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개강 시즌을 맞이해서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는데도 대학가에는 조용한 설렘을 느낄 수 있다. 예전보다는 드물지만, 무언가 골똘하게 생각하며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이 캠퍼스에 보이기도 한다.

사람이 20대에 이르면 심리적으로 10대에 이어서 부모와의 관계에서 독립적인 성인으로의 이행을 완성하는 단계에 있으며, 신체적으로는 남녀를 불문하고 활동적으로 인생의 가장 절정에 다다르는 시기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20대에도 피할 수 없는 증상이 있으니 바로 불면증이다.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20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바이스 교수는 1개월이상 불면 증상 유병률을 20대 초반에서 2.3%에서 30대 중반에는 13.9%까지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무엇보다도 주의할 점은 20대 초에 불면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향후에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50%까지도 늘어난다는 점이다. 즉, 20대에 잘 치료되지 않은 불면증은 나이가 들어 한 개인의 정신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게 될 가능성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젊은 나이에 잠을 잘 못 자거나 우울해하면 돌봐주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기 보다는 본인의 의지가 약하거나 문제가 있다는 식의 비난을 하게 된다. 나이 든 어른들은 젊은이가 불면증을 호소하면 낮에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화를 낸다.

하지만, 실상은 이렇다. 10대 청소년 시기에 시작된 생체리듬은 여전히 ‘지연성’이다. 즉, 몸의 시계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신호를 보낸다. 더군다나 학교 수업이나 아르바이트는 일정한 시간에 시작하고 끝나기보다 매일매일의 시작 시간이 다르다. 어느 요일은 오전 8시에 시작하기도 하고, 어떤 요일은 오후 1시에 첫 수업이 시작하기도 한다. 여기에다가 아침에 부모가 깨워주던 중, 고등학생 때의 기상과는 달리, 독립적으로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주도하게 되면서 기상 시간이 불규칙한 부분이 더해져, 외부 환경과 생체 시계의 부조화가 악화된다. 

이때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거나 불면의 괴로운 날들이 반복되면서 불면증이 만성화되면 잠에 대한 강박관념이 쉽게 생기고,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밤에 대한 기억들이 트라우마처럼 뇌에 기억된다. 

20대의 불면증은 잠들기 전 몸과 마음이 긴장되어있는 과도한 각성 상태와 잠에 대한 잘못된 강박관념이 생기기 전에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급성 불면증이 만성이 되지 않도록 빠른 개입이 중요하다.

[글: 서울 드림수면의원 이지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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