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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배제하는 환자중심연구사업단?..."관료주의 행태" 비판 제기돼환자단체, 사업단 연구주제 선정 과정 문제제기
"근거없이 이해상충 의구심 제기하면 오히려 연구 방해"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주관연구기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2020년 1월 개최한 2020년도 연구주제 제안·수요조사 설명회 모습. 사진 출처: 보건의료연구원 블로그.

[라포르시안]  환자중심의료기술최적화연구사업단(이하, 사업단)이 ‘환자 중심성’이라는 설립 취지와 달리 의사결정 과정에서 환자들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환자중심연구사업은 환자 요구와 관점, 가치를 반영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2019년부터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 앞에 ‘환자중심’을 추가해 관련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 사업을 위해 보건복지부는 2019년부터 매년 230억 원씩 8년 동안 총 1,840억 원의 국고를 투입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나 건강보험 등재 이후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의약품·의료기기·의료행위 및 의료서비스·전달체계 등 의료기술의 효과성·안전성·비용효과성 등에 대한 근거를 생성하거나 비교·평가하는 공익적 임상연구를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서 만들어진 의료기술 관련 근거를 기반으로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거나 불필요한 의료기술을 개선 및 퇴출해 환자가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사업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환자중심이란 사업 취지와 달리 환자가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한국1형당뇨병환우회에 따르면 사업단이 일반 국민, 시민단체·소비자단체·환자단체 등 국민·환자 대상으로 연구주제를 제안 받은 실적이 2019년 9건, 2020년 104건(선별 후 50건)이었다. 

이 중에서 최종 선정된 연구주제는 2019년 0건, 2020년 1건(연구자와 국민·환자 공통 제안 연구주제 포함 시 5건)에 그쳤다. 

2020년 국민·환자 제안으로 선정된 1건의 주제는 1형당뇨병환우회에서 제안한 ‘1형 당뇨인들이 수집하고 있는 혈당 관련 데이터에 대한 연구’였다. 

환자단체연합과 1형당뇨병환우회는 이 한 건 마저도 심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환자단체연합과 1형당뇨병환우회는 최근 "사업단이 자문그룹 회의결과, 자문그룹 회의결과를 반영한 평가위원회 회의자료, 평가위원회 회의결과를 반영한 운영위원회 회의자료에 1형당뇨병환우회로부터 제안 받은 연구주제 관련해 '공동연구를 수행해 온 특정 연구자 그룹이 있음'이라는 내용을 사실 확인 없이 기재해 놓았다"고 밝혔다.

이 문구로 인해 특정 연구자그룹이 마치 1형당뇨벙환우회를 통해 연구비를 지원받으려 하는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했다. 

1형당뇨병환우회는 2일 공식 입장을 내고 "(사업단이) 사실 확인도 없이 ‘이해상충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이해상충 문제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대가성이나 이익 여부를 따져야 하는데, 사업단은 이런 과정 없이 자의적으로 운영위원회 회의록에 '주제를 제안한 환자단체와 공동연구를 수행해 온 특정 연구자 그룹이 있음'이라는 내용을 사실 확인 없이 기재해 놓았다"고 주장했다.

환우회는 "기존 한 대학병원과 대학 연구기관에 혈당 관련 데이터를 제공해 왔다"며 "이 기관들의 연구자도 대가 없이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 차원에서 연구를 한 것이고, 환우회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그 어떤 경제적 이득도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환우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1형 당뇨 환자들의 통합 데이터 수집이 전무한 실정이며, 건강보험공단에 일부 데이터가 있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연구목적으로는 활용하기 힘든 상황이다. 당뇨환자들의 혈당 데이터는 환자 스스로 제공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제대로 된 연구조차 할 수 없다는 의미다. 

환우회는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 단체가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이해상충 문제나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는 것은 사업단이 실제 현실에 얼마나 무지한가를 보여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사업단 운영에서 환자 중심성 부재는 환자단체 제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다고 환우회는 지적했다. 

환우회는 "이 연구는 데이터 관련한 연구이기 때문에 최소한 수집되는 데이터 셋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1형 당뇨인 혈당 관리는 데이터에 기반해 이뤄지기 때문에 반드시 데이터 전문가의 자문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그런데 사업단은 회의 중에 해당 연구에 대해 단지 ‘앱을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중심연구사업’에 맞지 않는 주제라는 무지한 언급을 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 셋도 확인하지 않은 상황에서 ‘데이터는 방대한데 질적으로는 단순하다’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사업단이 오히려 환자중심연구를 방해하고 있다고 의견도 제기했다. 

환우회는 "사업단은 자신들이 선정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1형당뇨병환우회에서 수집한 데이터는 ‘허가받지 않은 의료기기’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이므로 사용하지 말라고 가이드했다"고 주장했다. 

사업단이 제시한 가이드 때문에 '1형 당뇨인들이 수집하고 있는 혈당 관련 데이터에 대한 연구' 과제로 선정된 연구팀에서 연구 방향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우회가 사업단 측에 연구주제 선정을 위한 평가위와 운영위 회의자료에 ‘이해상충’을 의심케 하는 문구를 기재해 놓은 것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환우회는 "사업단은 허울 좋은 ‘환자중심’이라는 표현을 당장 버려야 한다. 자의적이고 관료적인 행태로 오히려 환자들을 배제한다"며 "복지부는 사실 확인 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사업단이 ‘환자중심’이란 정체성과 차별성을 찾도록 신속히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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