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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터뷰] "정신행동증상 보이는 치매환자, 반드시 약물치료 도움 받아야"전홍준(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라포르시안]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섰다. 고령사회로 진입한 것이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치매 환자는 2017년 현재 약 70만명으로 추산됐다. 또 2024년에는 100만명, 2034년에는 150만명으로 유병률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된다.

이런 추세에 따라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 등 국가가 치매를 관리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또 제약회사들은 새로운 제형의 치매 치료제를 개발 중이지만 아직 확실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신약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최근 치매 치료는 예방적 치료와 제형 변화를 통한 복약순응도 및 복약편의성 개선에 집중하는 추세다.

건국대병원 전홍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통해 치매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현 상태에서 최선의 예방 및 치료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전 교수는 치매, 수면장애, 노인우울증, 공황장애, 조현병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며, 성북구 치매지원센터와 성북구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촉탁의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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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치매국가책임제'를 시작하며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유효하다고 보나.

- 치매국가책임제 선포 이후 전국에 256개의 치매안심센터가 설립됐다. 치매안심센터 중 상당수는 대학병원이나 대형병원에서 위탁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건국대병원도 성북구 치매안심센터를 위탁 운영 중이다.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에 따라 관련 예산이 대폭 늘어났으며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가 시행되는 등 변화를 통해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으면 사장되기 마련인데,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많은 치매 환자가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치매에 대한 부담을 환자 개인이나 환자 보호자에게만 떠맡기지 않고 공적 시스템 내에서 함께 지지하는 등 제도가 순항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치매국가책임제의 일환으로 치매와 관련한 여러 검사에 대해 보험 혜택도 확대됐다. 대표적으로 치매의 전 단계에 해당하는 경도인지장애에서도 뇌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급여로 받아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인지기능의 저하가 임상적으로 확인되는 환자가 뇌에 어떠한 퇴행성 변화가 있는지 최소한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선에서 알아볼 수 있다. 치매와 관련해서 공적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일선에서 환자들을 만나는 입장에서 볼 때 환자들이 제도를 활발하게 이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치매 치료제의 신약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 치매 치료제에는 크게 2가지 종류가 있다. 치매 자체를 교정하는 근본적 치료제(DMD)가 있고,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있다. 현재 치매 인지 기능 개선에 있어서는 신약 개발 실패율이 99%이고, 치매 자체를 교정하는 근본적 치료제(DMD)는 실패율이 100%이다. 실제 치매 환자들은 치매의 진행을 막거나, 늦추거나, 조금이나마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기를 희망하지만 현재로써는 모두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아직 치매 발생 기전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작용한다. 즉 치매의 병태 생리를 파악하지 못해 원인을 교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치매의 발생 원인에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가설과 타우 단백질 가설 등 2가지가 핵심 가설이라고 생각해왔다. 뇌세포 내외에서 발생하는 병리적 단백질의 활동이 신경세포인 뉴런을 파괴하는 것이 치매의 핵심 병리라고 생각해 이 2가지 기전을 조절하는 약물 개발이 시도됐으나 전부 실패했다. 최근 개발 실패 이유에 있어 타우 단백질과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치매의 '원인'이 아니라 치매로 인한 '결과'가 아닐까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올해 발표된 치매 파이프라인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치매 치료 관련해 임상 3상까지 진행 중인 신약은 29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현재 3상 임상 중인 치매 치료제가 29개라고 했다. 이런 신약 후보물질은 어떤 가설을 기반으로 연구가 진행 중인가.

- 현재까지도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가설과 타우 단백질 가설이 여전히 유효하다.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신약 후보물질은 ▲아밀로이드가 생성되는 것, 모이는 것(aggregation), 배출되는 것을 조절하는 기전의 치료제 ▲단순 증상 개선 치료제 ▲신경독성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에 관여하는 치료제 등을 꼽을 수 있다.  
 
사용 가능한 치매 치료제가 제한된 상황에서 치매 치료의 최신 트렌드는.

- 신약 개발 실패율이 99%라는 것은 상당히 실망스러운 일이다. 치매국가책임제도 이러한 약물 개발 동향 및 현황을 바탕으로 시작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최근에는 비약물적 치료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017년 <Lancet>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교정 가능한(modifiable) 치매 예방 인자'가 약 35% 정도이고, 교정 불가능한 인자가 약 65%라고 한다. 그러나 올해 Lancet에 새롭게 발표된 내용은 '교정 가능한 치매 인자'가 약 40%로 나타났다. 새롭게 추가된 교정 인자 항목에는 대기오염, 과도한 알코올 섭취, 교통사고나 낙상 등에서 비롯되는 외상성 뇌손상 등이 있다. 치매 위험은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6~7% 감소, 청각 장애 조절 시 8% 감소, 외상성 뇌손상 예방 시 3% 감소, 금연 시 5% 감소, 우울증 조절 시 4% 감소, 사회적 활동이 활발할수록 4% 감소, 공기 오염 예방 시 2% 감소할 수 있다. 이처럼 후천적으로 교정 가능한 요소들을 합산하면 치매 발생 위험을 40% 가량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요소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통합적 치매 관리'가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치매 위험 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생활습관·사회활동·인지활동·의학적 측면 등 '통합적 치매 관리'로 치매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이 방안을 통해 어느 정도 치매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나.

