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만병상 확보 추진계획 달성...중환자 치료병상 대폭 확충
의료현장에선 "중환자 급증하면서 의료인력 부족으로 충분한 치료 힘들어"
"의료인력 지원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자 더욱 증가할

[라포르시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 확산 기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확진자 치료와 방역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료진의 피로도가 한계치로 치닫고 있다. 더는 버티지 못한 의료인력의 이탈 현상도 발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방역당국은 지난 13일 '수도권 긴급 의료대응계획'을 발표한 이후 격리치료병상과 의료인력 확충을 추진해 왔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권덕철 장관)가 공개한 ‘수도권 긴급 의료대응 계획 2주차 중간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확보 병상에서 가동 중인 병상을 제외한 가용병상이 계획 시행 전 2,548병상(12월 12일 기준)에서 5,813병상(12월 26일)으로 총 3,265병상이 늘었다.

수도권 1일 이상 대기 환자도 한때 500명을 넘었으나 이달 27일 기준으로 96명으로 감소했다.

병상확충 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주차까지 확보 병상은 총 9,954병상으로 3주간 확보목표(1만 병상)의 99.5%를 달성했다.

중증환자치료병상은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병원이 적극 나서면서 451병상을 확보해 3주간 확보목표(300병상) 대비 150.3%를 확보했다. 감염병전담병원은 현재까지 1,743병상을 확보해 3주 간 확보목표(2,700병상) 대비 64.6%에 그쳤다.

보건의료인력의 경우 지난 2주간 의사 198명, 간호사 440명, 임상병리사·간호조무사 등 보건의료인력 343명 등 모두 981명을 의료기관과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추가 파견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앞으로 하루 1천명 이상 환자 발생이 계속되더라도 일반 의료체계에 차질이 없으면서 코로나19 환자가 적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 대응역량 강화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응 의료현장에서는 3차 대유행 상황 장기화로 의료인력 부족과 피로도 누적, 감염 위험 노출 등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공공병원 의료인력은 탈진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3차 대유행에 따라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환자 중증도별로, 환자 상태별로 필요 인력이 크게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구분과 가이드라인도 없이 전담병원으로 대거 전원되면서 전담병원 간호사들이 "더는 버티기 힘들다"며 호소하고 있다. 특히 3차 대유행 중심지인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 방역 대응 의료인력의 소진이 심각한 상황이다.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본부장 백소영)는 정의당 이혜원 경기도의원과 함께 지난 24일 경기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장기화와 대확산 사태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인력 소진 문제를 알리고 대책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백소영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장은 “코로나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코로나19 전담병원에 중증도가 높아지고, 스스로 거동이 어려운 요양, 재활, 정신질환자, 고위험군환자, 중환자로 채워지고 있어 기존 인력 기준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섭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지부장은 "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 이후 1년 가까이 지속되는 상황과 더불어 최근의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중증환자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충분한 간호와 처치가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이라며 "보건의료 인력 부족을 인지하고 파견인력을 모집·배치하고 있지만 전문성에 대한 파악 없이 배치가 되다보니 현장에서 역할이 ‘액팅’이라고 불리는 처치위주 업무로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부장은 "코로나19 전담병원 직원들은 소진돼 가는데 파견인력 임금과 3~4배가량 격차가 나면서 사기 저하와 박탈감으로 현장 내 갈등 소지로 작용해 1년 가까이 최전선에 버티던 직원들의 퇴사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격리치료병상 확충은 이뤄졌지만 필요한 의료인력 확보는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미라 성남시의료원지부장은 "성남시의료원이 코로나19 병상을 119개에서 53개를 추개해 172개로 확충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지만 현장에서는 이에 따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중환자 병상도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운영하고 있어 잠시 쉴 시간도 없이 소진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유미라 지부장은 “외부 파견인력 지원도 훈련되지 않았기에 한계가 있다”며 “병상 수 늘리고, 지원인력 숫자만 늘어난다고 실제 의료체계가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요양병원에서도 의료인력 부족과 탈진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확진자가 발생해 코로트 격리에 들어간 요양병원에서는 의료인력 이탈과 부족으로 고령층 환자 사망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 M요양병원의 경우 지난 1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으나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부족으로 확진자 이송이 늦어지면서 자체 격리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N차 감염이 확산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M요양병원 의료진은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최초 21명에서 시작해 현재까지 15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2명이 이송 대기 중이고 2명이 전담병원 전원후 돌아가셨다”면서 “(원내) 격리기간에도 음성환자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간병인과 일부 간호사가 퇴사한 상황에서 사명감으로 일하던 간호사들이 고된 간병과 간호 과정에서 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간병, 간호인력이 절대 부족해 병동당 1~3명이 환자 식사, 기저귀 갈기, 체위변경, 가래흡인 등을 하면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설명했다. 

특히 코호트 격리중인 요양병원에 의료인력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존 입원환자와 확진자 치료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사망자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기존 간호인력마저 번아웃으로 쓰러지면 아무도 환자들을 돌볼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전담병원과 병상을 확충해 치료하고, 음성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요양병원을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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