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감기 연장 A형 혈우병 치료제 '엘록테이트'
"높은 출혈 예방 효과, 활발한 신체활동에 도움
급여기준 때문에 소아환자 치료 접근성 제한

[라포르시안] “세계혈우연맹은 혈우병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유지(예방)요법을 표준치료로 정의했다. 그러나 미국이나 호주 등과 비교할 때 국내 A형 혈우병 환자의 유비요법 시행률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소청과 최은진 교수
대구가톨릭대병원 소청과 최은진 교수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은진 교수는 지난 5일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가 ‘A형 혈우병의 최신 치료 지견과 국내 치료 환경의 현재’를 주제로 개최한 엘록테이트 미디어 세미나 발표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지난 8월 세계혈우연맹은 2012년 이후 8년 만에 혈우병 치료 가이드라인 제 3판 개정판을 발간했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중증 혈우병 환자의 유지요법 시행이 치료 원칙으로 자리잡았다. 

3세 이전 유지요법 시행은 근골격계 합병증과 관절 및 근육 출혈을 막기 위해 필요하며, 출혈 시에만 혈액응고인자를 투여하는 것은 더 이상 장기 치료 옵션으로 고려되지 않는다는 것이 골자다.

최은진 교수는 “혈우병은 평생에 걸쳐 정맥주사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기존 표준 반감기 제제들은 반감기가 짧아 잦은 정맥주사로 인한 낮은 순응도가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엘록테이트는 반감기를 늘려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었다는 것. 엘록테이트 반감기는 19시간으로, 기존 표준 반감기 치료제 대비 최종 반감기를 1.5배 더 연장했다.

최 교수는 “기존 치료제와 엘록테이트 간 차이는 정맥주사를 2일에 한번 맞는 것과 3일에 한번 맞는 차이이며, 일년에 52번이나 정맥주사를 덜 맞는 셈”이라며 “이는 환자가 아닌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차이다. 정맥주사를 덜 맞게되니 엄마와 환아 모두 치료에 적극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높은 혈액응고인자 수치에 도달하게 되면 동일한 투여 일정으로 높은 출혈 예방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활발한 신체활동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A형 혈우병 환자의 유지요법 시행률은 미국이나 호주에 비해 낮은 편이다.

최 교수는 “호주는 소아 98%, 성인 82%, 미국은 74.9%의 중증 A형 혈우병 환자가 유지요법을 시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63.7%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편이다”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유지요법 시행률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제한적 급여기준이다.

엘록테이트 3상 임상연구에서 주당 용량은 6세 미만 91.63IU/kg, 6세~12세 미만 86.88IU/kg, 성인은 77.90IU/kg 였으며, 식약처 허가용량은 소아는 3~5일 간격으로 1회 최대 80IU/kg, 성인은 3~5일 간격으로 1회 50IU/kg까지 지정했다.

그러나 현행 엘록테이트 급여기준에 따르면 1회당 25~30IU/kg, 1주 최대 60IU/kg까지만 인정을 받는다. 

최 교수는 “소아는 성인에 비해 반감기가 짧기 때문에 성인보다 높은 용량 투여가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급여기준에는 성인과 소아 모두 동일하게 1회당 최대 30IU/kg만 인정을 받는다”며 “당연히 소아 환자 치료 접근성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A형 혈우병 반감기 연장 약제의 급여용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현재 급여 기준상 용량은 제품이 가진 특장점 대비 기존 표준반감기 치료제 효과를 뛰어넘기에 한계가 있다”라며 “환자들이 새롭게 발전한 치료옵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급여 기준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저농도 이상 유지 환자비율을 확대하고 돌발성 출현 방지와 개인별 맞춤형 치료를 실현해야 한다”며 “특히 소아환자의 유지요법에 필요한 용량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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