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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뼈 고정나사, ‘한미FTA 괴담’을 현실로 만들까치료재료 건보 상한금액 인하 후 독립적 검토기구에 이의신청 폭증
"아큐트랙 스크루 가격인상 전례 남길 경우 심각한 후폭풍 우려"
▲ 한미 FTA 협상 당시 양국 협상대표단.

지난 27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4대 중증질환자에 대한 초음파 검사 급여화 안건이 가장 큰 이슈가 됐다.   그런데 이날 건정심 전체회의 안건 중에 눈여겨볼 사안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미국기업인 아큐메드(Acumed)의 관절고정장치(제품명 '아큐트랙 스크루')에 대한 건강보험 상한금액 10% 인상안건이다. 결과적으로 이 안건은 부결됐다. 건정심 회의에서 위원들간 이견이 있어 재논의키로 결정이 났다.아큐트랙 스크루 제품의 건보 상한금액 인상안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한미FTA 발효 이후 도입된 ‘독립적 검토 기구’의 역할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이 제품의 상한금액 인상안이 건정심 전체회의에 상정된 과정을 보면 그 이유가 짐작이 간다.앞서 아큐트랙 스크루의 국내 수입사인 준영메디칼은 지난해 8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산하 치료재료전문평가위원회(이하 치재위)에 이 제품의 건강보험 상한금액를 인상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치재위는 상한금액 인상요구에 대해 해당 제품이 동일 목적의 유사재료와 비교시 특장점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작년 말 조정신청을 기각했다.

치재위의 기각 결정에 준영메디칼은 지난 1월 중순 독립적 검토 기구에 이의 신청을 제기했고 독립적 검토 기구는 지난 4월 “수입원가를 반영해 상한금액을 상향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검토 결과를 다시 심평원에 보냈다.

이후 치재위는 아큐트랙 스크루에 대한 건강보험 상한금액 10% 인상 결정을 내렸고 지난 27일 건정심 의결 안건으로 상정된 것이다.아큐트랙 스쿠르 제품의 가격 인상건 결정이 연기된 것은 복지부가 독립적 검토기구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는 증거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변혜진 사무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큐트랙 스크루의 가격 인상 근거로 제시된 논문이 근거가 없는 만큼 재논의가 아니라 기각됐어야 마땅하다”며 “결정을 미룬 것 자체가 복지부가 독립적 검토기구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만일 재논의를 통해 건보 상한금액 인상이 결정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변 국장은 “복지부가 아큐트랙 스크루의 가격인상을 받아들이면 다른 의료기기 업체들도 독립적 검토기구를 통해 가격 조정에 참여할 것”이라며 “결국 전체 수입 의료기기 제품의 가격 인상의 물꼬를 트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독립적 검토기구에 치료재료 관련 이의 신청 접수 폭증의료기기업체가 치료재료 등의 가격 결정을 놓고 독립적 검토 기구에 이의 신청을 제기한 건수가 폭증했다. 앞서 치재위는 지난 1~2월에 인공관절, 인조안구 등 치료재료 4,099개 품목의 건강보험 상한금액을 평균 6.20% 인하하기로 심의·의결한 바 있다.이후 독립적 검토 기구에 관련 의료기기업체들의 이의 신청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무소속)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까지 치료재료에서 독립적 검토 신청은 8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치재위가 4,099품목의 상한금액 인하 결정을 내린 이후 최근까지 독립적 검토기구에 3,000여건 이상의 의료기기 가격 결정 문제가 회부된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아큐트랙 스크루의 가격 인상이 결정될 경우 독립적 검토 기구에 의료기기 업체들의 신청이 더욱 폭주할 가능성이 높다"며 “치료재료가 건강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인체조직까지 포함돼 있어 이 부분은 앞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많다"고 우려했다. 우 실장은 "건정심이 재논의를 통해 아큐트랙 스크루의 가격 인상을 의결하면 기독립적 검토 기구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전례를 남기게 되는 셈”이라며 “FTA에 의료기기가 포함된 것은 한미 FTA가 최초인 만큼 전 세계 최초의 전례를 남기는 것이고, 그에 따른 후폭풍이 우려된다”고 말했다.의료기기보다 의약품의 가격 조정 신청으로 이어질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그는 “건강보험 재정에서 의료기기가 자치하는 비중은 3% 수준인데 비해 의약품은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독립적 검토 기구에 의약품 가격 조정 신청이 이어질 경우가 더욱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독립적 검토기구를 통해 한국정부의 결정을 번복하는 사례가 계속 발생할 경우 의료비 인상의 중대한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복지부에서도 독립적 검토 기구의 결정을 심평원과 건정심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우 실장은 "복지부는 의약품 및 의료기기에 대한 수가, 가격 결정과정이 독립적 검토 기구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부인만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대응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의식 기자  hovinlove@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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