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병리조직검사 수가 인하 계기로 전공의 지원률 하락
"검사의뢰 계속 느는데 인력 크게 부족한 상황"

[라포르시안] "병리과 전공의 부족이 심각하다. "

장세진(서울아산병원)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은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3회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정기총회 및 추계학술대회 개회식에서 축사 대신 병리학과가 처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장 이사장은 "암 환자 등의 증가로 인해 조직병리검사 건수는 매년 3~5%씩 늘고 있는데 전공의가 부족하다"면서 "없어져야 할 과가 아니라면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리과의 어려움은 2010년부터 시작됐다는 게 학회와 의료계의 중론이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2010년 병리조직검사 수가를 그해 7월부터 15% 인하하기로 했다. 

당시 병리학회 등은 "가난한 기초의학을 허물어버리는 폭력적 결정"이라고 "반발하면서 병리과를 전공하겠다는 의사가 없어지고 병리과 전문의가 부족하면 의과대학 교육과 병원 진단에 큰 차질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병리학회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조직병리 수가 인하 전인 2008~2010년 병리과 전공의 충원율은 각각 65.5%, 49.4%, 63.1%였다. 하지만 지난 2년간 모집 결과는 참담함 그 자체다. 지난해 43개 병원에서 병리과 전공의 68명을 모집했지만 18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올해는 38개 수련병원에서 65명을 모집했는데, 지원자는 고작 7명이었다. 충원율이 10%대로 곤두박질 했다. 

장세진 이사장은 "(인력이 부족하니) 교수들이 정년을 맞아도 퇴직을 못하는 실정이다. 업무 로딩이 너무 심하기 때문"이라고 한탄했다. 

이에 대해 박근태 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은 "조직병리검사 수가 인하로 병리학회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검사 슬라이드는 느는데 인력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내과는 내시경 때문에 조직검사를 많이 의뢰한다. 병리과의 상황이 내과와도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라며 "그래서 조직병리검사 수가 정상화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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