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TANA DP200, 동결절편검사에 특화된 스캐너”
트레이 이동 방식 채택...슬라이드 ‘봉입’ 마르지 않은 상태서 스캔 가능

한국로슈진단 ‘VENTANA DP200 슬라이드 스캐너’
한국로슈진단 ‘VENTANA DP200 슬라이드 스캐너’

[라포르시안] #.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에서 이런 장면이 나온다. 율제병원 간담췌외과 이익준 교수가 생체 간이식 수술 중 환자 검체를 채취한 후 ‘리버 프로즌’(liver frozen) 오더를 내리면 수술실 간호사가 검체를 검체통에 넣고 환자 이름과 등록번호가 인쇄된 스티커를 붙인 후 병리과로 이송한다.

암 수술 도중 시행하는 프로즌 검사(frozen biopsy), 즉 ‘동결절편검사’(frozen section examination)는 수술로 채취한 조직을 액체질소로 동결시켜 절편기로 얇게 잘라 표본을 제작하면 병리의사가 현미경을 통해 암 여부를 확인하는 병리 진단법이다.

수술 집도의는 이를 통해 환자 수술 부위에서 암 덩어리가 완전히 절제됐는지 혹은 덩어리 경계(margin) 부분에 암이 포함돼있는지 확인한 병리 진단 결과에 따라 수술을 마무리하거나 추가절제를 하게 된다.

병리과 의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이처럼 수술 중 개복 환자의 수술범위를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는 동결절편검사 수행에 있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일부 상급종합병원이 스캐너를 사용해 검체가 포함된 유리 슬라이드를 디지털 영상으로 획득한 후 이를 진단·관리·분석·저장할 수 있는 ‘디지털 병리’(Digital Pathology)를 도입하는 궁극적인 목적 중 하나도 빠르고 정확한 동결절편검사가 가능한 점 때문이다.

특히 동결절편검사에 특화된 스캐너로는 한국로슈진단 ‘VENTANA DP200’이 대표적이다. 2018년 8월 국내 출시된 VENTANA DP200의 차별화된 강점은 고유한 ‘스캔 방식’에 있다.

대부분의 스캐너는 슬라이드 랙(rack)에 슬라이드가 꽂혀 있으면 로봇 팔이 슬라이드를 집어 옮겨서 스캔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문제는 병리진단 마지막 단계에서 염색된 검체 상태를 보존하기 위해 ‘봉입’ 작업을 하는데, 봉입 후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의 슬라이드를 스캐너에 장착하면 로봇 팔이 슬라이드를 옮기다가 슬라이드가 깨지거나 장비가 작동을 멈추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VENTANA DP200은 이러한 오류를 방지하고자 슬라이드 ‘트레이 이동’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광학현미경 렌즈는 고정돼있고 슬라이드 트레이가 이동하는 방식으로 슬라이드 처리 오류를 줄이는 것은 물론 개복 수술 시 동결절편검사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최성민 한국로슈진단 병리진단사업부 마케팅 PM은 “동결절편검사는 보통 검체를 떼 내 염색하고 그 결과를 얻기까지 30~40분 내로 이뤄져야하며, 슬라이드 봉입을 인위적으로 건조하려면 15분 정도 추가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VENTANA DP200의 슬라이드 트레이 방식은 트레이가 이동하기 때문에 슬라이드 봉입이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도 스캔이 이뤄진다”며 VENTANA DP200의 강점을 설명했다.

현재 VENTANA DP200은 서울대병원에서 동결절편검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경분 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는 “동결절편검사는 수술실 환자가 마취된 상태에서 검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병리의사의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요구된다"며 "하지만 기존에는 검체를 빠르게 처리하다보니 조직의 영상 질이 좋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동결절편검사 시 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병리의사의 자문이 중요하다”며 “서울대병원의 경우 규모가 점점 커져 수술실 내 동결절편검사실 위치가 계속 바뀌다보니 다른 병리의사들의 자문을 구할 때마다 유리 슬라이드를 갖고 뛰어다녀야만했다”고 덧붙였다.

아날로그 병리업무의 디지털 전환을 선포하며 여타 상급종합병원보다 앞서 2018년 디지털 병리 시스템을 구축한 서울대병원은 VENTANA DP200을 동결절편검사용 스캐너로 도입했다.

이 교수는 “국내에 출시된 스캐너 종류가 많지 않은데, 초기 스캐너는 10장 정도를 스캔했기 때문에 유리 슬라이드를 필름 프레임 같은 곳에 넣고 스캔을 진행했다. 하지만 스캐너가 진단용으로 바뀌면서 스캔 분량이 늘어나다보니 슬라이드를 옆에 늘어놓는 것이 아닌 슬롯 방식으로 바뀌었다”며 “이러한 슬롯 방식 스캐너는 봉입이 굳지 않고 흘러나오기 때문에 동결절편검사에서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VENTANA DP200은 기존 스캐너와 달리 더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슬라이드 트레이 방식을 통해 슬라이드 봉입이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도 스캔이 가능해 동결절편검사에 특화된 스캐너”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최근 슬라이드 스캐너들의 스캔 속도가 빨라진 이유 중 하나는 발전된 ‘자동 초점 기술’에 있다. 이를 통해 디지털 병리진단 대량화가 가능해졌다”며 “VENTANA DP200은 이미지 질을 결정짓는 요소이자 최근 출시한 스캐너들이 중요시하는 자동초점기술이 적용돼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