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2월 24일부터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에서 의료용 마약류인 '졸피뎀' 처방 비중이 대면 진료보다 2배 이상 높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졸피뎀의 처방 건수 비중이 작년 2월 24일부터 12월 31일까지 대면보다 비대면에서 2.0배, 마약류는 1.6배 높았다. 

올해 1월부터 4월 30일까지는 졸피뎀은 2.3배, 마약류는 1.7배 많았다. 

처방 1건당 처방량(의약품의 량)은 마약류가 작년에는 1.7배, 올해는 1.4배 높았다. 졸피뎀은 1.2배, 1.1배 높았다. 

비대면 진료가 이뤄지기 전인 2018년과 2019년 같은 기간(2월 24일~12월 31일)과 비대면 진료가 이뤄진 2020년(2월 24일~12월 31일)에는 처방 인원수가 8.3%(45만 9,415명) 줄었지만 처방량은 5.1%(2,548만 8,082개) 증가했다.

이는 비대면에서 마약류 처방 관련 의료이용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처방건당 더 많은 양을 처방받은 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경향은 올해 같은 기간 통계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2019년과 올해를 비교하면 처방인원은 5.7%(18만 5584명) 줄었지만 처방량은 7.6%(1,497만 8,189개) 증가했다. 

종별로는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대면 대비 비대면 진료의 마약류 및 졸피뎀 처방량 비중 차이가 가장 컸다.

한편 비대면 처방이 허용된 작년 2월 24일부터 7월 말 현재까지 마약류를 처방 받은 인원은 총 3,300명으로 이들이 사용한 마약류 의약품은 총 61만 7,484개였다. 

이 중에서 2회 이상 처방은 받은 사람은 40.8%(1,345명), 사용량은 78.3%(48만 3,243개)였다. 

졸피뎀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총 처방 인원 4,633명, 사용량은 47만 1,780개다. 이 가운데 2회 이상은 58.8%인 2,724명이 91.1%인 42만9,823개를 사용했다. 특히 졸피뎀은 지난해 2월 24일부터 17개월 동안 17회 이상 처방받은 사람이 252명에 총 10만1,442개로 확인됐다. 

현행 급여 인정기준은 졸피뎀과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의 경우 1회 처방 시 4주(30일) 이내, 그리고 3개월 이상 장기 복용 시 6~12개월마다 혈액검사 및 환자 상태를 추적·관찰해 부작용과 의존성 여부 등을 평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정춘숙 의원은 “비대면 진료는 여러 병·의원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마약류 등 오남용 우려 의약품은 비대면 처방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면서 "졸피뎀을 장기 처방 받은 환자에 대한 부작용 및 의존성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비대면 진료를 통한 비급여 처방은 처방 또는 조제 시점에 중복처방이 걸러지지 않는 DUR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 등 비대면 의료이용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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