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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 문제 특집대담] '간병파산·노노간병' 지옥에서 벗어나려면...
  • 대담 정리= 박진규 기자
  • 승인 2021.03.2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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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김덕진 한국만성기의료협회 회장, 강주성 간병시민연대 활동가,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

[라포르시안] 빠른 인구 고령화 속에서 고령의 환자를 고령의 보호자나 간병인이 돌보는 '노노간병(老老看病)' 시대라고도 한다. 하루 10만원에 달하는 간병비 부담 때문에 가족이 오랜 시간 병상에 누워 있으면 '메디컬 푸어'(Medical Poor)로 전락하기에 십상이다. '간병 파산'은 현실적인 문제이며, 간병비를 보장하는 민간보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3대 비급여 중 하나이면서 건강보험이 적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간병비 부담의 고통 속에 있는 국민을 위해 모인 '간병시민연대'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에 간병 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내년 대선에서 간병비 문제 해결을 대선주자들이 주요 공약으로 채택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뛰고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 국회 토론회, 집회 등을 지속해 열 계획이다. 라포르시안은 간병시민연대 강주성 활동가와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 김덕진 한국만성기의료협회 회장(의료법인 희연의료재단 희연병원 이사장)을 초청한 가운데 간병 문제를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대담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 1층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철처하게 이행한 가운데 진행했다. 

■ 대담

△ 강주성 간병시민연대 활동가
△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
△ 김덕진 한국만성기의료협회 회장(의료법인 희연의료재단 희연병원 이사장)

■ 정리

△ 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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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성(이하 강): 간병 문제를 올해 이슈로 만들어 대책도 없는 이 상황을 개선해보고 제도화해 ‘환자와 가족들이 덜 고통 받고, 나아가서는 국민들이 간병 문제에서 해방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 국회 토론회나 공청회 등 행사를 할 예정이지만, 이 자리에서 기탄없이 의견을 나눴으면 하는 바람이다.  

간병은 비용과 질, 인력 등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간병 비용, 서비스 질 문제, 제도화 방향성 순으로 얘기를 풀어갔으면 한다. 무엇보다 비용은 환자나 가족에게 가장 큰 고통이다. 급성기 병상의 경우 간병인에게 하루에 12~ 15만원을 줘야 한다. 주변에도 한 달에 400만원 넘게 간병비를 내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병원비까지 합치면 500~600만원이 들어간다. 이 돈을 월급만 갖고 부담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 결국 빚을 끌어다 써야 한다. 비용의 문제는 가장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신경림(이하 신):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강: 간병 비용은 환자와 가족이 부담하는 것이니 비급여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진료비 명세서에 해당 항목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 자체가 불법이다. 한 달에 500만원을 내도 의료비로 인정받지 못한다. 아주 이상한 문제인 거다. 

김덕진(이하 김): 현장에서 돌아가는 것을 보면, 간병인에는 크게 세 부류가 있다. 하루 12시간 간병이나 24시간 격일제 간병 그리고 24시간 365일 간병이다. 그런데 24시간 365일은 인간이 감당할 수준을 벗어나는 것이다. 그냥 그곳에서 먹고 자고 한다. 간병인의 상당수가 중국 동포들인데, 집세 부담을 덜기 위해 병원에 눌러앉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그거는 좀 심하지만 현실은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이걸 탈피하기 위해 격일제 근무를 시키는데, 격일제는 비용이 싸니 간병인 구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8시간제를 하면 비용 부담이 커지니 보호자들이 싫어한다. 거의 모든 것이 모순이다. 법도 모순이고 인간적으로도 모순이다. 

신: 24시간 먹고자면서 간병하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어떻게 자면서 돌봄을 하겠나. 12시간제라면 몰라도 24시간 일하는 것은 너무 힘들다. 24시간 일하게 하면 비용이 400~500만원 이상 들어간다. 거기에다 ‘우리 어머니 잘 봐주세요’ 하며 웃돈도 얹어준다. 제가 미국에서 체류하던 90년대 당시 병원에서 숙식하며 일하던 개인 간호사 월급과 비슷하다. 당시 4,000불 가량 받았다. 간병비도 표준화가 안 되어있다. 그 엄청난 부담을 가족이 다 떠안는다. ‘돈을 어떻게 부담하지? 아들, 딸 얼마씩 부담 하면 되는데, 나중에는 또 어떻게 해야하지?’ 이렇게 되는 것이다. 

