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첫 보정심 회의 열고 수급추계 결과 공개
의협 "의사 연간 근무일수 최소 278일...오히려 공급과잉"

[라포르시안] 보건복지부가 지난 30일 강도태 제2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 첫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보정심 운영규정과 보건의료인력 지원전문기관 운영계획, 의사 등 보건의료인력 6개 직종에 대한 중장기 수급추계 연구 진행상황이 안건으로 올라왔다.  의료인력 수급추계 연구 내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을 보여온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성종호 정책이사와 조민호 의무이사가 회의에 참석했다.  

앞서 복지부는 '이용자 중심 의료혁신협의체' 7차 회의에서 연구 중간결과를 공개했다. 이날 보정심 첫 회의에서도 같은 자료가 그대로 올라왔다. 

미래 특정 시점의 의료 이용량(인력수요)와 의료인력 공곱량을 추계해 수급 차이를 산출하는 ARIMA 모델을 잉요해 연구를 했는데, 의료이용량은 2003~2012 연도별 의료이용량 추이를, 환자 진료량은 2012년 진료량을 적용해 산출했다. 

진료일수를 최대 265일~최소 240일로 놓고 수급추계를 한 결과 의사는 2035년에 9,654명에서 최대 1만 4,631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치과의사 6,114명~5,803명 과잉 전망 ▲한의사 1,751명~1,343명 과잉 전망 ▲약사 3,876명~3,154명 과잉 전망으로 각각 나왔다. 

복지부는 이미 지난해 10월 의료인력단체,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직역단체별로 연구내용을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견 수렴을 위한 직역단체 간담회는 약사, 간호인력, 의료기사, 한의사, 의사, 치과의사 관련 협회 관계자와 학자들이 참석했다. 

그럼에도 이날 보정심 회의에서 의협 등 일부 단체에서 연구결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의협 성종호 정책이사는 "이 연구는 의사의 연간 근무일수를 240일, 255일, 265일로 잡고 수급추계를 한 것부터 오류다"면서 "현실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인구가 감소 추세인 점도 간과했다. 무엇보다도 의사협회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소 278일이 나오는데, 이 수치를 대입하면 공급 과잉이라는 계산이 나온다"고 말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의 '2016 전국의사조사'에서는 의사들의 연간 근무일수가 평균 300.6일, 주당 근무시간은 평균 49.9시간으로 조사됐다. 

성 이사는 보정심에서 각 직역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연구의 틀부터 다시 짜서 수급추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이사는 "의사들은 대부분 하루 8시간을 넘게 일한다. 심지어 토요일에도 대부분 진료를 하기 때문에 일반 직장인과 같은 근무시간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이런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단순 비교하는식의 연구는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서 의협뿐만 아니라 간호조무사협회 등 일부 다른 참석자들도 연구결과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는 보건의료인력 6개 직종에 대한 중장기 수급추계 연구결과를 5월에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의협은 이날 보정심 운영규정 중 위원 위촉 규정 가운데 '보건의료인력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위촉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 문제를 지적했다.

또 '위원회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하면 위원회에 분야별 전문위원회를 둘 수 있다'고 한 조항도 '두어야 한다'는 의무 규정으로 수정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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