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검사·치료병상 여력 있어도 지속가능하지 않아
지역사회 누적된 감염원·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언제라도 대유행 가능성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0~600명대 사이를 오가며 불안한 정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원 누적, 다중이용시설, 교육시설 등 중심 집단발생 증가, 변이 바이러스 감염 증가 등 위험요인이 내재돼 있어 언제라도 폭발적인 확진자가 나오는 4차 대유행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20일 0시 기준으로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529명, 해외유입 사례는 20명이 확인돼 총 549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1만5,195명(해외유입 8,022명)으로 늘었다.

현재 8,166명이 격리 중이며,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10명이 늘어 109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1명이 추가로 발생해 누적 사망자는 1,802명(치명률 1.56%)이다.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 규모는 지속해 증가하는 추세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주간 하루 평균 621.2명의 확진자가 보고돼 직전 주보다 7.2% 증가하는 등 최근 3주 연속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주요 감염경로를 보면 가족이나 지인, 직장 동료 등 선행 확진자와 접촉으로 발생한 감염 사례가 47.4%에 달해 가까운 동료나 지인 간 접촉으로 소규모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집단발생도 19.1%가 보고됐다. 병원 및 요양시설에서의 감염은 1.3%로 감소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감염경로 조사 중인 사례도 1,296명(28.8%)로 증가하고 있다.

위중증 사례는 전주 대비 감소하고 있고, 2월 중순경부터 계속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사망자 수는 소폭 늘었지만 치명률은 1.62%에서 1.58%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양상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유행 위험요인으로 ▲지역사회 감염원 누적 ▲다중이용시설 등 집단발생 증가 ▲변이 바이러스 감염 확산 등을 꼽았다.

지난 2월 중순부터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한 이후 일상생활 속 공간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경증 ·무증상 감염자가 지역 감염원으로서 누적되면서 전파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3차 유행 이후 경증·무증상 감염과 접촉자에 대한 조사 누락 등으로 미진단 감염자가 누적되면서 진단받지 못한 감염원이 상당수 퍼져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방역당국은 의료기관, 약국에 방문하는 유증상자가 조기에 검사를 받게끔 진단검사 의뢰를 활성화하고, 보건소 선별진료소 검사 대상을 증상 유무나 역학적 연관성과 관계없이 검사를 확대했다.

최근 들어 다중이용시설, 교육시설 그리고 사업장 중심의 집단발생 위험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도 방역망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찾는 헬스장, 유흥시설,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의 집단발생이 지속되고 있으며, 3월 개학 이후 학교와 학원 관련된 전파 위험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공공기관, 또 물류 ·콜센터 등의 사업장 중심 집단감염도 증가하고 있다.

지역사회 중심으로 변이 바이러스 집단감염 사례가 계속 증가하는 점도 4차 대유행을 초래할 수 있는 위협요인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 확정 사례는 총 449명이다. 국내 감염으로 역학적으로 연관된 사례도 465명으로 총 914명이 국내 변이 바이러스 사례로 확인됐다.

지난주에 확정된 변이 바이러스 사례를 보면 해외유입이 35명이고 국내 발생이 35명이다. 집단발병 관련 9건의 국내 집단감염 사례에서 영국 변이가 추가로 확인됐으며, 특히 울산과 경남 지역 중심으로 집단발병 사례가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백신이나 치료제 효과를 떨어트리는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고위험 국가에 대해서는 오는 22일부터 입국자 전체를 시설격리 조치할 방침이다.

한편 지속적으로 500~600명대 규모로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환자 치료를 위한 격리병상 여력은 안정적인 편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으로 생활치료센터는 총 34개소 6,257병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가동률은 52.8%로 2,953병상 이용이 가능하다.

감염병전담병원은 총 8,680병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가동률은 전국 37.6%로 5,413병상 이용이 가능하다. 수도권은 2,349병상 여력이 있다. 중환자병상은 총 766병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전국 611병상, 수도권 368병상이 남아 있다.

문제는 백신 수급 불안으로 예방접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K-방역' 핵심인 신속한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격리 조치만으로 코로나19 종식이 불가능하다. 

코로나19 유행 사태가 벌써 1년이 더 지났고, 의료기관과 의료인력을 방역 대응에 계속 투입하면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 유행 사태가 심각해지면 코로나19 대응과 확진자 치료병상 확보로 지역내 필수의료 공백과 취약층 돌봄 중단, 일상적인 환자 진료체계 붕괴를 반복할 수 없는 일이다. 

궁극적으로는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할 때 코로나19 유행 종식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백신 물량 확보에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앞서부터 백신 수급 불안과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인한 접종 중단 등이 반복되면서 전국민 대비 백신 접종률은 3%에 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20일 0시 기준으로 신규 1차 접종자는 12만1,234명으로 총 163만9,490명이 1차 접종을 받았다. 2차 신규 접종자는 1명으로, 총 6만586명이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백신 접종을 받은 집단에서 신규 확진자와 위중중 환자 발생이 크게 줄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물량의 백신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의 종사자와 60세미만 입소자를 대상으로 2월 26일부터 예방접종을 실시한 후 병원 및 요양시설 관련 코로나19 확진환자 발생비율이 지속해 감소하고 있다. <관련 기사: 백신 접종의 힘!...요양병원·요양시설 확진자 발생 크게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예방접종대상자 중 75세 이상 연령층에서 1회 백신 접종 후 14일 이상 경과한 시점의 백신 효과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모두 10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75세 이상 접종대상자 388만 9,732명(접종 전 확진된 6,902명 제외) 가운데 이달 14일까지 1회 접종을 완료한 41만 3,570명 중에서 접종 후 14일이 지난 뒤 확진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기간 동안 75세 이상 미접종자 347만 6,162명 중 확진자는 550명(미접종자 10만 명당 15.8명)에 달했다.

결국은 백신 접종만이 신규 확진자 발생을 급속히 둔화시키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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