김: 간병 서비스 질도 문제다. 간병인 중에 요양보호사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도 있는데, 이들은 그나마 기초 지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요양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는 사람의 80~90%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없다. 속된 말로 ‘밭매다가 간병하러 온다’는 것이다. 또 노인이 노인을 간병하는 일도 다반사다. 그러다 보니 질을 담보할 수 없다. 욕창 방지를 위해 체위변경을 해야 하는데, 간병인이 체위변경을 하고 있다. 깜짝 놀라 수간호사를 불러 체위변경 주체가 누구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한다. 체위변경을 간병인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료행위는 간병인에게 도움을 받더라도 지도·감독은 간호사가 해야 한다. 사정이 이러니 욕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강: 제가 봤을 땐 희연병원은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간병인은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에서 교육을 하거나 관리하지 않는다. 직원이 아니고 간병비를 병원이 받는 것도 아니라서 그렇다지만, 환자가 병원에 왔으면 안전과 돌봄은 병원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고 싶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가능하다. 제도가 되어 있지 않아서다. 예를 들어 간병인을 교육하고 통제하면 근로기준법상 병원 직원이 되기 때문에 병원에 오히려 큰 부담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간병업체를 통해 업무를 지시하고 감독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병원에서 개입하기 어려운 구조다. 

강: 교육을 한다고 간병인이 병원 직원이 될 수 있나?

김: 지휘·감독을 했느냐 안했느냐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그래서 그렇게 할 수가 없다.

: 담당 간호사가 할 일을 간병인에게 시키고, 문제가 심각하다. 간병인이 간호사도 되었다가 의사도 되었다가 못할 일 없이 다 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하나 배운 게 있는데, 방문요양 간호사가 환자 석션을 하는 등 24시간 돌볼 수 없으니 간병인이 완벽하게 석션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그 대신 이 간병인은 다른 곳에서는 석션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간병인이 오만가지를 다한다. 

강: 석션은  환자 보호자도 하는 경우가 있다.

신: 해서는 안 된다. 간호사가 정확하게 ‘당신은 이 환자에게 이것까지만 할 수 있다. 혹시 문제가 생기면 바로 간호사에게 알려야 한다’고 교육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기숙사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24시간을 환자와 같이 있다고 생각해보라. 그 사람이 샤워하고 밥도 먹어야 한다. 병실에 들어가면 옷가지가 널려 있고 음식 냄새도 난다. 이제는 개선할 때가 됐다. 

강: 그런데 간호사가 안 하기도 하지만, 그걸 안 하기 위해서 간병인 혹은 보호자에게 ‘이것 석션해 주세요, 소변줄 갈아주세요’ 하고 지시도 한다. 

신: 석션, 소변줄 교체 전부 간호사가 해야 한다. 그러나 간호사가 석션과 소변줄을 갈 환경이 아니다. 환자를 인당 40~50명씩 맡겨 놓고 간호사보고 어떻게 간병까지 하라는 것이냐. 간호사가 볼 수 있는 만큼 환자를 주고 석션, 욕창케어 하라고 해야 맞다. 요양병원에 가서 '환자 몇 명 맡았느냐'고 물으면 ‘38명을 보고 있다‘고 한다. 또 어떤 병원에서는 '간호사 두 명이 50명을 보는데, 한 사람은 챠팅(charting)을, 한 사람은 액팅(acting)을 담당한단다. 두 사람이 간호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 간호사가 환자를 케어할 수 있는 숫자만큼 맡겨야 한다. 그렇게 해야 간병인을 지도·감독 할 수 있다.

제가 요새 전국을 다니면서 요양병원 과장들을 만나 ’뭘 도와주면 되겠으냐,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되겠냐‘고 물으면 하나같이 나오는 얘기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면, 간호사와 보조 인력간 임금 차이가 없다. 그러니 간호사가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간병인을 관리하고 환자의 안전을 책임지게 하려면, 의사와 간호사가 일을 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간병인을 제도화해야 한다. 

"노인이 노인을 간병하는 일도 다반사"
"간호사가 케어할 수 있는 숫자만큼만 환자 맡겨야"

강: 간병을 제도화하는 것도 맞지만, 기본적으로 간호 인력을 늘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신: 간병의 질 관리도 해야 하고 관리 감독도 해야 한다. 당연히 간호사 숫자를 늘려야 한다. 

강: 말씀하신 여러 문제를 한번 시범적으로 털어보자 해서 시작한 게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다. 그런데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 환자들을 조사해보면 중증환자가가 아니라 대부분 경증환자뿐이다. 병원에서 환자의 상태를 보고 가려 받는다는 얘기다. 받고 싶은 환자만 받고 나머지는 중환자실로 보낸다. 간호간병서비스만 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의료법 체계에 간병이라는 말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정부가 대놓고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라고 한다. 그러니 간호사들도 '간병은 내 일이 아니다'라고 여긴다. 

신: 분명 잘못된 것이다. 

