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편의성·신뢰도 등 높아 만족도 86%
의료진, 상호소통 등 어려움으로 만족도 49%

경기도 생활치료센터에 의료지원 중인 분당서울대병원의 중앙모니터링본부 모습, 의료진이 영상통화를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경기도 생활치료센터에 의료지원 중인 분당서울대병원의 중앙모니터링본부 모습, 의료진이 영상통화를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라포르시안] 코로나19로 인해 정부가 한시적으로 허용한 전화 진료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 환자와 의료진 모두 전화 진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전반적인 만족도에서는 뚜렷한 시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병원장 권순용)은 정형외과 박형열 교수팀(교신저자 권순용)이 전화 진료에 참여했던 환자와 의료진 대상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국내 첫 전화 진료 만족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7일까지 은평성모병원이 시행했던 전화 진료 참여 환자 6,840명과 의료진 320명이었으며 이 중 환자 906명과 의료진 155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연구결과 전화 진료 전반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86%였으나 의료진 만족도는 49.7%에 머물렀다. 환자들은 편의성(79.9%), 상호 소통(87.1%), 신뢰도(87.1%), 재이용 의사(85.1%) 항목 모두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반면 의료진은 편의성(33%), 상호 소통(8.4%), 신뢰도(14.2%), 재이용 의사(35.5%) 모든 항목에서 낮은 수준의 만족도를 보였다.

의료진만을 대상으로 이뤄진 추가 조사에서 의료진 중에서 98%는 전화 진료의 목적과 장단점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85.8%가 코로나19 같은 비상 상황에서 전화 진료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대면 진료에 비해 환자 상태에 대한 설명이 어려웠다’(91.6%), ‘환자 또한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83.9%) 등 전화 진료의 안전성 측면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화 진료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 의료진은 환자의 편의성(53%)과 감염 예방(22%)을 장점으로 꼽았고, 불완전한 환자 상태 파악(55%)과 의사소통의 어려움(15%)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전화 진료 등 원격 진료가 적용되기 어려운 영역으로는 의료진의 48%가 ‘상처 소독이 필요한 수술 후 관리’, 32%가 ‘대면 진찰이 필요한 유증상 환자’를 꼽았다.

의료진은 원격 진료 활성화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영상 대면 진료’(40%), ‘원격 진료 플랫폼 개발’(27%), ‘의료 분쟁 예방을 위한 음성녹음 기술’(10%)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박형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들은 편의성과 감염 예방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 반면, 의료진이 경우 안전성에 대한 염려가 낮은 만족도로 이어짐을 알 수 있었다”면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 코로나19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의 원격 진료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원격 진료의 안전성 확보와 치료 가이드라인 확립 같은 보완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원격 진료에 관한 SCI(E) 국제학술지 'Telemedicine and e-HEALTH' 온라인판 1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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