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류마티스병원·경희대·국립보건연구원 공동연구
다인종 유전체 정밀분석으로 발병 원인 유전자 11개 세계 최초

사진 왼쪽부터 배상철 교수, 김광우 교수.
사진 왼쪽부터 배상철 교수, 김광우 교수.

[라포르시안] 국내 연구진이 류마티스관절염 발병 주요 원인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30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다인종 유전체 정밀 분석으로 발병과 연관된 원인 유전자 11개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한양대류마티스병원은 배상철 류마티스내과 교수와 김광우 경희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연구기술개발과가 공동연구를 통해 류마티스관절염 발명 매커니즘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지난 12일 류마티스 분야 최고 학술지인 '류마티스질병연보(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 온라인판에 게재했다고 13일 밝혔다. 

‘유전변이가 DNA 메틸화를 통하여 CD4+ T 세포의 류마티스관절염 특이적 전사체 특징을 만들어 내고 상당 부분의 류마티스관절염 유전성을 설명한다’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번 논문에는 하은지 경희대학교 박사과정 학생과 방소영 한양대학교구리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가 공동 1저자로 참여했다. 

지금까지 류마티스관절염 발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 CD4 T 세포는 적응면역반응에서 비자기항원을 인식하고 활성화돼 면역반응을 촉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항원에 CD4 T 세포가 반응하면 자가면역질환에 걸리게 된다.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은 자가면역 CD4 T 세포가 활성화하면서 관절 등 주요 부위를 공격해 염증이 생기게 된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유전자 발현 패턴은 CD4 T세포 활성과 분화에 연관된 특징이 정상군에 비해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많은 유전자가 DNA 염기 메틸화에 의해서 조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DNA 염기 메틸화는 류마티스관절염 원인 유전변이에 의해 메틸화 정도가 결정된다는 것도 밝혀냈다. 이로써 유전변이로 인한 후성유전학적 차이로 유전자 발현이 조절돼 나타난다는 일련의 발병 메커니즘을 총체적으로 증명했다.

이보다 앞서 연구팀(교신저자 김광우 교수, 배상철 교수, 제1저자 하은지 학생)은 한국∙유럽∙일본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2만2,628명과 일반인 28만8,664명의 유전체 유전변이를 정밀 분석해 류마티스관절염 발병에 관여하는 11개의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했다. 동시에 CD4 T세포가 활성화된 상태이거나 Th17 세포로 분화된 CD4 T 세포에서 류마티스관절염 원인 유전변이가 질병 유전자 발현 변화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결과는 지난해 12월 24일 '류마티스질병연보'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광우 경희대 교수는 “현재까지 진행된 가장 큰 규모의 류마티스관절염 유전자 연구를 통해 질병과 연관된 새로운 유전자 11개를 발견했고, 류마티스관절염 발병에서 CD4 T 세포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해 발병 메커니즘에 대한 더욱 정교한 이해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상철 한양대 류마티즘연구원장은 “한국인의 CD4 T 세포 내 유전변이들이 DNA염기 메틸화를 통해 연관 유전자를 조절한다는 것을 다차원 오믹스 연구를 통해 규명함으로써 향후 한국인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위한 발병예측과 약물반응성예측, 질병 예방이나 정밀의학을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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