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며 간호사 국가시험거부, 동맹휴학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던 간호대학생들이 집단행동을 전면 철회했다. 간호법 제정 취지인 국민건강증진과 대립되는 행동이란 것이 이유다. 

박준용 간호법제정추진비상대책본부장(부산 동주대 학생)은 지난 12일 대한간호협회가 매주 국회 앞에서 열고 있는 수요 집회에 참석해 “국민 여러분이 간호대학생의 (국시거부)치기와 반기를 내치지 않고 간호법 20만 청원 달성을 함께 했다”라며 “훌륭한 간호사가 되라고 안아준 따뜻한 마음에 국시거부와 동맹휴학 발언을 철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간호법 청원 20만 달성 역할을 해주신 국민 여러분의 뜻과 함께 가겠다”면서 “국민과, 대한간호협회와 함께 간호법을 향해 정직하고 당당하게 승리하는 길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in-터뷰] "간호법 통과 불발시 동맹휴학·국시 거부 가능하도록 준비">  

이번 집회에는 대학교수들도 참여해 간호법이 제정되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워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전국 간호대학교수 모임을 대표해 성명을 발표한 이화여대 간호대학 이건정 교수는 “간호대학생들까지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며 집회에 동참한 것을 보곤 사랑하는 제자들을 가르치는 대학교수로서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며 “간호대학생들의 집회동참에 뜨거운 지지와 함께 다시금 간호법 제정을 위한 국회의 대승적 결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간호대학생들의 국시거부 철회 선언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신경림 회장은 “간호법 제정을 이유로 국가시험 거부를 주장한 것에 대해 너무나 마음이 착잡했고, 즉시 국시거부 주장을 거둬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에 대책본부가 아름다운 철회를 선언한 것에 대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신경림 회장은 “간호대학생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이 접수된 지 겨우 일주일만에 20만 명 추천을 달성하고 답변 대기 중인 청원이 됐고 드디어 1월 11일, 우리들의 피 끓는 간호법 제정 외침과 노력에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화답하기 시작했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모두 간호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 한 소식을 알렸다.

이날 전국에서 모인 전국의 간호사와 대학 교수, 간호대학생들은 간호법 제정 촉구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퍼포먼스는 전국 600여개 의료기관과 간호대학이 참여한 6m 크기의 ‘#간호법이 필요해’ 대형 트러스 배경 앞에서 진행됐다. 

개인방호복을 입은 간호사 3명이 ‘의료법’ 쇠사슬에 묶여있고, 이를 ‘간호법 제정’이 적힌 가위로 끊어내는 모습으로 진행됐다. 

국회의원들도 집회 현장을 격려 방문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전국을 다니면서 간호법 제정을 염원하는 열망을 확인했고, 그 호소에 어제 이재명 대선후보가 응답했다”라며 “간호사들이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국민과 환자들의 요청에 이 후보가 빠른 간호법 제정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이해단체와 야당과 협의하겠다”며 “간호협회도 힘을 모아달라. 언제나 간협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본부 직능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경태 의원은 “간호법 제정에 120% 찬성한다. 명예간호사라는 마음으로 간호사 권익보호에 노력하겠다”면서 “명색이 선진국인 우리나라에 간호법이 없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대선을 앞두고 표를 위해 말로만 약속하지 말고 강력하게 추진한다면 나 역시 찬성표 던지겠다”고 했다.

이 밖에 간호사 출신 20대 국회의원인 윤종필 전 의원이 참석해 “간호법은 국민의 안위를 위한 법이며 간호법 제정을 외치는 것은 간호사의 이기주의가 아니다”면서 “국민바라기 간호사들이, 의료법에 갇혀 간호영역이 축소되는 것이 안타까워서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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