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백(대우제약 연구소장)

[라포르시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하나의 신약이 개발 과정을 거쳐 환자가 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 약 10년~15년의 기간과 많게는 1조6,400억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반면, 개량신약은 오리지널 신약과 성분·약효가 유사하지만, 효과를 더욱 잘 발현하기 위해 물성을 변경하거나, 복약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제형으로 바꾸면 되기 때문에 신약에 비해 임상기간이 짧고, 투자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개량신약은 궁극적으로 신약 개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국내 중소 제약·바이오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생존 전략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가 대우제약이다. 대우제약은 차별화된 제제 기술 기반의 개량신약 개발에 앞장 서고 있다.

1976년에 설립된 전문의약품 제약사인 대우제약은 2009년 서울대 안과전문의 출신인 지용훈 대표 취임 이후 기존의 전통적 전문의약품 제약사에서 안과의약품에 특화된 제약, 바이오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우제약은 지난 2011년 인제대학교 내에 설치했던 바이오연구소와 부산 신평동 소재 본사 중앙연구소를 통합하고 바이오 및 제제 연구에 매진하다가, 또 한번의 R&D 도약을 위해 지난 4월 11일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 내에 ‘Daewoo Eye Research Center(가칭 '대우 안과전문 연구소')’를 개소했다. 

이 연구소를 거점으로 안과 신약 파이프 라인 확보에 주력해 명실상부한 국내 탑티어 안과전문 제약사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특히, 차별화된 안질환 분야 개량신약을 통해 글로벌 안과 전문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제약 임창백 연구소장은 부산 중앙연구소와 대구 Daewoo Eye Research Center를 동시에 이끌고 있다. 부산대학교 약학대학과 동 대학원 약제학을 전공한 임창백 소장은 대웅제약, 코오롱제약, 삼양사, 동성제약, LG화학, 제일약품 등에서 근무하며 국내 의약품 제제 기술 발전에 앞장 서왔다. 라포르시안은 임창백 연구소장을 만나 대우제약의 차별화된 개량신약 파이프라인과 현재 의약품 개발·생산 패러다임에서 제제 기술이 갖는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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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제약은 안과 질환에 특화된 전문의약품 제약사이다. 현재 대우제약이 보유 중인 안과 신약 파이프라인은.

= 대우제약 신약 포트폴리오는 신약 및 개량 신약으로 구분 할 수 있다. 신약으로는 황반변성신약(DWP-DN41)과 항암치료제(DWP-DN21)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개량신약은 주로 점안제 연구프로젝트에 중점을 두고 개발 중이다. 첫 번째 개량신약 개발 제품은 안구건조증 개량신약(DWP-DN11)으로 개발속도가 가장빠른 프로젝트이다. 전임상 및 임상1상을 완료하고 현재 임상 2상 및 3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2023년 4분기에는 허가가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 개량신약 프로젝트도 안구건조증 개량신약(DWP-DN51)으로 대우제약은 나노현탁 점안액으로 대우제약이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제형 특허를 출원했다. 해당 기술의 특징은 시판제품과 약효는 동등하지만 부작용(점막자극)을 현저히 개선한 제형이라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대우제약이 최초로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부산대학교 약학대학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세 번째 개량신약은 복합점안제 개발이다. 적응증은 안구 건조증에 의해 유발되는 염증치료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목표약물이 난용성의 물성을 가지고 있어 나노에멀젼 제형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 또한 부산대학교 약학대학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마지막 개량신약은 프로드럭 개발인데 연구 특성상 약물은 공개가 어렵다. 현재 연구개발에 대한 프로젝트 시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조사한 바로는 국내 제약사 중에 개발 사례가 없어 대우제약이 최초 개발회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안과 치료제 분야에서 대우제약만의 경쟁력은 뭔가.

= 대우제약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안과제품 개발에 초점을 맟추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점안제를 주력 제품군으로 하고 있다. 오랜 기간 안과제품개발에 매진했기 때문에 연구, 품질 및 생산 인력이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이 다른 경쟁사보다 차별적 우월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아울러 다회용 및 일회용 생산 라인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영업 및 위탁 고객이 원하는 모든 점안제 제품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점 또한 대우제약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특히 안과전문의 출신인 지용훈 대표이사가 현장의 최신 정보와 적극적인 의견 반영을 통해서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안과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성과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Daewoo Eye Research Center 조감도 및 내부 연구 시설.
Daewoo Eye Research Center 조감도 및 내부 연구 시설.

- 대우제약은 부산 본산에 중앙연구소를 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 내에 ‘Daewoo Eye Research Center’를 개소했다. 연구소가 두 곳이나 필요한 이유가 있나.

=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산 연구소는 제네릭 및 공정 개선에, Daewoo Eye Research Center는 개량신약과 신약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부산 연구소는 공장에 위치하기 때문에 생산부서에서 요청하는 공정 개선과 단기간 개발이 가능한 제네릭 개발에 중점을 두고, Daewoo Eye Research Center는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전진 연구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부산연구소에서 개발한 제네릭은 개량신약 개발을 위한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이고, Daewoo Eye Research Center에서 개발한 개량신약은 향후 대우제약이 글로벌 안과 제약사로 나아가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 Daewoo Eye Research Center에서 수립된 제조공정을 생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부산연구소와의 협업도 기대하고 있다. 

- 제제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데, 개량신약을 포함한 신약 개발에서 제제의 중요성은 무엇인가. 또 대우제약의 제제 기술은 어떤 경쟁력을 갖추고 있나.

= 그동안 국내 대형 제약회사에서 신약 제형 연구와 다수의 개량신약을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신약에서 제형연구는 Preformulation과 Formulation 연구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실제 상품화에 있어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개량신약은 제제 개발의 완성체라고 말할 수 있다. 제제연구가 없이 우수한 개량신약은 창출 될 수가 없다. 대우제약은 중소 제약회사이다. 중소제약회사의 생존 전략은 다양하지만 개량신약 개발이 가장 중요한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우제약은 개량신약 개발에서 얻어진 연구능력을 기반으로 연구 패러다임을 신약 개발로 전환한다는 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신약연구의 기초 체력은 개량신약에서 습득한 지식과 경험이 기초 자산이 된다는 것을 연구 철학을 삼고 있다. 

- 대우제약 지용훈 대표이사는 서울대 의대 안과 전문의 출신이다. 안과 치료제 개발에 어떤 영향이 주고 있나.

= 지용훈 대표이사는 안과전문의로서 국내 최고 수준의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연구진도 제품 개발시 이를 최대로 활용하고 있다. 안과 치료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가의 조언은 제품 개발의 가장 큰 자산이 되고 있다.  

나는 제제 전문가이기 때문에 안과영역에 대한 지식이 완벽하지 않다. 이러한 간격을 대표이사와의 토론에서 얻어진 지식으로 보완할 수 있고, 이는 실제로 제품 및 제제 개발과정에서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안과전문가 대표이사와 제제전문가인 연구소장의 시너지 효과는 다른 경쟁사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감히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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