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집중도 더 높고 감염경로 더 다양해...고위험군 확진자 비중도 커
12월 들어 격리병상 대기 중 사망자 6명
[라포르시안]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나흘 연속으로 1000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확진자 급증에 따른 격리치료 병상과 의료인력 부족, 그에 따른 중환자 사망률 증가이다.
지난 15일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하루 사망자가 두 자릿수 단위로 발생하고 있어 중환자 치료에 의료자원 투입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중환자 발생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이대로 가면 조만간 의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려 의료붕괴 위기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
지난 2~3월 1차 대유행 중심지였던 대구·경북에서 벌어진 의료대란과 유사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당시에도 그랬지만 코로나 이외에 응급실 등 필수의료 공백사태로 적절한 의료서비스 이용을 받지 못한 비감염 중증환자의 초과사망 발생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관련 기사: 1분기 대구·경북서 900여명 '초과사망'...코로나보다 필수의료 공백 피해 더 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2월 19일 0시 기준으로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1,029명이, 해외유입 사례는 24명이 확인돼 총 누적 확진자 수는 4만8,570명(해외유입 5,057명)이라고 밝혔다.
현재 13,577명이 격리 중이며,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29명이 늘어 275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14명이 추가로 발생해 누적 사망자는 659명(치명률 1.36%)으로 늘었다.
사흘 연속으로 하루 10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격리치료 병상 부족으로 확진 판정 후 격리병상 배정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환자가 수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5일(12월 13~17일) 간 수도권 내에서 하루 평균 637명이 배정완료됐고, 265명의 확진자가 2일 이상 대기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격리병상 배정까지 대기가 발생하는 건 확진자 규모 증가, 확진자의 특수한 상태 등에 기인한 역학조사 지연과 중환자 병상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활용이 가능하다고 보고된 병상 및 생활치료센터 중에서도 실제 배정을 의뢰하면 의료인력 부족 등으로 활용이 불가능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격리병상 배정이 지연되면서 자택이나 병원 대기 중 사망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최근까지 자택에서 병원 입원을 기다리던 중 사망한 환자가 3명, 요양병원에서 격리 병상 전원을 기다리다 사망한 환자가 5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2∼3월 대구·경북 중심 '1차 대유행' 때 숨진 2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은 12월에 사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환자 병상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환자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질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중환자 병상은 18일 0시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45병상, 수도권에 4병상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7일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중환자 전담병상을 병원별로 추가로 마련하고, 연말까지 확충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병상 전체 혹은 일부를 소개해 코로나19 환자만을 전담 치료하는 중환자 병상, 준-중환자 병상, 중등증 환자 병상을 갖춘 병원을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지정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 12일 평택 박애병원을 시작으로 17일에는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등 4개 병원을 거점 전담병원으로 지정했다. 이를 통해 1월 초까지 중증환자 병상 169개, 중등증 환자 병상 172개를 확충할 계획이다.
한편 수도권의 코로나19 3차 대유행은 지난 2~3월 대구·경북 중심 1차 대유행 때보다 방역 대응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경북 중심 대유행 때는 감염전파가 짧은 시기에 폭발적인 규모로 발생했다. 하지만 신천지라는 단일 집단 구성원 위주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방역 대응을 한 곳에 집중할 수 있었다. <관련 기사: 열흘 만에 확진자 1300명 넘어선 대구...의료시스템 수용한계 벗어나>
그러나 3차 대유행 중심지인 수도권은 인구집중도가 대구·경북보다 훨씬 높고 감염전파도 다양한 지역과 시설에서 발생하면서 방역 대응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 유행 당시 확진자는 젊은 층이 대다수여서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수도권 3차 대유행에서는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잇따르며 60대 이상 고위험군 발생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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