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과 함께 식이 섭취 곤란으로 체중 감소 초래
구내염 치료제 ‘에피실’ 5분내 효과 발현·최대 8시간 지속
영국·일본선 치료재료로 급여 처방...한국선 ‘별도산정불가’로 전액 본인부담

점착성투명창상피복재(구강 내 상처 보호제) ‘에피실 오랄 리퀴드’(episil Oral Liquid)
점착성투명창상피복재(구강 내 상처 보호제) ‘에피실 오랄 리퀴드’(episil Oral Liquid)

[라포르시안] 전문가들은 암 극복을 위한 조건 중 하나로 항암환자들의 균형 잡힌 영양 섭취 중요성을 강조한다.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환자 치료효과를 높이고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사선치료나 항암화학요법 때문에 면역 기능이 떨어져 구강점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구강 점막염’(구내염)은 심한 통증과 함께 식이 섭취 곤란 등 기능장애를 유발해 영양 결핍에 의한 체중 감소를 불러온다.

점막을 통한 2차 감염 위험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구내염이 심한 경우 환자의 투병 의지를 꺾어 계획된 치료가 지연 또는 중단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항암치료 효과가 저하되고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 경제적인 비용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유럽과 일본에서는 암환자 구강 점막염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구강 내 상처를 보호하는 제품 중 하나로 ‘점착성투명창상피복재’(구강 내 상처 보호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국과 일본은 국민건강보험에서 각각 ‘구강 필름 형성제’ ‘구강 점막 보호재료’로 급여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시장에 출시된 대표적인 항암보조용 구강 내 상처 보호제는 ‘에피실 오랄 리퀴드’(episil Oral Liquid·이하 에피실)이 있다.

스웨덴 제약사 Camurus AB 사가 개발해 특허를 낸 ‘플루이드 크리스탈’(FluidCrytal) 기술을 적용한 에피실은 미국 FDA로부터 ‘항암 화학요법 또는 방사선치료에 의해 유발될 수 있는 구강 점막염 및 구내염 등 다양한 병인의 구강 병변 통증관리와 완화를 목적’으로 허가를 받았다. 

에피실 6가지 주요 성분인 ▲글리세롤 디올리에이트 ▲포스파티딜콜린 ▲에탄올 ▲프로필렌글리콜 ▲폴리소르베이트 80 ▲페퍼민트 오일 등은 FDA의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간주되는 물질’(Generally Recognized As Safe·GRAS)에 등재돼 안전성도 입증됐다.

에피실은 저점도 지질 기반 액체로 구강 점막염 부위에 도포하면 제품에 함유된 인지질과 다이글리세라이드 지질 성분이 침의 미량 수분과 자가 결합해 구강 점막 표면에 액정 보호막인 생체점착제를 형성한다.

생성된 생체점착막은 민감하고 자극적인 점막을 외부 접촉으로부터 격리·보호해 통증과 조직 자극을 감소시킨다. 스프레이 형태 휴대용 의료기기 에피실은 상처 부위에 도포하면 5분 이내 효과가 발현되고, 최대 8시간까지 지속된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에피실 사용을 통해 구강 통증완화와 함께 정상적인 식사·말하기·삼키기 등이 가능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구강 점막염 발병에 따른 항암제 투여량 감소 또는 투여시기 지연 등 항암치료 계획 변경을 최소화할 수 있다. 

유럽 암환자 구강관리협회(EOCC)에서 발간한 ‘암환자 구강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구강 점막염에 대한 ‘예방적’ ‘치료적’ 목적으로 에피실과 같은 점막표면 보호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유럽 암환자 구강관리협회(EOCC)에서 발간한 ‘암환자 구강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구강 점막염에 대한 ‘예방적’ ‘치료적’ 목적으로 에피실과 같은 점막표면 보호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에피실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은 앞서 유럽과 일본에서 인정받았다. 유럽 암환자 구강관리협회(European Oral Care·EOCC)에서 발간한 ‘암환자 구강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구강 점막염에 대한 ‘예방적’ ‘치료적’ 목적으로 에피실과 같은 점막표면 보호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일본 암 학회(JASCC)·일본 암환자 구강관리학회(JAOSCC)가 공동 발간한 가이드라인 역시 구강 점막염에 대한 에피실 사용을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소개하고 있다.

에피실의 구강점막염 등 통증 감소 및 완화효과는 다양한 해외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2014년 ‘Treatment of oral mucositis pain following radiation therapy for head-and-neck cancer using a bioadhesive barrier-forming lipid solution’을 주제로 한 탐색연구에서는 에피실 투여에 따른 통증 완화효과 및 진통 기간을 평가했다.

