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대비한 항체 플랫폼 확보

18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에 대해 설명 중인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18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에 대해 설명 중인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라포르시안] “기술주권이 문제가 된다면 셀트리온도 어쩔수 없이 코로나19 백신까지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이 있다.”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단, 치료, 예방에 이르는 자국 기술주권 확립이며, 우리나라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진단과 치료에서는 기술주권을 확립했지만, 백신 분야에서는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7일부터 셀트리온에서 개발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를 의료기관에 무료로 공급을 시작했다. 

렉키로나주는 코로나 환자 중 60세 이상 또는 기저질환이 있거나 폐렴증상이 있는 경우에 투여한다. 산소치료가 필요하지 않는 환자의 증상 발생일로부터 7일 이내에 투여할 수 있다. 

서정진 회장은 18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어제부터 렉키로나주가 공급됐는데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진행상황과 향후 계획을 공유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긴급하게 기자간담회 열었다”고 설명했다.

렉키로나주가 공공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 회장은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항체치료제는 공공재라고 말씀드렸다”며 “렉키로나주는 제조원가로 공급한다. 제조원가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와 생산현장 직원의 인건비 등 꼭 필요한 비용만 부여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제품을 개발한 주된 이유는 코로나19라는 국가재난에 기여하는게 목적이지 영리 목적의 비즈니스 사업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렉키로나의 임상디자인부터 임상결과와 효과, 향후 3상 임상 계획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셀트리온 김성현 임상 책임자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환자들과 의료진에게 어떤 불이익도 없었다는 점을 밝혔다.

김 임상 책임자는 “임상에 참여한 환자 중 약물투약군과 위약군 모두에서 대중치료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고 모든 비용은 회사가 부담했다”며 “임상에 참여한다고 해서 환자가 치료기회 잃지 않았으며 환자와 의료진 중 어떤 누구도 불이익이 없었다”고 했다.

임상 2상에서 나타난 바이러스 음전까지 걸리는 시간도 밝혔다.

그는 “7일 기준으로 치료군의 바이러스 농도는 1500배 감소해 위약군에 비해 7배 빠른 속도 차이를 보였으며, 바이러스 면적도 투약군에서 30% 이상 감소했다”며 “일주일 내에 항체를 투여해서 얼마나 빨리 바이러스를 감소시키느냐가 장기손상을 막고 중증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렉키로나주는 중증환자 발생률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렉키로나주는 확정용량 기준으로 중증환자 발생률을 전체 환자 대상 54%, 50세 이상 중등증환자 대상 68% 감소시켰다”며 “급격하게 증가하는 중증환자로 인해 고갈되고 있는 의료시스템을 정상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렉키로나주 투여군이 임상적 회복에 걸린 시간은 5.3일로 위약군 8.8일에 비해 3.5일을 단축시켰다.

환자군별로는 폐렴을 동반한 중등증 환자의 경우 투여군의 회복시간은 5.7일로 위약군 10.8일 대비 5.1일 단축시켰으며, 50세 이상의 중등증 환자에서는 투여군 6.6일로 위약군 13.0일 대비 6.4일을 단축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경증환자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성현 임상 책임자는 “바이러스 감소효과와 임상적 회복 시간 감소 효과는 경증환자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며 “안전성 측면에서 어떤 우려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 연구책임자 권기성 연구개발 본부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와의 싸움이 이미 시작됐다며 이에 대비한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권 본부장은 “셀트리온은 38개 항체 플랫폼을 확보했고 지금도 항체를 추가적으로 스크리닝해서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향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더라도 치료항체를 단시간에 개발해 유전자 진단법으로 맞춤형 치료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서정진 회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 방법으로 환자 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서 회장은 “변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제일 좋은 방법은 환자 수를 빨리 줄이는 것이고 지역 확산을 방역단계에서 막아야 한다”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나라가 기술 주권을 가지고 있는가의 여부”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이미 코로나19 진단시스템 기술주권은 확실히 가지고 있고 항체치료제도 기술 주권을 갖췄지만 백신은 해외 도입에 의존하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신 기술주권을 확보 못하면 변이가 현실화됐을 때 터널 끝에서 다시 유턴하는 현상 보일 수 있다”며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국 기업이 진단과 치료, 예방의 삼박자의 기술 주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셀트리온도 백신을 개발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백신 기술주권을 위해 백신 개발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비쳤다.

서 회장은 “항체를 만든다는 것은 항원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라며 “기술주권이 문제가 된다면 셀트리온도 어쩔 수 없이 백신까지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영리 추구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셀트리온이 보유한 기술인)초셀을 통해 스파이크 항원을 복제하는 방식으로 제조하게 되면 미생물로 제조하는 기술에 비해 제조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어 경제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렉키로나주와 관련한 논쟁과 오해를 멈춰달라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서 회장은 “코로나19 싸움에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렉키로나주가 논쟁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나는 괜찮지만 우리 직원들이 보람을 못느끼겠다는 반응에는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항체치료제를 개발할 때부터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공공재라고 했다”며 “우리가 검증한 이 약의 효능에 더 이상이 논란이 없으면 좋겠다. 렉키로나주의 출시가 대한민국 코로나19 상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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