김: 이렇게 보면 된다. 치료비보다 간병료가 더 많이 나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런데 왜 이것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요양병원의 할인 문제 때문에 그렇다. 예를 들어서 보통 환자가 입원하면 입원비의 80%를 건보공단에 청구하고, 나머지 20% 본인부담금으로 받는다. 하루 입원료가 7~8만원 정도 된다. 월 250만원을 총진료비로 봤을 때 본인부담이 50만원이다. 환자 한 명당 간병비를 하루에 2만원씩 받으면 60만원이다. 합이 110만원이다. 그런데 요양병원은 병상이 많으니까 환자 유치를 위해 본인부담금을 할인해준다. 간병비와 합쳐서 80만원 정도 나오니까, 간병료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음에도 대다수 요양병원이 돈을 번다. 우리나라 의료수가가 원가의 69.8%에 불과한데도 본인부담금 할인해주며 잘 산다. 이게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이다.

신: 간호간병이라는 말도 쓰면 안 된다. 원래는 ’간호 서비스‘다. 간호와 요양보호 서비스를 통합하는 모델이 나와야 한다. 그 대신 간병인은 법적 자격을 만들어 제도화하면 된다.  

"간병인 법적 자격 만들어 제도화해야"
"건강보험 영역으로 끌어들여 질 관리 필요"

강: 자격으로 들어와야 간호가 온전히 병원 책임 영역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 병원에 입원했는데, ’환자가 낙상 등 사고를 당했을 경우 간병인은 본 병원의 직원이 아니라 이와 관련한 책임을 본 병원에 물을 수 없다‘는 동의서를 써줬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환자 간호는 분명히 병원의 책임이고, 병원 내에서는 간호사의 책임이라는 게 분명해져야 한다.

신: 간호사가 책임지게 하려면 간호사가 책임 질 만큼의 환자를 맡겨야 한다. 일할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간병인들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 어떤 틀이 나와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다.

강: 미국을 보더라도 병원 안에 간호사가 대부분의 일을 하지만 보조인력이 있다. NA(Nurse Assistant)가 있어 대소변 치우고 빨래, 산책 등의 일을 맡는다. 의료행위는 안 한다. 우리나라는 이게 섞여서 간병인들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다. 어떻게든 분리가 되어야 한다. 간호인력이 부족하면 인력을 늘리고, 보조인력은 합법화하되 의료법에 보조인력의 역할 등을 규정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것도 없으니 모든 것이 불법이 되는 거다. 

김: 제도화되면 어쩔 수 없이 정립된다. 반드시 간호사의 관리 감독을 받도록 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헬퍼‘라고 해서 우리나라 간병인들 하듯 일하는데, 그것이 건강보험의 영역에서 운용이 된다. 의료수가 안에 간병비가 포함되어 있다. 보험에서 돈이 나가니 당연히 환자 보호자들의 부담은 줄어든다. 

강: 일본은 90년대 말 정도에 법이 바뀌면서 급성기 병원은 간호인력으로 모두 대체됐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같이 간병인이 있었다. 그런데 급성기는 다 바꿔버리고, 요양원 이런 쪽은 중국, 베트남 사람들이 와서 일하고 있다.

김: 일본도 젊은 사람들은 3D업종이라 지망하는 사람이 없다. 몇 년 전부터는 아예 외국인에서 인력을 수입하고 있다. 

강: 병원도 그렇게 하고 있는가 급성기병원도 간호보조 인력으로 간병인이 들어오냐는 것이다. 

김: 헬퍼다. 간호의 기능업무를 도와주는 것이니…

신: 우리나라도 간병비를 가족들이 부담하게 하지 말고 건강보험 영역으로 들어와서 질 관리가 되는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도록 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돈을 더 내서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하면 국민들도 동의할 것이다. 2015년에 계산을 뽑아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간호사 중심 서비스로 통과시켰다. 간병도 정확하게 조사하고 분석하고 해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우리 이렇게 할테니 돈 더 내라‘ 했다가는 난리가 날것이다. 

강: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보험회사에서 간병보험을 내놓은 것이다. 이 문제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면 비용이 얼마나 들어갈지 추산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정말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 

신: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준비를 해야 한다. 이 문제를 언제까지 방치 할 수 없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논의가 시작됐으면 좋겠다.

김: 제도화를 추진하더라도 반감을 갖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게 앞서 언급했지만 질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이다. 

신: 시간을 더 늦추면 안 된다. 

강: 우리 간병시민연대의 주장은 지금 상황으로는 살 수가 없으니 간병문제를 어떻게든 제도로 풀 수 있게 대안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간병 문제 때문에 자살하고 망하는 국민들이 없게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 계신 두 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고 움직여 주셔야 한다. 정부는 그냥 움직이지 않는다. 환자와 시민은 앞으로 나갈 테니까 열심히 도와줘야 한다. 

지금 간병 문제를 올해 해결하자고 하는 이유는 연말 대선이 있기 때문이다. 5년마다 한 번 오는 기회다. 대선주자가 확정되면 모두에게 공약으로 받으라고 안길 것이다. 공약으로 받지 않으면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 것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분위기와 판을 만들겠다. 올해 안에 끝을 보려고 하니, 많이 도와달라. 

대담 정리=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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