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안 브리핑]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안겨준 세포내 우편배달시스템: 소포수송(vesicle traffic)

「세포 내 우편배달 서비스(cellular postal service)」의 작동 메커니즘을 연구한 세 명의 과학자들에게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이 돌아갔다.

그들은 세포가 단백질이나 기타 생분자들(biomolecules)을 한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운반하는 과정을 해부했는데, 이는 신경전달물질, 인슐린, 그리고 그밖의 수많은 필수분자들을 방출하는데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영광의 주인공들은 예일 대학교의 제임스 로스먼, UC 버클리의 랜디 셰크먼,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교의 토머스 쥐트호프다. 이들은 각각 800만 스웨덴 크로나(미화 120만 달러)의 상금을 받으며, 시상식은 오는 10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나의 첫 번째 반응은 `Oh, my god!`이었으며, 두 번째 반응도 마찬가지다"라고 오늘 아침 배포된 UC 버클리의 보도자료에서 셰크먼은 말했다.

노벨상 위원회는 세 명의 과학자들이 소포수송(vesicle traffic)이라는 세포 내 기구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했다. 소포수송은 세포 내의 주요 수송시스템(transport system)인데, 여기서 소포(vesicles)란 하나의 지질막으로 둘러싸인 조그만 포장(tiny packages)으로, 그 속에는 생분자들이 들어 있다.

소포는 다른 구조체들과 융합함으로써, 생분자들을 세포 내의 이곳 저곳으로 실어나른다. "세 사람의 연구는 세포생물학 연구에 있어서 너무나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 쉽다. 생물학 전공자들과 대학원생들에게 세포생물학을 가르칠 때, 우리는 소포수송의 상당 부분을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던 것처럼` 말하곤 한다"고 화이트헤드 연구소의 리데 플뢰그 박사(면역학)는 말했다.

로스먼과 셰크먼은 1970년대 후반에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에 과학자들은 소포가 세포 내 수송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것이 세포 내부의 혼돈상태를 다스리는 메커니즘을 이해하지는 못했었다. 세포가 소포를 만드는 과정, 소포가 목적지를 인식하는 과정, 소포가 다른 막들과 융합하는 과정을 연구하기 위해, 두 사람은 매우 상이한 접근방법을 사용했다.

로스먼은 생화학 방법론으로도 유명하지만, 헨리 7세를 닮은 특이한 용모로 학술회의장에 나타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젊은 시절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연구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을 시험관 안에서 재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단백질을 찾아내기 위해 포유류 세포의 추출물을 정제하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그가 사용한 세포 중 일부는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었다.

이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들과 마찬가지로 소포수송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는 바이러스가 만든 단백질 중 하나를 소포 시스템을 추적하기 위한 표지(marker)로 사용했다. 로스먼이 이끄는 연구진은 많은 단백질들을 정제해 냈는데, 이것들은 소포가 다른 표적막(membrane targets)과의 융합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었다. 그가 발견한 첫 번째 단백질은 NSF(N-ethylmaleimide-sensitive factor)라고 명명되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만의 건너편 버클리에서는, 셰크먼이 이끄는 연구진이 보다 다양한 접근방법을 이용하여 동일한 단백질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들은 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에게 다양한 돌연변이를 일으킨 다음, 특정 효소를 운반할 수 없게 된 효모를 찾아냈다. 그 결과, 연구진은 23개의 분비유전자(secretory genes: 효소의 분비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는데, 그 중 하나가 NSF를 코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처음에는 많은 과학자들이 두 사람의 연구결과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생화학자들은 유전학적 접근방법을 좋아하지 않았으며, 유전학자들은 생화학적 접근방법에 의심을 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0년대 말에서부터 1990년대 초에 이르기까지 발표된 후속연구에서, 셰크먼과 로스먼은 소포융합(vesicle fusion)의 기본적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그들이 밝혀낸 메커니즘에 의하면, "소포의 막(膜)에 박혀 있는 단백질들은 자물쇠-열쇠와 같은 방식(lock-and-key mechanism: 아직도 연구 중임)으로 도착지의 막에 박혀 있는 다른 단백질을 인식한다"고 한다. "두 단백질의 시너지 효과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단하다. 그들은 나의 영웅이다"라고 막스플랑크 분자세포생물학 연구소에서 세포 내 수송을 연구하는 마리노 제리알 박사(분자생물학)는 말했다.

앞의 두 사람과는 달리, 쥐트호프는 신경세포(뉴런) 내에서 소포가 융합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뉴런들은 신경전달물질을 이용하여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신경전달물질은 소포 속에 포장되어 있다.) 그는 리처드 셸러(현재 BT 업체인 제넨테크에 근무 중)와 함께 1980년대 후반부터 연구를 시작하여, 소포수송에 관여하는 중요한 단백질들을 많이 찾아냈다. 또한 쥐트호프는 "신경전달물질이 담긴 소포에 시동을 거는 요소는 칼슘"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거의 백지상태에서 시작하여, 불과 25~30년 만에 소포수송의 메커니즘은 물론, 그 과정에서 작용하는 단백질과 기타 요소들까지 밝혀냈다는 것은 매우 대단한 일이다. 세 사람의 수상자들은 소포수송 연구를 이끌어온 일등공신들"이라고 다트머스 의대의 윌리엄 위크너 박사(생화학)는 말했다.

셰크먼에게 훈련을 받고 현재 독일 카우저슬라우테른 공대에 재직하고 있는 요하네스 헤르만 박사(세포생물학)는, 자신의 멘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항상 원대한 목표를 세웠고, 목표가 달성됐을 때는 모든 연구원들을 위해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

또한 그는 학생들에게 과학에만 매몰되지 말고 타분야(예: 여행이나 예술)에도 관심을 갖도록 독려했다." 셰크먼은 2006~2011년에 미 학술원회보의 편집자로 일했고, 현재는 오픈액세스 저널인 eLife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2013 노벨 생리의학상은 생물의학과 같은 기초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세 사람의 업적은 `당장 눈 앞에 닥친 의학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룩된 것이 아니다"라고 플뢰그 박사는 논평했다.

흥미로운 점은, 세 사람의 수상자들이 모두 (장래의 노벨의학상을 예보하는 것으로 알려진 ) 라스커상(정확한 명칭은 알버트 라스커 기초의학상) 수상자라는 점이다. 쥐트호프는 신경전달문질의 분비에 관한 연구로 올해에 (셸러와 함께) 라스커상을 공동수상했으며, 셰크먼과 로스먼은 일찌감치 2002년에 라스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출처 : http://www.nature.com/news/cell-transport-carries-off-nobel-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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