관련 연구는 두경부암 항암 방사선치료 3~4주차의 세계보건기구(WHO) 척도 2급 이상 구강 점막염 증상을 보이는 환자 38명을 무작위로 에피실(시험군)과 에피실+벤지다민(대조군)으로 나눠 불가리아 5개 센터에서 이뤄졌다.

환자들은 치료 전 5분, 30분, 1시간, 2시간, 3시간, 6시간, 8시간 후 리커트 통증 점수(0=통증 없음, 10=가장 심한 통증)를 사용해 통증 정도를 채점한 결과 시험군·대조군 모두 적용 후 5분 이내 환자 통증 강도가 40% 감소했다.

특히 에피실을 투여한 시험군에서는 통증이 빠르고 지속적으로 최대 8시간 완화되는 효과가 있었다. 반면 에피실+벤지다민 대조군은 일반 에피실의 효능·효과 대비 추가적인 통증완화를 제공하지 않았다.

에피실은 해당 연구를 통해 방사선 항암치료로 인한 구강 점막염 통증관리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통증완화 효과를 인정받았다.

2018년 진행된 또 다른 임상시험에서도 에필실의 국소 통증 완화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Local Analgesic Effect of a Bioadhesive Barrier-Forming Oral Liquid in Cancer Patients With Oral Mucositis Caused by Chemotherapy and/or Radiotherapy’를 제목으로 한 임상연구에서는 구강 점막염 증상을 보이는 화학 및 방사선요법 항암치료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에피실(시험군)과 중국 점착성투명창상피복재 KangSu(KS·대조군)을 1대 1 비율로 무작위 배정해 국소 통증완화 효과를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시험군과 대조군 간 부작용 발생률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지만 치료 후 6시간 이내 구강 점막염의 국소 진통효과는 에피실이 대조군(KS)와 비교해 월등히 높았다. 구강 점막염 부위에 도포 시 접착이 쉽고 필름이 빠르게 형성된 에피실의 진통효과는 치료 후 6시간 동안 지속돼 이 또한 대조군보다 길었다.

올해 2월 SCIE급 저널이자 암 치료분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Oncology’에 게재된 연구논문에서도 에피실이 암환자 구강 점막염 개선효과 외에도 영양실조를 방지해 몸무게 감소를 줄여줌으로써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A Bioadhesive Barrier-Forming Oral Liquid Gel Improved Oral Mucositis and Nutritional Status in Patients With Head and Neck Cancers Undergoing Radiotherapy: A Retrospective Single Center Study’ 논문에 따르면, 에피실은 지질 기반 액체로 구강 내 상처에 도포하면 생체접착막을 형성해 환부를 물리적으로 보호해 통증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도포 시 5분 이내 막이 형성되고, 1회 사용 시 최대 8시간까지 효능이 지속된다.

실제로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는 두경부암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에피실 사용군이 가글 제제를 사용한 대조군보다 중증 구강 점막염 발생 비율이 현저하게 낮고, 사용 직후 통증 완화 효과도 월등한 것으로 입증됐다.

임상시험 시작 4주·7주 후 두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에피실을 사용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해 체중이나 BMI(체질량지수) 감소가 현저히 낮았다.
임상시험 시작 4주·7주 후 두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에피실을 사용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해 체중이나 BMI(체질량지수) 감소가 현저히 낮았다.

주목할 점은 시험 시작 4주·7주 후 두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에피실을 사용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해 체중이나 BMI(체질량지수) 감소가 현저히 낮았다는 것. 그만큼 구강 내 통증이 경감돼 환자의 정상적인 영양 섭취가 이뤄진 결과다.

한편, 에피실은 한국에서 치료재료 ‘별도산정불가’로 환자가 본인부담 100%로 구매해 사용해야하는 반면 영국과 일본에서는 급여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영국은 국민건강보험(NHS)에서 에피실을 치료재료(중분류명: Oral Film Forming Agents·구강 필름 형성제)로 등재하고 10㎖ 기준 49.21GBP(약 7만7,642원)의 급여가 이뤄진다.

일본 국민건강보험NHI) 역시 암 등에 관한 화학 및 방사선요법을 실시하는 환자 대상으로 치료 관련 구강 점막염에 에피실(중분류명: 구강 점막 보호재료)을 이용하는 경우 10㎖를 한도로 산정해 7,660JPY(약 7만9,632원)의 급여처방이 가능하다.

박은영 대한종양간호학회장은 “구강 점막염은 항암치료의 큰 장애요소 중 하나지만 현재 마땅한 예방 및 치료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국내에서도 구강 내 필름 형성제 사용이 보편화된다면 이미 여러 어려움으로 고통 받고 있는 항암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상처 보호를 통해 2차 감염 위험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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