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팜헬스케어, 환자 약국 대기시간 단축하는 어플 서비스 개발
이복기 대표 "2022년 말까지 종이처방전의 50% 시장점유율 목표"

이복기 이팜헬스케어 대표이사
이복기 이팜헬스케어 대표이사

[라포르시안] “환자가 약국에서 빨리 간편하게 약을 수령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온라인 약 처방전 전송·조제 플랫폼 ‘빨간약’(빨리 간편한 약 조제) 서비스는 이 고민에서 시작됐다.

이복기 이팜헬스케어 대표이사는 20년간 제약사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가 약국을 방문해 약 조제를 받기까지 시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빨간약'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이복기 대표는 “제약사 근무 시절 약국에 결제를 받으러 갈 때마다 많은 환자들로 인해 무작정 대기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제약사 직원이야 감수해야하는 불편함이었지만 몸도 불편하고 아픈 환자들이 약 조제를 받고자 오래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서 약국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퇴사 후 이팜헬스케어를 창업한 그는 환자들이 약국에서 줄지어 기다리지 않고 약 수령이 가능한 빨간약 앱을 개발했다. 빨간약 앱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사전에 빨간약 앱을 설치한 환자가 병의원 진료 후 받은 종이처방전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등록하고 원하는 약국을 선택해 전송한다.

해당 종이처방전 사진을 전송받은 약국이 약을 미리 조제함으로써 환자는 약국을 방문했을 때 대기시간을 최소화해 약을 수령할 수 있다. 이해를 돕자면 빨간약 앱은 병원 ‘키오스크’ 기능을 모바일에서 구현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환자들은 병원 키오스크를 이용해 종이처방전을 받는 동시에 모니터 상에서 병원 인근 약국을 지정한 뒤 ‘전자처방전 전송동의’ 안내 창에서 동의 여부를 수락하면 암호화된 전자처방전이 KT 통신망을 통해 지정 약국으로 전송된다. 전자처방전을 전송 받은 약국은 미리 약을 조제해 놓기 때문에 환자가 약국에서의 약 수령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환자들은 병원 키오스크를 이용해 종이처방전을 받는 동시에 모니터 상에서 병원 인근 약국을 지정한 뒤 ‘전자처방전 전송동의’ 안내 창에서 동의 여부를 수락하면 암호화된 전자처방전이 KT 통신망을 통해 지정 약국으로 전송된다. 전자처방전을 전송 받은 약국은 미리 약을 조제해 놓기 때문에 환자가 약국에서의 약 수령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환자가 병원 키오스크를 이용해 종이처방전을 받는 동시에 모니터 상에서 병원 인근 약국을 지정하게 된다. 약국을 지정하면 ‘전자처방전 전송동의’ 안내 창에서 동의 여부를 묻고 환자가 이를 수락하면 암호화된 환자 전자처방전이 KT 통신망을 통해 지정 약국으로 전송된다.

전자처방전을 전송 받은 약국은 미리 약을 조제해 놓기 때문에 환자가 약국에서의 약 수령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키오스크와의 차이는 빨간약은 환자가 교부받은 종이처방전과 QR코드만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빨간약 앱 서비스는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경기도 성남지역, 범위를 좁혀 분당서울대병원 인근 약국으로 한정된다.

빨간약 앱은 일종의 시범사업으로 고객이나 시장에서 원하는 최소한의 기능만 탑재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일단 빠르게 출시해 유효성을 검증하고 피드백을 받기 위한 ‘최소 기능 제품’(Minimum Viable Product·MVP)으로 출시됐기 때문이다.

이복기 대표는 “지난 5월 첫 선을 보인 빨간약 서비스는 특정 지역의 병원·약국을 한정해 시장검증 테스트를 하고 있는 단계”라며 “앱 이용자들의 실제 만족도와 약국 내 원활한 약 조제가 이뤄지는지 충분한 검증을 마친 후 순차적으로 정식 서비스 확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시된 지 약 2개월이 된 시점에서 빨간약 앱 다운로드 수는 현재 약 500건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실제 이용자가 5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서비스 이용 전환율은 대략 10%로 볼 수 있다.

제한된 지역에서 한정된 약국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가 이뤄지다보니 앱 다운로드와 실제 사용자가 많지 않지만 하반기에는 다운로드 수 대비 서비스 이용 전환율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이 대표의 계획이다.

빨간약은 병의원 진료 예약·접수 앱 ‘똑닥’과 마찬가지로 B2C·B2B를 아우르는 서비스로, 이 대표는 예상과 달리 B2B, 즉 입점약국보다 B2C 실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약국의 경우 일부 문전약국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있고, 포화상태에 따른 경쟁 또한 치열해지면서 빨간약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높다는 설명이다.

이복기 대표는 “분당서울대병원 주변에는 대략 12곳의 약국이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병원과 근접한 약국 2곳에 몰린다”며 “병원과 지리적으로 조금 떨어져있거나 노출이 쉽지 않은 곳에 위치한 동네약국 입장에서는 빨간약 앱이 환자를 매칭해주면 약 처방전 유입이 증가하고 그만큼 처방조제수입도 커지기 때문에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빨간약 앱을 통해 처방전 온라인 접수·결제로 약국의 조제시간이 단축되고 온라인 복약지도·복약상담으로 단골 고객 확보도 가능하다”며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인근 수인분당·신분당선 미금역과 주변 약국 8곳이 빨간약 플랫폼에 입점해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분당서울대병원행 버스가 정차하는 정류장을 찾아 직접 발로 뛰며 빨간약 앱 홍보를 하고 있다.

이복기 대표는 마스크를 배포하며 환자들에게 빨간약 앱을 이용하면 약국 대기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을 홍보하고 있다.
이복기 대표는 마스크를 배포하며 환자들에게 빨간약 앱을 이용하면 약국 대기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을 홍보하고 있다.

그는 “환자들이 미금역에서 하차해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7번 혹은 7-1번 버스를 타고 분당서울대병원을 가게 된다”며 “매일 버스정류장에서 마스크 400개를 배포하며 환자들에게 빨간약 앱을 이용하면 약국 대기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40대 연령층이야 앱 다운로드와 이용이 수월하지만 50~60대는 모바일 사용에 대한 어려움이 있고, 또 직접 종이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을 방문해 약을 받아야한다는 인식 때문에 빨간약 앱 사용 확대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지금까지 이 대표가 배포한 마스크는 대략 2만장. 단순계산으로 50일 동안 환자 2만명을 만난 셈이다.

매일 마스크 400개를 배포하는 일도 힘들었지만 그보다는 암환자 등 몸이 불편한 환자들이 힘겹게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약국에서 대기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빨간약 앱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홍보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이복기 이팜헬스케어 대표는 “분당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분당제생병원 분당차병원 등 순차적으로 정식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2022년 말까지 종이처방전의 50%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빨간약 앱 사용자와 입점약국이 늘어나면 환자맞춤 건강보조제·영양제 추천 등 구독서비스 형태의 e-커머스사업 등 다양한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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