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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항생제다!…병원감염 관리 위해 디자인 투여영국, 병원감염 관리 위해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 도입
국내 일부 병원서도 시도…"감염관리 수가 문제 등 걸림돌"
▲ 영국 보건부에서 디자인벅스아웃 프로젝트 위임을 받은 디자인카운슬은 병원 감염 관리를 위한 신제품들(가구 및 기기)을 개발했다.

병원 감염을 일으키는 항생제내성균 신고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종합병원 급 이상 국내 100개 병원의 항생제내성균 6종(VRSA/VISA, VRE, MRSA, MRPA, MRAB, CRE) 신고 건수는 2011년 한해 2만2,000건에서 2012년 9월 현재 2만8,000건으로 급증했다.

최근 질병관리본부의 병원 현장점검 결과, 13개 의료기관의 입원환자 63명한테서 국내에서 보고된 적이 없는 카바페넴계열 항생제 분해 효소 생성 장내세균(CPE)이 발견되기도 했다.

CPE는 항생제를 직접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생성하고 다른 균주에까지 내성을 전달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서비스디자인을 병원에 도입해 병원 감염 피해를 줄이는 해외 사례가 공개돼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영국이다. 영국은 병원감염 관리를 위해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를 도입하는데 상당히 적극적이다.

영국 보건부와 디자인카운슬은 NHS 산하 병원들은 대상으로 병원 내 세균을 퇴치하는 이른바 디자인벅스아웃(Design Bugs Out) 프로젝트를 2009년부터 추진해 왔다.

NHS 통계에 따르면 영국에서만 매년 5,000명이 병원 재감염으로 사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부가 병원 감염 예방을 위한 기술혁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국가 디자인산업진흥원에 해당하는 디자인카운슬에 세균 퇴치 프로젝트 개발을 위임했다.

이 프로젝트는 황색포도상구균(MRSA)과 클로스트리듐디피실리균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신제품 개발이 목표였다.

디자인카운슬은 영국 왕립예술대학교 내 헬렌함린 디자인연구센터 등 우수 디자인 업체와 손잡고 병원 기기와 가구를 리디자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디자인팀은 이 과정에서 병원 직원들을 면담하다가 환자가 직접 사용하는 침대 주위가 가장 오염되기 쉽고, 손소독제 통이 너무 작다거나 병실 내 커튼 청소가 어렵다는 등의 문제들을 알아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팀은 환자 병상 사물함을 이동가능하면서 정기적인 분해를 통해 청소가 용이하도록 리디자인했다.  

▲ 이동이 가능한 클립고정식의 물티슈 수납장치.

또 깨끗하게 닦을 수 있는 손잡이가 달린 커튼클립을 만들어 주기적인 청소가 가능하도록 했고, 환자 침대 옆에 클립 고정식의 물티슈 수납장치를 제공해 소독제 접근성을 높였다.

영국 보건부가 세균퇴치 프로젝트 과제 개발에 투자한 예산은 2만5,000파운드로 총 11개의 병원 내 가구 및 기기들이 선정됐고, 이 중 6개 제품이 대형병원에 도입돼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 하지만 국내 의료기관에서 병원감염 관리 차원에서 서비스디자인을 도입하는 것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다만 증증 화상 환자 및 타병원의 이송으로 인한 감염 노출이 상당히 높은 화상전문병원에서 서비스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병원 감염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현재 베스티안병원은 서비스디자인전문업체인 IRI(아이알아이)와 서비스디자인과 감염을 함께 매칭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병원 의료진이 환자의 감염관리를 체크함으로써 단계별 감염의 위험 정도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감염 예방 및 관리 가이드라인 및 가이드 활용매뉴얼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소아과에서 환자와 비환자(예방접종대상자 등) 진료 구역을 분리하는 등 병원 내 감염과 비감염 구역을 구분하고, 환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손 씻기 포스터와 감염 주의 디자인물 제작 등으로 감염관리 개념을 편안하고 시각적으로 표현해 환자에게 전달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베스티안서울병원 이문철 원장(내과 전문의)은 “환자의 경험을 총체적인 입장에서 바라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가시화하는 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번 감염관리를 위한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가 흰색과 붉은색만 존재하는 병원에 친근감과 생동감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병원 감염 관리를 위한 서비스디자인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유미란 사무관은 “6인실 위주의 병상과 감염관리 수가 구조의 취약, 대부분 개방형인 중환자실 등 병원 감염 관리 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라며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한데 하루아침에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유 사무관은 “그럼에도 서비스디자인은 병원 감염 관리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관련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등의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교한 감시체계 구축과 서비스디자인 같은 새로운 개념의 병원 감염 관리 시도가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질병관리본부 박선희 보건연구관은 “의료 관련 감염 감시체계 구축이 모든 병원으로 확대되는 등 모니터링 결과가 정확해지는 동시에 감염 관리 서비스디자인이 도입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병원도 자체적으로 서비스디자인 도입 등 적극적인 감염 관리에 나서고 정부도 서비스디자인 활용을 가이드라인 연구용역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디자인카운슬이 제작한 환자 병상 사물함 제작 동영상

서의규 기자  sunsu@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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