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개 대학병원서 신경과 전공의 정원 '0'명
"고령화로 신경과 수요 증가하는 데 정원은 계속 축소"

[라포르시안] 보건복지부가 신경과 전공의 정원을 너무 적게 책정해 1,000병상이 넘는 대학병원 5곳이 전공의를 한 명도 배정받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신경과학회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내년에 5개 지방대 병원의 신경과 전공의를 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경과 전공의 정원을 받지 못한 5개 병원은 건양대병원, 단국대병원, 삼성창원병원,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조선대병원이다.

이런 문제가 생긴 건 복지부가 책정한 신경과 전공의 정원이 수련병원이 필요로 하는 전공의 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학회 설명이다.

학회에 따르면 올해 71개 병원에서 전공의 정원 배정을 요청했지만 정원을 배정받은 병원은 66곳이다. 

신경과학회는 3년 전부터 신경과 전공의 부족을 호소하며 정원 확대를 요구했지만 복지부는 오히려 정원을 축소했다. 2020년도 정원으로 별도 정원을 포함해 포함해 89명이 배정됐지만 2021년도에는 87명으로 2명이 줄었다.

학회는 "대형 수련병원에 응급실과 병실의 중증환자들을 지키는 신경과 전공의 정원을 한 명도 안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5~10명의 전공의가 필요한 2,000병상 이상 병원들의 신경과 전공의 정원도 겨우 2명뿐이다. 이제는 절망적"이라고 토로했다. 

노인 인구 증가로 신경과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현 상황과 역행하는 정책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학회는 "신경과 전공의 대책 특별위원회의 최근 연구 결과, 신경과의 응급실 중환자 진료 건수는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다음으로 많은 영역을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실제 진료 전문의 수는 7위, 전공의 수는 14위로 전공의와 전문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신경과 전공의 수는 미국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한데 다른 진료과는 미국보다 더 많은 수의 전공의를 배정했다고 주장했다. 

학회가 한국과 미국의 전공의 수를 비교한 결과를 보면, 신경과는 비국 대비 40%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신경외과는 46%, 피부과는 14%, 재활의학과는 76%, 안과는 71%, 성형외과는 89%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는 "어떤 진료과 전공의는 인구 대비 미국의 2배를 배정하고, 중증 환자들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신경과 전공의는 미국 보다 40%나 적게 배정했다"면서 "미국, 일본, 유럽의 신경과 의사들은 한국의 신경과 전공의 정원이 너무 적다고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학회는 "신경과 중증 환자들의 생명과 전공의 수련을 책임지는 학회가 이번 복지부의 전공의 정원 결정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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