- WHO가 발간한 가이드라인은 근거 중심의 가이드라인이다. 즉, 출판된 논문을 바탕으로 치매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요소를 정량적으로 산출해 발표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신체 활동을 포함한 사회적 활동, 흡연 유무, 음주 습관, 체중 조절,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혈관성 위험인자 관리, 청각장애 조절, 인지중재치료 등 WHO가 근거의 강약을 평가해 가이드라인을 발간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치매 진단을 받은 후 증상 악화를 늦추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 치매 진단은 원인이 포함되지 않은 결과만을 나타내기 때문에 불완전한 진단이라고 볼 수 있으며, 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평가할 때 비로소 완전한 진단이 될 수 있다. 치매에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전측두엽 치매, 파킨슨병 치매 등 퇴행성 치매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각각의 병태생리가 다르다. 전체 치매 환자의 3/4은 알츠하미어형 치매에 해당하며 그 다음으로는 혈관성 치매가 가장 많다. 그러나 환자 상당수가 이 두 가지 치매를 같이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경우 우울증, 활동 부족과 더불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혈관성 위험인자, APOE 유전자 타입이 치매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경우 4가지 정도의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시판 중이며, 치매의 중증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 다르다.

치매는 한번 발생하면 쉽게 나을 수 없는 병이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이다. 치매의 경우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정신행동증상(BPSD) 치료가 굉장히 중요하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기억력 악화로 시작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면서 불안, 우울, 초조, 배회, 피해망상 등 BPSD가 발생하게 되며, 이러한 증상은 환자 개인의 존엄성을 낮추고 환자 가족들에게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준다. 정신행동증상의 경우 인지기능 개선에 비해 약물 치료의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따라서 BPSD가 나타난 치매 환자는 반드시 약물 치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현재 시판중인 치매 치료제의 효과는 어떤 기전인가.

- 현재 시판중인 치매 치료제 중 도네페질,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 등 3가지는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를 억제하는 기전의 치료제로, 치매 초기 단계부터 사용 가능하다. 아세틸콜린이란 우리 몸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뇌에서는 신경 세포와 신경 세포 사이의 연결을 도와줘 소위 말하는 '기억'과 '주의'를 담당하고 있다. 아세틸콜린이 결핍되면 인지 기능 저하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들 치료제는 아세틸콜린을 분해하는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신경세포(시냅스)와 신경세포(시냅스) 사이에서 아세틸콜린의 농도를 올려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치매 초기부터 사용하며 인지기능을 개선시키고 일상생활척도(ADL)를 높여 최대한 스스로 일상 생활을 오래할 수 있도록, 요양병원 등 시설에 가는 시기를 최대한 미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편, 메만틴은 NMDA 수용체에 반대 작용을 하는 약물로 신경독성물질을 차단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메만틴은 중등도 이상의 치매에서 사용 가능하다.  

실제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약이 있는가.

- 없다. 임상의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치매 예방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잘못 유도하고 있는 대체 식품을 먹지 않도록 하는것이라고 생각한다.

약물치료가 필수라면 치매 환자들의 복약순응도가 중요할 듯 하다. 구강붕해정, 구강용해필름 등 다양한 제형의 치매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는데, 지속적인 약물 치료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나.

- 많은 도움이 된다. 일부 여성 환자들의 경우 또는 뇌손상 등으로 인해 삼킴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 알약 복용이 어려운데, 이때 구강붕해정으로 치료하면 도움이 된다. 또한 아세틸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를 복용하는 일부 환자에서 부작용으로 구역감, 소화불량 등이 발생하는 경우 패치제가 도움이 된다. 정제가 맞지 않는다고 해서 치매의 약물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주치의와 제형에 대해 상의를 해보면 좋겠다.

치매 환자와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치매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본인의 존엄성과 인격적 품위를 유지하면서 보호자의 부담과 고통을 줄이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통합적 치매 관리를 통해 얼마든지 개선될 여지가 있다. 비록 부모님이 치매에 걸렸다고 할지라도 증상의 악화를 최대한 늦추면서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가족들은 치매국가책임제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공적 서비스들을 충분히 이용하면서 환자를 케어하면 치매환자 돌봄에 대한 개인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간혹 환자 및 환자 가족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치매 환자이지만 어머니가 계속 살아계시면 좋겠어요', '어머니가 예전 같지는 않더라도 이렇게 계속 오래 함께하셨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환자들은 정신행동증상(BPSD)이 잘 관리되면서 환자의 존엄성과 품위가 잘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환자 및 환자 가족 분들께 치매 안심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치매안심센터에 방문해 치매와 관련한 기본적인 질환 정보와 서비스에 대한 정보도 받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치매안심센터는 치매선별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치매를 조기에 발견한다면 초기 단계부터 개입해 관리해나갈 수 있다. 치매안심센터가 설립된 지 20여년이 넘었으며, 전문 인력과 치매선별검사에서 치매가 의심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협력병원으로의 연계 서비스 등이 굉장히 잘 구축돼 있다. 치매를 혼자 감당하려고 하지 말고 치매안심센터에서 제공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서비스나 치매 환자를 낮 동안 돌봐주는 데이케어센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보는게 필요하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데 가장 큰 부담의 원인이 되는 BPSD는 100%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약물 치료를 기본으로 하되, WHO에서 권고하는 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치매 노인이라 할 지라도 약물치료와 기본적인 비약물치료 등을 병행하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는 결과에 있어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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