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3교대 간호사의 업무량 및 노동강도 만족도가 다른 근무형태 대비 최저 수준으로, 5명 중 4명은 이직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노조)은 보건의료노동자의 노동실태를 파악하고 주요 이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매년 정기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임금현황 ▲노동조건 ▲의료서비스의 질 ▲조직운영 및 조직문화 ▲노동안전보건 ▲코로나19 환경 평가 등 총 6개 영역의 구조화된 37문항에 대해 자기 기입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전국 141개 사업장 총 4만3,058명의 유효 응답이 사용됐다.

조사 결과, 3교대 간호사는 노동실태, 인력수준, 업무량 및 노동강도 등 모든 항목에서 최악의 수준이었으며, 근속기간에 따른 유의미한 변화가 없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력수준, 안전보건, 일 생활 균형, 업무량/노동강도 만족도가 다른 근무형태 대비 최저 수준이었으며, 그중에서도 ‘일 생활 균형’과 ‘업무량/노동강도’ 만족도는 매우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력수준 만족도는 전체 간호사 평균 23.3%로 인력 부족 상황이 매우 심각한 가운데, 3교대 간호사의 만족도는 21.5%로 가장 낮았다.

일 생활 균형 만족도 역시 유독 3교대 간호사만이 41%로 평균치인 46.1%에 미달해 통상근무자와 야간근무전담자가 60% 이상의 만족도를 보이는 것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안전보건 만족도는 통상근무자만 61.6%로 평균 56.7%보다 높은 반면, 3교대 55.5%, 야간근무전담 51.7%, 2교대 50.4% 순으로 나타나 야간근무와 장시간근무가 안전보건 불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조사됐다.

업무량/노동강도 만족도는 평균 33.8%에 불과한 가운데, 이 역시 3교대근무자 만족도는 30.8%로 평균에 미달했으며 야간근무전담자 45.7%, 통상근무자 42.8%에 비해 만족도가 낮았다.

인력수준 만족도는 3교대를 제외한 통상근무, 2교대, 야간근무 전담 등이 3~5년 미만까지 감소한 뒤 소폭 증가하는 반면, 3교대의 경우 1년 미만 36%를 제외하고 약 20% 내외의 수준이 지속됐다.

안전보건 만족도는 3교대 간호사에게서 가장 높은 하락률을 보였는데, 1년 미만 74% 이후 계속 하락해 10년 이상은 46.6%로 장기근무자일수록 안전보건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일 생활 균형 만족도의 경우 통상근무자는 근무기간에 따른 특별한 변화없이 약 60% 수준인데 비해, 3교대근무자는 1년 미만 48%에서 8.5%P 하락한 이후 약 40% 수준이 지속됐다.

3교대 간호사 이직 고려율 80.1%…심각한 ‘번 아웃’ 직면

근무형태별 이직 고려율은 3교대가 80.1%로 5명 중 4명은 이직을 고려하는 매우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직 고려율은 3교대 80.1%, 야간근무 전담 70.7%, 2교대 68.2%, 통상근무 64.6% 순이었다.

3교대 간호사의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인력수준 만족 응답자의 이직 고려율은 65.1%, 불만족 응답자의 이직 고려율은 84.2%로 약 19%P 격차를 보였다.

보건노조는 “불만족할수록 이직 고려율이 상승하는 양상은 근무형태와 상관없이 동일하게 관측되나, 3교대 근무자의 경우 각 항목의 만족 여부에 따라 이직 고려율 격차가 상대적으로 낮았다”라며 “타 근무형태에 비해 근무환경에 만족하더라도 이직 고려율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3교대 간호사의 이직 고려에 미치는 다른 주요 이슈를 시사하는 것으로, 이미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직무소진(번아웃)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3교대 간호사의 직무소진(번아웃) 평가 결과, 지금의 일을 하는 이유는 월급을 받기 위함이라는 비율이 84.2%로 가장 높았고, 육체적으로 소진 82.8%, 내일 출근하기 싫다 78.8%, 정신적으로 소진 78.3%, 자주 일을 그만두고 싶다 72.9% 등의 순이었다.

보건노조는 “OECD 평균의 절반 수준도 못 되는 부족한 인력은 최악의 야간교대 근무조건을 만들고, 높은 이직률, 업무량 증가와 노동강도 강화, 직무소진(번아웃)으로 이어져 또다시 인력 부족을 낳는 악순환이 수십 년간 누적되고 있다”며 “보건의료노동자가 힘들고 소진되면 환자도 안전하지 못하다.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위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건노조는 실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의료현장의 교대근무제를 근본적으로 체질 개선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보건노조는 “보건의료산업은 24시간 노동을 하며 야간노동, 고강도노동, 장시간노동, 감정노동, 인력집약노동 등의 특성을 갖는다”며 “환자 안전을 위한 의료서비스 질・전문성・숙련도 향상과 장기근속과 이직률 감소, 일과 생활의 균형, 노동자 건강과 안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보건의료산업부터 주4일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재난 상황에서 사회 기능 및 국민 일상 유지를 위해 필수노동을 제공하는 의료인력의 역할이 새롭게 조명받으며 필수노동 보호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라며 “정부는 의료현장의 인력 확충과 근무조건 개선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방역 안보를 구축하는 필수 조건이라는 인식 아래, 전향적으로 접근하고 제도적 대안을 획기적으로 마련하여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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