 것에 대해서 간세포암을 치료하는 의사의 한 명으로서 기쁘게 생각한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는 지난 11일 한국로슈가 개최한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간세포암 1차 치료 건강보험 급여 적용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티쎈트릭은 간세포암 치료를 위한 면역항암제로, 2020년 7월 국내 최초로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 1일부터 전이성 간세포암 환자 중 stage III 이상, Child-Pugh class A, ECOG 수행능력 평가(PS: Performance status) 0-1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환자에서 급여가 적용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임호영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한 IMbrave150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간암 현황과 간세포암 1차 치료 패러다임 변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임상적 유용성 및 급여의 의의를 소개했다.

임 교수에 따르면 간암은 전세계적으로 6번째로 흔한 암으로, 이중 간세포암이 간암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간암 유병률을 보인다. 국내에서도 간암은 주요 암종 중 7번째로 흔한 암이다.

임 교수는 “국내 간암 5년 상대생존율은 37.7%로, 암 평균 생존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정도"라며 "간암의 국소 및 원격 전이 시 5년 상대생존율은  22.4%, 2.8%로 10대 암 중 췌장암과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다른 암종들은 항암 화학요법을 사용했고 효과적이었다"며 "하지만 간세포암에서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항암화학요법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으며, 5년 생존율 자체를 따질 수도 없을 정도로 너무나 치료 결과가 열악했다. 그러던 중 2007년도에 소라페닙이 나오면서 아시아 지역의 경우 간세포암의 생존율이 약 4개월 반 정도에서 2개월 정도 연장됐다”고 말했다.

또 “2017년도에 렌바티닙이 유일하게 소라페닙 대비 비열등성을 보였고, 이후 면역관문억제제들이 개발됐고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여러 연구가 나왔다"며 "간세포암에서도 시도가 됐지만 3상 연구에서 단독요법으로는 큰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2019년 티쎈트릭과 아바스틴의 병용요법이 전체 생존기간을 개선했다는 IMbrave150 연구가 발표되면서 간세포암 치료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

임 교수는 “2007년 소라페닙이 나온 이후 2019년까지 오랜 기간 동안 소라페닙을 능가할 수 있는 약재가 나오지 않다가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이 최초로,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간세포암에서 효과를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IMbrave150 연구는 절제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3상 임상연구로, 전세계 17개 국가의 111개의 기관이 참여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47명의 환자가 등록했다.

임 교수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이 소라페닙 대비 생존기간과 반응률 등에서 우월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 결과,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 투여군의 전체 생존기간은 19.2개월로, 소라페닙 13.4개월 대비 사망위험률을 34%나 획기적으로 감소시켰다”며 “또,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6.9개월로, 소라페닙의 4.3개월 대비 35%나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높은 치료 반응률을 높게 평가했다. IMbrave150 연구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 투여군의 객관적 반응률은 30%로, 소라페닙의 11% 대비 두배 이상의 개선이 확인됐다. 

특히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 투여군 환자 중 8%에서 완전관해가 확인됐다. 대조군에서의 완전관해 환자는 1% 미만이었다.

임 교수는 “소라페닙은 치료 반응률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존기간을 연장했다는 것에 대해 의미를 두는 정도일뿐, 반응률이 낮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해왔다”며 “치료 반응률이 좋다는 것은 환자의 질병의 사이즈가 축소와 증상의 완화를 의미한다. 항암치료 밖에 안 되던 환자를 국소 치료로 넘어갈 수 있게 하는 다운스테이징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치료 반응률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 투여군의 반응 유지기간은 18.1개월이었으며, 소라페닙 투여군은 14.9개월인 것으로 확인됐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각 약물의 알려진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국내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 121명을 대상으로 한 리얼월드 연구에서도 IMbrave150 임상과 일관된 효과와 안전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이 환자의 삶의 질 하락을 지연시키는데도 효과가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임 교수는 “약제가 생존기간을 얼마나 늘리느냐도 중요하지만 삶의 질을 얼만큼 개선시키느냐 또는 삶의 질이 저하를 얼만큼 지연할 수가 있는지 중요하다”며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삶의 질 저하까지 걸리는 시간이 11.2개월로, 소라페닙은 3.6개월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투여 이후 2차 치료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SCO 가이드라인에서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이후 TKI 제제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으나, 명확한 관련 데이터는 없다.

임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이 활발하게 사용되면서 2차 치료제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라며 “국내에서는 2차 치료제로서 다양한 옵션이 있지만, 현재로서 가장 활발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소라페닙을 비급여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로슈 닉 호리지 대표는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보험급여 적용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며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간세포암 1차 치료에서 약 10년 만에 유의미한 생존율 개선 효과를 입증한 최초의 치료제로,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도 선호요법으로 권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급여 적용은 국내 암 사망률 2위이자 전체 암 질환 중 질병 부담이 가장 큰 간암 치료에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을 통해 더 많은 간암 환자들이 삶의 질을 유지하며 장기 생존의 혜택을 누리길 기대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