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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만나다] “북한 결핵 상황은 남한의 50년전 수준…통일 장애물 될 수도”정근(대한결핵협회 회장, 그린닥터스 이사장, 온 종합병원장)

대한결핵협회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북한의 결핵 퇴치사업 안착과 통일한국의 결핵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북한 해주에 결핵요양병원 개원을 추진한다고 발표해 이목을 끌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결핵병원은 북한 황해도 지역의 옛 구세병원으로 남한 의료진의 기술지원을 통해 ‘해주 코리아 결핵병원(가칭)’으로 복원 및 재개원을 추진한다.이를 위해 협회는 ‘해주 결핵요양병원 실립 위원회’를 발족하고 내년까지 결핵병원 재개원을 위한 현지답사를 완료하는 등 세부 사업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북한에 결핵병원 개원을 추진하는 결핵협회 정근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북한의 결핵 상황은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

"현재 북한의 결핵환자는 100만여명이 넘는 데다가 전체 인구의 5분의 2에 달하는 1,000만명이 결핵보균자로 알려져 있다. 이는 남한의 50~60년대 모습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북한의 결핵 상황에서 가장 심각한 점은 다제내성결핵 환자가 1만명 이상이라는 점이다. 이 같은 상황은 앞으로 남북통일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상호교류에 심각한 장애요인이 될 수도 있다."

- 최근 협회에서 해주에 결핵병원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설립하게 되나.

"결핵의 치료를 위해 유진벨, 그린닥터스 등 기존에 북한에서 결핵퇴치 사업을 벌여온 NGO 단체와 함께 결핵협회 주도로 해주에 결핵병원을 재개원하게 된다. 결핵병원은 국내의 목포결핵병원, 마산결핵병원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모든 진료는 북한주민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다제내성결핵환자의 경우 입원치료를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결핵은 치료만 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병이 아니다. 북한의 결핵퇴치를 위해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결핵을 검진하고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결핵검진센터를 개성에 만들 생각이다."

- 개성 시내에 설립되는 결핵검진센터는 해주에 재개원 할 결핵병원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

"결핵검진센터는 결핵환자에 대한 검사, 항결핵주사제 등 결핵과 관련한 전문의약품이 북한 주민들에게 효과가 있는지를 연구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입·내원 위주의 치료는 결핵병원이 담당하고 개성에 세워질 결핵검진센터는 결핵검진 사업을 통해 북한의 결핵문제를 연구하고 북한 주민에게 맞는 의약품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게끔 고민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 결핵병원 개원에 필요한 비용과 운영비는 '크리스마스 실' 판매를 통해 조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협회의 예상으로는 해주결핵병원과 개성에 결핵검진센터를 짓는 비용은 최대 40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모두 크리스마스 실 판매 수익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정부의 지원 없이 국민이 크리스마스 실을 구매하는 기부행위 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협회에서 집계해본 결과 1년 동안 크리스마스 실의 판매 수익금은 연간 50억원 가량이다. 재개원 복원비용과 건립비용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실 판매를 국민들에게 보다 더 독려하기 위해 현재 일반기부단체로 돼 있는 협회를 법정기부단체로 전환할 생각이다. 법정기부단체로 전환하게 되면 개인을 비롯한 기업들의 기부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 의료진은 어떻게 구성되나.

"아직까지 정확한 인원 수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 현재는 사업 계획에 따라 구상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결핵병원의 의료진은 그린닥터스 소속의 의료진과 현재 에티오피아의 결핵퇴치를 위해 봉사활동 나가있는 의료진을 주축으로 구성될 것이다. 그들은 결핵퇴치를 위해 노력한  경험과 8년여 동안 개성병원에서 북한 주민을 위해 진료해본 경험이 있다. 두 가지 경험이 융합되면 최고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생각한다."

- 결핵병원 설립이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상관없이 이뤄지는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치적 상황을 완전히 배제하긴 힘들 것 같은데.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는 보건의료 분야는 북한과의 인도적 교류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그동안 북한에 결핵퇴치를 위해 노력했던 그린닥터스, 유진벨 등 NGO 단체가 함께하기 때문에 북한과의 신뢰는 충분히 형성돼 있다고 본다. 정치적인 상황이 북한과의 교류 과정에서 분명히 영향을 미치겠지만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당위성을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결핵병원 개원과 관련한 허가 절차는 얼마나 진행됐나.

"우리 정부에서 허가를 내주더라도 북한에서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보건복지부 등 관부처에서 결핵협회의 사업과 관련해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 북한의 결핵 퇴치에 힘쓰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사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진료 및 진단을 위한 고성능 컴퓨터 등 전략물자를 북한으로 이송하지 못하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점은 존재한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 그린닥터스를 통한 개성병원 운영 경험이 결핵병원을 설립·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대북사업의 경우 북한에 대한 이해와 함께 신뢰관계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린닥터스는 8년 동안 개성병원을 운영해오며 북한의 보건의료체계를 완벽하게 이해한 단체가 됐다. 그리고 그동안의 노력을 통해 북한 주민들과의 신뢰도 높게 형성됐다. 이번 사업에 함께 참여하는 다른 NGO 단체들 역시 그동안 북한과의 신뢰관계를 계속 형성해왔다. 이러한 신뢰관계는 비용 문제를 떠나 결핵병원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영구 기자  yang0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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