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북한에 백신 2500만명분 지원 희망"
남북한 질병 격차 커...보건의료 교류 협력 강화해야

[라포르시안] 한반도가 '위드(with) 코로나'로 가려면 북한 주민에게 접종할 코로나19 백신 5,000만 도즈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제사회가 북한 백신 반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어떻게 수량과 물품을 준비하고 있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변했다. 

신 회장은 "한반도가 위드 코로나로 가려면 DMZ를 맞대고 있는 북한에 백신이 공급되어야 한다. (2500만 북한 주민이 사용할 수 있는) 5000만 도즈를 미국과 협력해 마련해야 한다"면서 "다만 국내에서의 예방접종이 모두 완료되어야 백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백신 제공은 남북협력의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시민건강논평] 백신 불평등은 치욕...부스터샷 대신 북한에 지원해야>

신 회장은 "2000년대 초반 북한에 어린이병원 3개를 지은 경험이 있다. 가서 보니 1, 2, 3차 환자 이송시스템이 매우 잘 되어 있고, 어린이들은 95% 이상 예방접종을 한다"면서 "북한도 세계백신면역연합(GAVI)를 통한 백신 접종 경험이 있고, 백신을 접종하는 곳이 있기 때문에 백신만 전달된다면 한반도 전체가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통일을 바란다면 남과 북 양쪽의 질병이 동일해야 한다. 지금은 남북 간 질병의 차이가 커서 갑자기 통일되면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며 "독일 사례를 보면 통일되기 15년 전에 의료협정이 맺어져 의료인이 자유롭게 왕래한 경험이 있다. 그런 경험으로 통일 독일에서 의료가 부드럽게 통합이 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10년, 20년 뒤에 통일을 바란다면 지금부터 의료진은 항상 왕래하면서 보건의료의 레벨을 맞출 수 있는 그런 계기가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관련 기사: 남북 보건의료 교류협력, 무엇부터 할 것인가>

신현영 의원이 발의한 '남북보건의료의 교류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안'과 관련해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북한에서 봉사할 의사들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신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정부는 남한 또는 북한에 보건의료 분야 지원이 필요한 재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남한과 북한의 공동대응 및 보건의료 인력·의료장비·의약품 등의 긴급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과 '정부는 북한에 재난이 발생한 경우 재난 구조·구호 활동을 하는 단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지원 또는 지도·감독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담았다.

이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보건의료 인력 차출법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관련 기사: 신현영 "남북 보건의료 교류협력법, 교류 활성화 위한 취지">

신희영 회장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북쪽에서 봉사하겠다는 의사들은 매우 많다. 지금 당장 손들고 나오라고 해도 100명은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24일 열린 제322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대북 영양·보건협력 정책사업'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원(안) 등 3건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어려움을 겪는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상황과 지원의 시급성 등을 감안해 국내 민간단체들이 추진하는 대북 영양·보건협력 사업에 남북협력기금을 총 100억원 이내의 범위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북한 주민(어린이‧여성‧장애인‧노인)을 대상으로 영양‧보건 사업을 추진하는 대북 지원사업자 중 북한과 합의서 등 요건을 갖춰 신청하는 민간단체가 지원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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