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흔히 간질이라 불리던 뇌전증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발작이 반복해서 발생하는 만성 신경계 질환이다. 보통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거나, 온몸 또는 팔다리가 굳어지면서 규칙적으로 떨거나 거품을 무는 증상이 나타난다. 워낙 소아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인구 고령화로 노년층에서도 늘고 있는 질환 중 하나다. 2월 8일 세계뇌전증의 날을 맞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와 함께 뇌전증의 치료법과 생활관리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유병률 인구 1000명당 5~10명 

뇌전증은 특별한 원인 없는 비유발성 발작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질환이다. 생각보다 흔해서 인구 1000명당 5~10명의 유병률을 보인다. 20세 미만 소아청소년에서 가장 많지만, 최근 인구 고령화로 노년층에서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뇌전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질병코드 : 뇌전증 G40)는 총 143,721명으로, 최근 5년 사이 65세 이상 노년층은 24% 가까이 그 환자가 늘었다. (2015년 21,448명 →2019년 26,515명) 

갑작스러운 전신경련과 의식소실 발생

발작은 전신이나 일부분의 경련부터 감각 이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정신을 잃고 쓰러지면서 전신이나 팔다리가 뻣뻣해지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입술과 몸에 청색증이 나타날 수 있다. 눈이 돌아가거나 거품을 문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입안에 다량의 분비물이 발생하기도 하며, 멍해지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발작 후 한동안 정신을 못 차리다가 전과 다름없이 멀쩡해진다. 뇌의 손상, 뇌졸중, 뇌종양 등 발작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특별한 원인 없이 반복적으로 발작이 나타날 때 뇌전증으로 진단받게 된다. 

특별한 원인 없는 발작 2회 이상 생기면 뇌전증 진단

비유발 발작이 있었던 환자가 발작이 재발하는 확률은 2~3년 이내에 23~80%로 다양하다. 하지만 재발 후 세 번째 발작이 발생할 가능성은 79~90%로 매우 높아서 비유발 발작의 경우 발작이 두 차례 이상 재발하면 뇌전증으로 진단하게 된다. 비유발 발작이 한 차례인 경우라도 뇌파나 뇌 영상에 이상이 있거나 재발가능성이 높은 뇌전증 증후군이 의심될 때는 뇌전증으로 진단하며 이런 경우 약물치료를 바로 시작한다. 

정확한 진단 위해선 발작에 대한 진술 가장 중요 

뇌전증 진단은 발작에 대한 병력 청취로 시작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발작에 대한 진술이 가장 중요한데, 환자는 기억이 어려우므로 주변인의 진술과 동영상 촬영이 도움이 된다. 이와 동반 질환이나 가족력, 신경학적 진찰을 통해 신경 결손을 확인하고, 뇌파검사, MRI, PET 등 신경영상검사를 통해 뇌전증이 발생 되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게 된다. 원인을 찾지 못하거나 원인에 따른 치료법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최근 다양한 진단적 기법으로 원인을 찾아 효과적인 치료를 할 기회가 많아졌다.

발작 재발 낮추고, 위험 요소를 줄이는 약물치료

뇌전증 치료의 기본은 항뇌전증 약물치료다. 발작의 재발 가능성을 낮추고 발작과 관련된 위험 요소, 사망, 신체 손상, 교통사고, 뇌 손상, 등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뇌전증으로 진단되어 항뇌전증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의 약 70%는 2년 이상 발작이 없는 발작 관해 상태에 이르고, 관해 상태를 유지하면 약물을 중단할 수 있다.

약물 중단을 결정하기 전에 각 환자에서의 재발 위험성, 환자의 직업 등 개인 및 사회적 문제점을 고려한다. 약물 중단 방법은 급격히 중단할 때 금단 발작의 위험이 있어 6개월 이상 경과를 보면서 서서히 감량하여 중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약물 중단환자의 약 20%에서 재발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뇌전증 전문의와의 긴밀한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