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학회, 에크모 치료 필요한 코로나 중증환자 증가 심각한 우려
"경기·인천 등 일부 지역서는 의료인력 한계 호소"

서울대병원은 서울시 중증환자 이송 서비스(이하 SMICU)를 통해 코로나19 확진 중증환자를 긴급 이송했다. 
서울대병원은 서울시 중증환자 이송 서비스(이하 SMICU)를 통해 코로나19 확진 중증환자를 긴급 이송했다. 

[라포르시안]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장치)가 필요한 중증 환자가 앞으로 얼마나 더 발생할지 모르니 미리 대비하자는 메시지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기획홍보위원장인 정의석 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지난 5일 학회 차원에서 코로나 4차 유행 상황을 우려하는 입장을 표명한 배경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흉부외과학회는 이날 공식 자료를 내고 작년 9월 코로나19 관련 에크모 자체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37명의 환자가 현재 에크모를 이용해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학회는 매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500~1,600명 이상 나오는 상황이라 있어 에크모가 필요한 환자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통계를 보면 코로나19 유행 정점에서 2주가량 늦게 에크모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런데 아직 4차 유행의 정점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의석 교수는  이날 오후 라포르시안과 통화에서 "환자가 급격히 늘어날 경우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 드니 미리 준비하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국내에 에크모 장비가 383대가 있으니 충분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관련해 에크모 가동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며 "서울과 경기에서 29대가 돌아가고 부산은 2대만 가동하고 있다. 어느 지역에서는 한 병원에서 5~6명이 에크모를 달고 있는데 에크모 가동률이 높은 병원에서 의료진이 나가떨어지는 등 매우 힘들어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1년 전 대구·경북 중심으로 한 대유행 때 상황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과거 대구·경북지역 대유행 때 에크모와 전문인력을 지원한 적이 있는데, 1년전 상황을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의료인력과 자원의 포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과거와 환자 발생 양상이 다른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작년에는 고령층에서 에크모 환자가 많았데, 지금은 비교적 젊은 환자가 많다. 젊으면 코로나에 걸려도 증상이 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면서 "에크모는 매우 중한 상태의 환자가 다는 것이다. 에크모 다음 단계는 사망"이라고 했다. 

당장 필요한 것은 '에크모 콘트롤타워'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가 4차 유행까지 이어지는 동안 많은 병원에서 많은 인력을 교육했고 에크모도 충분히 확보했지만 정부에서 지원한 장비와 인력의 이동이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이미 경기와 인천 일부 지역에서는 인력의 한계를 호소하고 있으며, 학회 쪽으로 '다른 지역에 있는 에크모를 갖고 올 수 있겠느냐'는 문의가 들어왔다. 그 지역에서 환자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에크모 치료 시 의료인력이 일반 환자에 비해 2~3배 더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 교수는 "에크모와 인력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다. 어느 병원은 10대가 있고 어느 병원에는 2대만 갖고 있다. 2대만 가진 병원에서 한 대는 코로나19 환자, 다른 한 대는 일반 환자에 사용하고 있다면 세 번째로 병원에 온 환자는 사망한다"면서 "에크모와 전문인력이 필요한 병원에 신속하게 인력과 장비를 지원하고 환자를 이송할 수 있는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콘트롤타워 부재는 '에크모가 있는 병원을 찾아 전전하다 환자가 사망했다'는 기사가 보도되는 상황을 부를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콘트롤타워 역할의 일부를 학회에서 할 수 있지만, 강제력을 담보할 수 없다"며 "작년 대구, 경북 사태와 같이 의료계와 중대본, 복지부가 같이 역할을 해야 한다. 아직 위기가 닥친 것은 아니지만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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