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지부장 강수진)가 21일 오전 파업출정식을 갖고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가천대길병원지부는 2018년 새로운 민주노조를 설립했으며, 2008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파업 투쟁이다.

길병원지부는 지난해 8월 병원측과 임금인상과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을 시작해 지금까지 16차례 교섭과 2차례 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 등 모두 19차례 교섭을 가졌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앞서 인천지방지노위가 지난해 12월 29일 두번째 조정회의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노조는 파업 등의 쟁위행위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파업 출정식에서 강수진 기병원지부장은 “병원측은 많은 돈을 들여 수많은 CCTV를 병원내 설치하면서 지부의 최소한의 요구는 거부하고 있다”며 “일하는 직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근무복을 지급해주고, 임산부에게는 임부복을 지급해달라, 제대로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인력을 늘려달라”고 촉구했다.

길병원지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지정된 길병원에서는 확진환자 곁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이 근무복이 없어서 환자복을 입고 일하고 있고 일회용 수건이 부족해 침대 시트와 베갯잇으로 몸을 닦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보건의료노조 산하 200여개 지부들은 2020년 교섭을 모두 다 마무리 했는데 유독 가천대길병원만 아직도 교섭이 진행되고 있고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며 병원 사용자측의 불성실 교섭을 규탄했다. 

박 부위원장은 “지부에서 요구하는 건 가 코로나 전담병원답게 환자복을 입고 일하지 않도록 근무복을 제대로 지급해달라는 것, 인력충원하고 함께 일하며 고생한 비정규직을 정규직 해달라는 것”이라며  “병원측은 3년째 진행하고 있는 조합원 탈퇴 공작 부당노동행위 중단하고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파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병원 최고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원종인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지역본부장은 “지난해 길병원지부는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최소한의 임금인상을 요구했고 단체협약도 대부분의 병원에서 시행하는 수준만을 요구했다"며 "그럼에도 지난 7개월 동안 병원측은 노조와 교섭하면서 노조를 무시하고 탄압했다. 이길녀 회장이 직접 결단하고 나서서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가천대길병원 노사는 병원에 설치된  CCTV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길병원은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이유로 지난달 병원 곳곳에 CCTV를 설치했다. 

그러나 CCTV를 설치하려면 법에 따라 환자와 직원들에게 사전에 고지하고 안내표지판을 설치해야 한다.

노동조합과 맺은 단체협약에 따르면 설치 목적과 장소, 기간, 담당자 등에 대해 사전에 노동조합과 협의해야 하고 조합원과 직원을 감시할 목적으로는 설치할 수 없다. 

길병원지부는 "병원 측은 주말을 틈타 기습적으로 CCTV를 설치했으며, 아무런 설명도 없는 상태"라며 "직원들을 감시하기 위해 목적으로 CCTV를 설치한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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