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학교육 중요성 인식..."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 많아

임현택 "의대생 학습부담 최소화 범위서 논의해야" 

유태욱 "기초학 발전 없인 의학 발전 불가능" 

이필수 "의대생 의견 반영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박홍준 "의대 교육과정 일부로 녹여야" 

이동욱 "국가시험 도입 문젠 신중하게 검토해야" 

김동석 "충분한 의견수렴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사진 상단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동석, 박홍준, 유태욱, 이동욱, 이필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자.(가나다순)
사진 상단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동석, 박홍준, 유태욱, 이동욱, 이필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자.(가나다순)

[라포르시안] 대한의학회·기초의학협의회·의학한림원·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국립대병원협회·사립대의료원협의회 등 6개 단체는 지난 27일 오전 고려대 미디어관 SBS 스튜디오에서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를 초청한 가운데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 과정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기초의학 의사국시 도입에 대한 후보들 견해였다.

기초의학 의사국시 도입은 임상의사 배출에 매몰돼 있는 의학교육 시스템을 바로 잡자는 취지로 기초의학계가 지난 십수년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는 과제다.

선진국은 기초의학을 의사국가시험에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의대 2학년 때 기초의학 영역 평가시험을 통과해야 병원에서 임상실습을 받을 자격을 준다. 

우리나라도 의과대학 본과 2~3학년 과정 때부터 기초의학 지식수준에 대한 평가를 받고, 이 평가를 통과해야 의사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도입 방안까지 제시됐지만 의학계 일부의 반대와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날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전용성 대한기초의학협의회장은 '우리나라도 선진국들과 같이 의사국가시험에 기초의학 역량 평가를 반영하는 것에 대해 의협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답변 순서는 주사위를 던저 결정했다. 

가장 먼저 답변에 나선 기호 4번 박홍준 후보는 "미국 등에서 여러 단계로 시험을 보는 것을 긍정적으로 여긴다. 그러나 학생들 입장에서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규제가 아니라 교육의 커리큘럼을 효과로 이끌어가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한 번의 시험으로 당락을 결정할 게 아니라 교육과정의 일부로 녹여야 한다"고 말했다. 

기초의학 의사국시 도입을 위한 전제조건도 제시했다. 

박 후보는 "기초의학 분야에서 MD(의사) 부족 심각하다.  5~10년 지나면 더 심각해질 것이다. MD 교수요원을 확보가 절실하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기초의학이 임상의학과 연계되지 않고 과학의 일종으로 전락할 것이다. 형식적 규제가 아닌 학생들이 미래의학을 지향하는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호 5번 이동욱 후보는 "의대 교육과정에서 유급을 많이 시켰던 것이 기초의학 과목이었다"면서 "일단 의학을 전공한 사람은 기초의학적 소양은 갖췄다고 보면 된다. 기초의학 과목 학점을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의사국시 도입은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후보는 "지금도 엄격하게 학사관리를 하고 있다. 국가시험으로 도입해야 하느냐 문제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새로운 규제와 제도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호 6번 김동석 후보도 "기초의학 과목은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면서 "다만, 환경이 조성되어 모든 학생에게 충분한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공청회와 토론회를 통해 의견 통일을 이룬 후 가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특정 대학이 불이익을 받는 기초의학 교육 불평등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호 1번 임현택 후보는 "기초의학을 배우면서 엄청나게 힘들었던 기억이 있지만 임상에 나와서 기초의학이 요긴하게 쓰인다는 것을 느낀 경우가 많았다"면서 "임상을 아는 상태에서 돌아보니 기초의학이 매우 쉽고 현실적으로 다가왔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임 후보는 "따라서 의학교육을 단순히 기초와 임상 이분적으로 나눌게 아니라, 임상과 연계해서 기초의학에 대한 이해가 이뤄지면 학습부담은 덜고 이해의 폭은 넓히는 학습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초의학 의사국시 도입 논의는 의대생의 학습부담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호 2번 유태욱 후보는 기초의학은 더 높은 비중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학생들에게는 부담일 수 있지만 기초과학에 노출되지 않으면 기초과학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의협 회장이 된다면 정부와 함께 기초의과학자를 양성하는 투자를 하고 처우를 개선해서 앞으로 많은 의과학자들이 국내에서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또한 의학교육이 임상의사만 양성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초의학 발전 없이 의학의 발전은 불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유 후보는 "우리나라가 G7에 진입했다지만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이 없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호 3번 이필수 후보는 "국시에 기초의학 추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초의학을 전공할 젊은 의사 양성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다만, 의사국시는 기초의학 역량을 평가하지 않아 대학과 학생의 기초의학 역량 교육 부실과 과학기술 역량 부족 의사 배출이란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초의학 교육을 어떤 형태로 강화할지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의사국시에 반영하는 형태로 도입할 것인지, 교육과정에 포함된 현재의 제도를 강화할 것인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물론 당사자인 의대생의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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