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정책심위에서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추계 다뤄
관련 연구서 의사인력만 부족할 것으로 전망

2020년 7월 23일, 대한의사협회는 국회 정문 앞에서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0년 7월 23일, 대한의사협회는 국회 정문 앞에서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라포르시안] 정부가 의료계 반발에 부닥쳐 '잠시 멈춤' 했던 의사인력 증원 논의를 다시 시작한다. 오는 9일 오후 2시부터 열리는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 첫 회의에서 의사 부족 상황을 공유하고, 의대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공론화를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8일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이용자 중심 의료혁신협의체' 회의에서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 추계 연구 중간결과를 소개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박사가 맡은 이 연구는 ▲보건의료인력 종합계획 및 중장기 수급추계(의료인 등) ▲의료기사 등 중장기 수급추계 및 적정 수급방안을 담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추계다. 6개 보건의료인력 직종 가운데 유일하게 의사만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의사·한의사·치과의사·간호사·약사·한약사 등 6개 직종의 미래 특정시점 의료이용량(인력수요)과 의료인력 공급량을 추계해 소급 차이를 산출(ARMA모델)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력 수요는 2010∼2018년 국민 의료 이용량을, 인력 공급은 같은 기간 의료 인력 배출 추이를 토대로 추정했다. 추계시점은 2025년·2030년·2035년이다. 연간 진료일수는 240일·255일·265일로 각각 구분해 통계를 냈다.

연간 진료일수 265일은 법정 공휴일, 토·일요일을 감안한 진료일수다. 255일은 학회 참석, 연가 일수 등을 추가로 감안한 진료일수이고, 240일은 향후 진료일수 감소를 고려해 가정한 수치다.

그 결과 의사인력은 5년 뒤인 2025년부터 부족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간 진료일수 240일을 기준으로 적용하면 2,294명, 255일이면 1,412명, 265일이면 879명이 수요에 비해 모자랄 것으로 예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폭은 최대 1만 4,000명 선까지 벌어진다. 

2030년에 부족한 의사인력 규모는 ▲진료일수를 240일로 잡을 경우 7,168명 ▲255일이면 5,251명 ▲265일이면 4,094명으로 각각 추계됐다. 2035년에는 ▲240일이면 1만 4,631명 ▲255일이면 1만 1,527명 ▲265일이면 9,654명에 달할 것으로 추계했다.

반면 2030년 기준 치과의사는 1,810명~2,968명 과잉, 한의사는 696명~1,776명 공급과잉으로 전망했다. 

간호사도 2030년이 되면 4만 9,891~6만147명 과잉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간호사는 의료기관 종별 간호사 최소 정원 기준을 적용할 경우 16만 4,754명~18만 3,829명 부족한 것으로 나왔다. 

약사는 최소 1만 3,364명에서 1만 5,406명이 과잉으로 전망됐으나 역시 의료기관 종별 약사 정원 기준을 만족하려면 6,088명~7,846명 부족한 것으로 추계됐다.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작업치료사, 치과위생사, 치과기공사 등 의료기사 직군도 모두 인력이 남아돌 것으로 전망됐다. 응급구조사와 안경사만 부족할 것으로 예측됐다. 

복지부는 오는 9일 보건의료인력정책심위 회의 첫 안건으로 연구결과를 올리고, 공급 부족으로 나온 의사 인력 확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9월 4일 정부·여당과 의료계는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 될 때까지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 논의를 중단하고,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협의체를 구성해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보건의료인력정책심위에서 의사인력 증원 논의가 추진될 경우 작년처럼 의료계로부터 거센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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